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하지 않은 수도자는 의미가 없다' 음성 꽃동네도 교황 추모
11년 전 꽃동네 찾아 수도자에게 가난과 겸손 당부
오요한씨는 중환자실에서 아직도 교황을 위해 기도
- 윤원진 기자
(음성=뉴스1) 윤원진 기자 = 세계 가톨릭을 이끌던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 소식에 그가 다녀간 충북 음성 꽃동네가 주목받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4년 8월 우리나라를 방문해 사회복지시설인 음성 꽃동네를 찾았다.
꽃동네는 거지 성자로 불리는 고 최귀동 할아버지의 박애 정신을 이어받아 무극성당 오웅진 신부가 1976년 설립한 사회복지기관이다.
최귀동 할아버지는 걷지도 못하는 걸인 등을 위해 자신이 구걸한 음식을 나눠줬다. "얻어먹을 수 있는 힘만 있어도 그것은 주민의 은총입니다"는 꽃동네의 정신이다.
처음에는 노숙인을 위한 시설이었는데, 지금은 아동과 노인, 장애인까지 보듬는 국내 최대의 사회복지시설로 자리매김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사제 시절부터 '가난한 이들을 찾는 목자'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소외된 이들을 살폈다. 꽃동네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교구장으로 있을 때 알게 됐다.
2013년 8월에는 오 신부를 교황청으로 초대해 꽃동네를 방문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뒤 그로부터 1년 뒤 약속을 지켰다.
당시 프란치스코 교황은 꽃동네 희망의 집을 찾아 100여 명의 꽃동네 입소자와 일일이 포옹하며 이웃을 내 몸같이 사랑하라는 가르침을 실천했다.
처음엔 1시간 정도 머무는 일정이었는데, 2시간을 넘길 정도로 입소자들을 챙겼다. 당시 입소자들은 발로 접은 종이학과 자수로 짠 교황의 초상화 등을 선물로 전달하기도 했다.
낙태 반대와 생명 존중에 앞장선 교황은 11년 전 꽃동네 태아동산에 들려 침묵 기도를 올리기도 했다. 태아동산은 낙태한 아기들을 추모하기 위한 상징적 무덤이다.
연수원 대강당으로 이동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수도자 5000여 명을 만나 '가난하지 않은 수도자는 의미가 없다'며 가난과 겸손을 당부하기도 했다.
교황 방문 당시 교황에게 '나를 위해 기도해 달라'는 말을 들은 중증 뇌성마비 환자 오요한 씨(38)는 11년이나 지난 아직도 중환자실에서 하루도 빼지 않고 기도하고 있다.
한국 천주교는 조만간 구체적인 추모 미사 계획과 추모 공간 등을 정할 방침이다. 교황 선종 소식이 전해진 전날 꽃동네에서는 수도자들이 모여 따로 추모 기도를 했다.
blueseeki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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