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여 년 만에"…사물놀이 몰개, 임란 의병장 조웅 백기풍물 재현

3일 몰개 창작 공연 '타임블랜드'서 첫선
이영광 대표 "함께 살아가는 울림 필요해"

30일 사물놀이 몰개가 임진왜란 때 조웅 장군의 백기풍물을 재현해 눈길을 끌고 있다. 사진은 이영광 사물놀이 몰개 대표.(독자 제공)2023.9.30/뉴스1

(충주=뉴스1) 윤원진 기자 = "백기장군이 출정할 때 천지가 진동하고 백기가락이 태자산 아래 울려 퍼졌다."

30일 사물놀이 몰개 이영광 대표는 조웅 장군 출정식에 울렸던 백기풍물을 재현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조웅 장군은 조선 중기 임진왜란 때 충북 충주에서 활동했던 의병장이다. 충주 앙성면 태자산 아래서 승병들과 함께 백기를 휘날리며 북상하는 왜군을 물리쳤다.

그는 싸울 때 흰색 깃발을 매달아 '백기장군'으로 불렸고, 임진왜란 때 왜군이 백기만 보고 피할 정도로 용맹했다. 출정 때 천지가 진동할 정도로 풍물놀이를 한 인물로도 유명하다.

바로 이 가락이 400여 년 만에 재현된다. 이 대표는 오는 10월3일 충주문화회관에서 첫 공연하는 '몰개 타임블랜드(MOLGAE TIMEBLEND)' 공연에서 백기가락을 선보인다.

타임블랜드는 그동안 몰개가 선보였던 융복합 공연에서 탈피해 타악기가 중심이 되는 무대다. 백기풍물은 꽹과리, 재금(바라), 징, 장구, 북, 설장구가 휘몰아친다. 12발 상모놀이와 채상소고놀이도 펼쳐진다.

이 대표는 풍물에서 시작한 사물놀이를 '한 소리'로 정의했다. 위대한 소리이자 모두 하나되는 소리를 백기풍물로 보여준다는 게 이 대표의 각오다.

이번 공연은 32년간 연주활동을 이어 온 이 대표의 음악적 역량과 깊이로 다음 세대를 이어갈 젊은 국악인들과 사물놀이의 어제와 오늘, 내일을 그렸다.

그중에서도 백기풍물은 사물놀이가 가야 할 미래상을 대변한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이 대표는 "사물놀이는 네 가지 악기가 한 소리를 낸다"며 "우리 사회도 함께 살아가는 울림이 필요해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번 작품은 충북문화재단 예술창작활동지원사업으로 만들었다. 충북도, 충주시, 충북문화재단이 후원하는 유료 공연이다.

사물놀이 몰개는 1991년 충주에서 창단해 국내 1500여회, 국외 200여회의 공연을 한 대한민국의 대표 국악단체다. 이 대표는 오는 11월23일 서울 성수아트홀에서 개인 발표회도 열 예정이다.

사물놀이 몰개 공연 모습.(독자 제공)2023.9.30/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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