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삶을 묵상한 농민운동가 김상덕 선생 1주기 추모

농민운동·유기농업에 일생 바친 땅의 철학가
선생의 삶·정신 되새기려는 시민 움직임 주목

평생을 땅과 생명, 농민의 권익을 위해 살아온 김상덕 전 가톨릭농민회 회장의 생애가 타계 1주기를 맞아 재조명되고 있다. 사진은 1주년 추모제.(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뉴스1

(충주=뉴스1) 윤원진 기자 = 평생을 땅과 생명, 농민의 권익을 위해 살아온 김상덕 전 가톨릭농민회 회장의 생애가 타계 1주기를 맞아 재조명되고 있다.

9일 ㈔눈비산마을에 따르면 지난 7일 대소원면 가정리 유택에서 김상덕 선생을 기리는 추모제가 열렸다.

충북 충주에서 초중고를 마친 김 전 회장은 성균관대 정치학과에 진학했지만, 군 제대 후 학업을 중단하고 고향으로 돌아와 농사에 뛰어들었다.

그는 생명과 땅의 가치를 일깨우는 운동가의 길을 택해 1977년 천주교 청주교구 가톨릭농민회가 창립될 때 초대 총무로 참여했다. 이후 청주교구 회장, 전국 가톨릭농민회 회장을 거치며 농민운동의 중심에 섰다.

그의 활동은 신앙과 철학을 바탕으로 한 생명 운동으로 농민운동의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화학비료와 농약 대신 자연 유기농법을 실천하며, 농사를 통해 인간과 자연의 관계, 사회와 공동체의 구조, 신앙과 실천의 일치를 꾀했다.

그러나 김 전 회장의 평탄한 삶은 1989년 평민당 서경원 의원의 밀입북 사건에 연루돼 큰 고비를 겪는다. 서 의원의 북한 방문 사실을 사전에 알고도 신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국가보안법 불고지죄로 구속된 것이다. 당시 그는 밀입북을 사전에 인지했으나 정치적 판단보다는 인간적 신뢰와 양심에 따라 침묵을 지켰다고 한다.

이런 그의 삶이 함께 농민운동을 펼치던 한살림충주제천 회원 주도로 준비한 추모행사로 다시 빛나고 있다.

생전에 고인과 각별한 관계를 유지했던 눈비산마을 조희부 회장은 "김 선생은 가톨릭 신자였지만 불경, 도가 사상 등을 섭렵하며 자연과 삶을 묵상하는 자연인의 삶으로 우리에게 표본이 됐다"고 소회를 전했다.

김 전 회장의 큰 사위이기도 한 정용근 충주인구와미래포럼 대표는 "장인은 제게 세상의 큰 스승이었다"며 "어른의 일생을 기억해 주시는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blueseeki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