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 제때 받아 다행"…파업 첫날 충북대병원 진료 공백 없었다

전체 조합원 중 극히 일부 40여명 파업 참여…상당수 연차 사용
충북대병원 노조 파업은 하지만 응급환자 치료, 필수의료 유지

충북대학교병원 노조가 17일 파업하는 가운데 병원 노조사무실 앞 게시판에 파업 게시물이 게재돼있다.2025.9.17/뉴스1 이재규 기자

(청주=뉴스1) 이재규 기자

"어머니가 항암치료를 제때 받지 못할까봐 걱정을 많이 했는데, 다른 때처럼 아무런 일 없이 수월하게 진료받을 수 있어 다행이었습니다."

충북대학교병원 노동조합이 17일 파업에 돌입했지만 병원은 차질 없이 운영됐다. 접수처에는 환자들이 순서를 기다렸고 외래, 수술, 병동 모두 정상 가동되는 모습이었다.

앞서 지난 10~12일 진행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충북지부 충북대병원분회의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는 900여 명이 파업에 찬성하면서 이날부터 파업에 들어갔다.

하지만 전체 조합원 가운데 이날 파업에 참여한 인원은 극히 일부인 40여 명 안팎에 그쳤다. 참여 인원 상당수도 연차를 사용한 뒤 파업에 동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전 외래 진료 창구와 수납 창구는 평소처럼 붐볐다. 간호사들은 병동 복도를 오가며 환자를 돌봤다. 수술 대기실에서도 보호자들이 차분히 순서를 기다렸다.

한 환자 보호자는 "뉴스에서 파업 소식을 듣긴 했는데, 진료에 아무런 지장이 없었다"며 안도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또 다른 환자 보호자는 "멀리서 진료받으러 오시는 어머니가 혹시나 파업 때문에 진료를 받지 못할까봐 걱정했는데, 무사히 잘 받았다"고 전했다.

충북병원 관계자는 "필수 진료 부문은 물론 외래와 수술도 정상 운영 중"이라며 "업무 공백이 없도록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업에 돌입하긴 했으나 충북대병원 노조 역시 파업과 동시에 응급환자 치료와 필수의료는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파업은 서울대·강원대·경북대·충북대병원 등 4개 국립대병원 노조가 참여하는 의료연대본부 차원의 공동 행동이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는 이날 오후 서울에서 공동파업 대회를 연다.

충북대병원 노조는 지난 15일 인력 확충과 근무 환경 개선, 국립대 병원 정부 지원 확대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결의했다.

다만 이번 파업은 노사 교섭 과정에서 사측을 압박하기 위한 단기간의 '경고 파업'으로 하루만 진행된다.

앞서 이날 오전 10시 충북도청 서문 앞에서는 공공운수노조 충북지역본부가 '9.17 총파업 총력 투쟁 충북지역 출정식'을 열고 정부의 정책 전환과 노정 교섭 착수를 촉구했다.

충북대학교병원 로비.2025.9.17/뉴스1 이재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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