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오창 성범죄 피해 여중생 사망 100일…추모 물결
청주 성안길서 거리 추모제…유족 "사건 진실 밝혀달라" 호소
"달라진 게 없다"…교육당국 비판, 법·제도 개선 요구 목소리
- 조준영 기자
(청주=뉴스1) 조준영 기자 = "우리 곁에 있는 아이들의 영혼을 죽이는 성범죄가 없는 그런 세상이 오길…."
충북 청주에서 성범죄 피해를 호소한 뒤 극단적인 선택을 한 여중생들의 넋을 기리는 추모제가 19일 열렸다.
이날 오전 11시 청주 성안길 사거리에서 열린 '오창 여중생 사망 100일 거리 추모제'에는 유족을 비롯해 정치권·교육계 인사 다수가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는 △유족 호소문 낭독 △성명서 발표 △헌화가 이뤄졌다.
피해 여중생 유족은 "피의자는 술은 먹였지만 성폭력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면서 "사건의 진실이 무엇인지 철저한 수사와 재판을 통해 밝혀지도록 청주시민 여러분이 함께 해달라"고 호소했다.
청소년 대상 성범죄 피의자를 처벌하는 법과 제도 개선 요구도 했다.
유족 측은 "아동·청소년 성폭행은 그 자체가 평상의 삶을 죽이는 살인"이라며 "이 땅에서 성폭행 범죄로 한 맺힌 아이들이 생기지 않도록 법과 제도를 개선해 달라"고 촉구했다.
교육당국을 향한 비판도 이어졌다.
윤건영 전 청주교대 총장은 "사건이 발생했을 때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다가 뒤늦게 등 떠밀려 한번 입장표명에 그쳤던 충북교육청은 큰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며 "아이들이 성폭력과 학대로 위태로운 지경에 처했음을 사전에 인지했음에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 지역에서 성범죄를 호소하던 여중생 두 명이 안타까운 선택을 한 지 100일이 지났지만,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고 아무도 책임지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수민 국민의힘 청주청원당협위원장은 △교육기관 내 성범죄 피해 예방 신고체계 △성범죄 사전 예방교육 △피해 청소년 중심 제도·대응 체계 마련을 요구했다.
김 위원장은 "아이들의 억울한 죽음을 잊지 않고 기억해주시길 바란다"면서 "이런 비극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함께 분노해 달라"고 말했다.
추모제 주최 측은 이날 오후 10시까지 성안길 사거리에서 헌화 공간을 운영한다.
같은 날 온라인 추모제도 함께 열린다. 주관은 도내 최대 규모 온라인 커뮤니티 맘스캠프가 맡는다.
맘스캠프 관계자는 "어머니들로 구성된 커뮤니티이기 때문에 사건 발생 당시에도 안타까운 마음을 전하는 게시글이 많았다"며 "우리가 잊지 않아야 유사한 사건이 다시 발생하지 않는다는 생각에 추모제를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5월 12일 오후 5시쯤 청주시 오창읍 창리 한 아파트에서 여중생 2명이 극단적인 선택을 해 숨졌다. 두 여학생은 숨지기 전 경찰에서 성범죄와 아동학대 피해자로 조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피의자는 두 학생 중 한 명의 계부였다. 이후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진 피의자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친족관계에 의한 강간) 등 혐의로 기소됐다.
지난달 23일 열린 첫 공판에서 피의자와 변호인 측은 공소사실 대부분을 부인했다.
의붓딸과 그 친구에게 저지른 성범죄 혐의는 전면 부인했고, 술을 먹이는 등 학대한 혐의는 일부 인정했다.
reason@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