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 속 충주 청명주 '세계화 절실'…상표권 위협까지

오징어 게임 노출 뒤 수출업체 문의 잇따라
안동소주처럼 '자치단체 지원과 관심 필요'

충주 청명주 홍보 이미지.(중원당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뉴스1

(충주=뉴스1) 윤원진 기자 = 충북도 무형문화재 2호 충주 청명주를 문화·관광사업에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7일 지역 문화계에 따르면 청명주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3 만찬주 사용 이후 관심이 높아졌다.

실제 청명주 매출은 '오징어 게임' 노출 이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K-술이 주목받자 수출을 원하는 무역회사들의 문의도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대량 생산을 위한 시설이 없어 무역 이익을 맞추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생산 시설 건립에는 수십억 원이 필요한데, 투자자를 찾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 경북 안동에서 부러운 소식이 들렸다. 농업회사법인 소주스토리가 경북바이오2차 산업단지에 120억 원을 들여 안동소주 양조장을 착공한다는 내용이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2023년부터 안동소주 세계화를 위해 테스크포스(TF)를 구성해 2030년까지 생산 기반 구축과 수출·유통 등에 3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조길형 시장은 지난해 봄 청명주를 만드는 중원당을 찾아 청명주 활용 방안을 고민하기도 했다. 당시 김영섭 중원당 대표는 탄금호 인근에 있는 충북도 유형문화재 △창동 5층석탑 △창동 석조여래입상 △창동 마애불과 연계한 수변공원을 만들자고 제안했지만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청명주는 오히려 충주시가 지리적 표시제 등록을 추진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청명주 명성이 높아지자 다른 지역에서 청명주를 만들어 상표권 갈등까지 번지고 있다.

조선 후기 실학자 이규경이 쓴 '오주연문장전산고'를 보면 전국에서 맛이 뛰어나기로 유명한 술로 평양의 감홍로, 한산의 소곡주, 충주의 청명주를 꼽았다. 소곡주는 자치단체가 지리적 표시제를 등록해 다른 곳에서 소곡주란 이름을 사용할 수 없다.

김 대표는 "생산 설비만 갖춰진다면 더 좋은 품질의 청명주를 만들 수 있다"면서 "무형문화재 청명주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충주 청명주는 중원당 대표 김 씨 집안에서 대대로 전해 내려온 '향전록'이라는 비법서에 따라 만든다. 2021년 청와대 대통령 추석 선물로 선정되고, 2022년에는 대한민국 우리술 품평회에서 대통령상을 받았다.

blueseeki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