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도심 점령한 정당 현수막에 주민 불만 급증

3개월 만에 민원 2배 이상 증가
대부분 현수막 소각…환경오염 우려

충북 도심 곳곳에 걸린 정당 현수막으로 민원이 급증했다. 사진은 청주시 상당사거리에 걸린 정당 현수막.2023.06.18.ⓒ 뉴스1 박건영 기자

(청주=뉴스1) 박건영 기자 = 충북 도심을 점령한 정당 현수막으로 도민들의 불만이 늘어나고 있다.

18일 충북도에 따르면 정치적 현안 현수막을 게시할 수 있도록 옥외광고물법이 개정 시행된 지난해 12월11일부터 올해 3월20일까지 접수된 정당 현수막 관련 민원은 468건이다.

법 개정 직전 3개월동안 접수된 민원 125건과 비교하면 2.74배 증가했다.

시·군별로는 청주시가 385건으로 가장 많았고, 충주(60건), 증평(9건), 영동(7건) 등 순이다. 정식으로 접수된 민원 외에 다른 방법으로 접수되는 민원까지 집계하면 실제로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청주시 관계자는 "정당 현수막이 보행 안전과 도시 미관을 해쳐 단속해달라는 민원이 계속 들어온다"며 "하지만 조치할 수 있는 권한이 없어 정당에 현수막 위치를 옮겨달라고 요청하는 정도의 조치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남국(무소속)·김민철·서영교(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대표 발의해 시행된 옥외광고물 개정법은 정당 활동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취지다. 정당이 내건 현수막은 옥외광고물법상 허가나 신고, 금지, 제한 대상이 아니다.

이 법으로 정치적 현안 등을 담은 정당 현수막은 15일 동안 지정 게시대가 아닌 곳에도 게시할 수 있게 됐다.

이후 정당 현수막이 도심 교차로 등 유동 인구가 많은 곳에 무분별하게 내걸리면서 지역민들의 불편이 늘어났다. 대부분 현수막이 타 정당을 비방하는 내용이 담긴 터라, 피로감을 호소하는 시민들도 적지 않다.

게시 기간이 지난 정당 현수막은 대부분 정당에서 직접 철거하기 때문에 시·군에서 수거해 가는 경우는 드물다. 다만 게시 기간이 지난 현수막을 떼어낸 자리에 새로운 현수막을 갈아 끼워넣기 때문에 몇 달 동안 현수막이 걸려있는 곳도 있다.

재사용이 어려운 현수막이 늘어나는 만큼,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도 크다.

지자체는 불법 현수막과 게시 기간이 지난 정당 현수막을 수거해 소각한다. 이 과정에서 탄소 등 대기오염을 유발하는 물질이 발생한다.

수거된 현수막이 농촌이나 재활용 등으로 사용되는 사례도 있지만, 대부분이 소각된다는 것이 도 관계자의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해 도내 11개 시·군에서 현수막, 벽보 등 41만7647장의 불법 광고물을 수거했는데, 이 중 재활용 된 광고물은 1만8733개로 4.5%에 그쳤다.

정당 현수막이 난립하면서 충북도는 정당에 친환경 소재로 된 현수막을 사용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친환경 소재 현수막을 사용하고 있는 정당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종순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정책국장은 "정치권이 재활용도 되지 않는 현수막을 자신들을 홍보하거나 비방하려는 이유로 무분별하게 찍어내고 있다"며 "오염 물질을 줄여나가야 하는 상황에 정치권이 대기오염 물질이 배출하는 것은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pupuman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