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여중생 죽음 내몬 성폭력 계부 '징역 20년' 선고(종합)

의붓딸 '강간'→'유사성행위' 인정…친구는 '강간치상'
법원 "보호의무 저버리고 욕구 충족…반성 없어"

충북 청주 오창 성범죄 피해 여중생 이미소양 유족은 9일 청주 성안길 사거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사건과 관련한 새로운 증거를 공개하고 수사를 촉구했다.2021.9.9/ⓒ 뉴스1 조준영 기자

(청주=뉴스1) 김용빈 기자 = 의붓딸과 그의 친구에게 성폭력을 저지른 50대에게 징역 20년이 선고됐다.

청주지법 형사11부(이진용 부장판사)는 10일 강간 치상과 친족관계에 의한 강간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A씨(56)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또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기관 취업제한 10년과 보호관찰 5년도 명령했다.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명령 청구는 기각했다.

재판부는 의붓딸 B양에 대한 범행을 친족관계에 의한 강간이 아닌 유사성행위와 강제추행으로 인정했다. 의붓딸 친구 C양에 대한 강간치상 혐의는 그대로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자녀를 양육하고 보호해야할 의무를 저버리고 자신의 욕구 충족을 위해 만취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러 죄질이 불량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해자가 피해사실이 꿈인 것 같다는 취지로 말한 사실은 확인되나, 심리상태를 분석한 전문가 의견 등을 종합하면 꿈과 현실을 혼동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가정과 피고인을 보호하기 위해 진술을 번복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의 각 범행이 피해자들이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다가 극단적 선택을 하는 주요 요인이 됐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범행을 부인하고 반성하지 않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검찰은 전자장치 청구 기각 납득이 어렵고 양형 부당 등의 이유를 들어 항소할 계획이다.

검찰은 앞서 A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여중생 유가족이 재판을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뉴스1

재판을 마친 뒤 C양의 유가족은 "재판 전 두 아이가 세상을 떠난 곳을 들렀다가 왔다"며 "두 아이가 언덕을 오르며 어떤 심정으로 갔을지 상상하기 어렵다"고 참담한 심정을 전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오늘 결과가 과연 아이들이 환히 웃을 수 있는 판결일지 의문"이라며 "끝까지 싸워보겠다"고 말했다.

시민단체는 인정할 수 없는 결과라며 재판부를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A씨는 올해 초 자신의 의붓딸 B양과 딸의 친구 C양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르거나 학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의 부인 역시 친족강간 방임 등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피해 여중생 2명은 피해를 호소하다가 지난 5월12일 오후 5시쯤 청주시 오창읍 창리 한 아파트에서 극단적 선택을 해 숨졌다.

검찰은 당초 A씨를 강간 혐의 등으로 기소했으나, C양에게 신체적 상해가 발견된 점을 미뤄 강간치상 혐의로 변경했다.

vin0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