고창섭 충북대 총장 사퇴 재차 표명…교통대 통합 무산 위기 책임

"사직 시기·절차, 교수회 등 구성원 합의에 따를 것"

고창섭 충북대학교 총장(자료사진)/뉴스1

(청주=뉴스1) 임양규 기자 = 고창섭 충북대학교 총장이 한국교통대학교와의 통합 무산 위기에 대한 책임으로 사직 의사를 재차 표명했다.

다만 즉각적인 사퇴가 아닌 학교 구성원 3주체(교수회·직원회·학생회)가 정해준 시기에 총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입장이다.

고 총장은 15일 구성원에게 보낸 서한에서 "대학 통합의 절박성과 대학 발전이라는 목표에 매몰돼 구성원들의 마음을 모으려고 노력을 충분히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 "협상 과정에서도 비민주적·비합리적 요소를 제거하지 못했다"며 "대학 통합안 찬반 투표 이후 교수회와 학장협의회가 제게 즉각 퇴진을 요구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통합(유무)에 총장직을 걸겠다는 약속을 지키겠다"며 "총장 사직 시기와 절차 등은 3주체가 합의된 의견을 도출해 주면 성실히 따르겠다"고 밝혔다.

이어 "가장 시급하고 큰 과제는 지금의 혼란을 극복하고 글로컬대학 선정 취소라는 최악의 상황을 막는 것"이라며 "통합은 재추진돼야 하고, 3주체가 합의된 의견을 도출해 줄 것을 간곡히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충북대와 교통대는 통합을 전제로 2023년 11월 글로컬대학에 지정됐으나 2년 가까이 통합에 진척을 보지 못하다가 지난달 합의안을 도출했다.

그러나 교육부 통합신청서 제출을 앞둔 지난 3~4일 구성원 통합 찬반 투표에서 교통대는 3주체 모두 과반이 찬성했으나 충북대는 3주체 모두 과반이 반대했다.

투표 전 각 대학은 3주체 가운데 2주체가 반대하면 통합을 전제로 한 '글로컬대학 30' 사업을 중단하기로 합의했다.

'글로컬대학 30'은 교육부가 비수도권대학 30곳을 글로컬대학으로 지정해 5년간 학교당 1000억 원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정이 취소되면 그동안 받은 사업비를 반납해야 한다.

yang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