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형 충청칼럼]충청권광역철도 '희망고문' 단축시켜라

국토부 유보 근거 경제성 지역발전 영향 이미 검증
청주시민 과학적 근거로 결정나면 수용할 의식수준

뉴스1 충북·세종본부 이광형 대표

(충북ㆍ세종=뉴스1) 이광형 기자 = 4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 청주도심을 통과하는 충청권광역철도계획은 유보된 것인가, 아니면 무산된 것일까.

유보는 희망일 수 있다. 하지만 무산에 따른 주민반발을 잠재우기 위해 시간 벌기 차원의 유보라면 그로인한 배신감과 충격은 클 수밖에 없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6월29일 확정 발표한 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최종안에는 대전~세종~오송~청주공항을 잇는 충청권 광역철도가 초안과 마찬가지로 반영됐다.

충북도와 청주시가 지속 건의하고 요구한 청주도심 통과 노선 신설은 반영하지 않았다.

다만, 광역철도 노선 가운데 '오송~청주공항' 구간을 잇는 노선으로 2가지 안을 제시했다. 하나는 기존 충북선을 활용한 '오송~청주공항'을 직결하는 방안이고, 나머지가 충북이 요구한 '오송~청주도심~청주공항' 노선 신설 방안이다.

국토부는 향후 두 안의 경제성과 지역발전 영향 등을 따져 최적안을 확정하겠다는 단서를 달았다. 조건부 수용한 것인데 이것을 두고 해석이 엇갈린다.

지역 여권은 사실상 '반영'된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반면 야권 등에서는 정부와 여당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충북 민심을 외면할 수 없어 절충안을 내놓았지만 '사실상 무산'이라는 반응이다.

이런 논란을 지켜보는 주민들로서는 최종 결정까지 기다리는 동안 '희망 고문'을 당해야 한다.

나쁜 결정이 나선 안 되지만 아직도 정부 발표(유보)를 둘러싸고 충북도나 여권 정치인들의 주장을 온전히 믿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가부(可不)에 대한 확언을 하지 않고 긍정적인 발언들만 쏟아내기 때문이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이재명 경기지사 등 충북을 찾은 여권의 유력 대선후보들도 정부를 압박하는 발언은 피한 채 '표심용' 립서비스만 되풀이 하고 있다.

도심통과를 선도해 왔던 이시종 충북지사와 이장섭 더불어민주당 충북도당위원장(청주 서원구) 또한 국토부 발표 후 줄곧 국가 계획에 '사실상 반영'된 것과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들의 발언은 정권과 한 편이라는 점에서 무게감을 더할 뿐 국토부의 공식발표 전에는 확정된 게 아니다.

그런데 필자가 취재한 결과 대다수 도시계획 전문가들은 청주도심통과는 국토부가 불합리한 노선으로 보고 사실상 무산시킨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 노선은 도심철도 대상이 아닌 '도시철도'로 지자체가 건설·운영해야 한다는 논리다.

대선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 국가철도망 계획이 '정치화'하면서 주민반발을 의식해 복수안을 제시했지만, 사실상 초안인 '대전~세종~오송~청주공항'이 확정된 것과 다름없다는 데 무게를 실었다.

이 안은 기존 충북선을 활용한 직결 방안으로 수천억원의 사업비는 절감할 수 있다. 충북이 요구한 도심통과 노선은 사업비는 추가되지만 경제성과 지역균형발전 측면에서는 가치가 높다는 평가다.

경제성은 이미 행복도시건설청 용역결과 드러났듯 도심통과안이 높게 나왔다. 지역발전 영향은 두 말 할 필요도 없다. 청주는 세종시가 들어선 이후 빨대 효과로 인구가 유출되고 지역상권의 핵심이었던 도심은 폐허처럼 공동화가 심각한 상황이다.

이런 면을 종합할 때 국토부의 조건부 유보 결정은 명분이 약하다. 정부 발표에 불신이 생기고 불길한 예감이 드는 대목이다.

따라서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정치공학적 꼼수가 아니라면 하루라도 빨리 확정안을 내놓아야 한다.

도지사와 청주시장, 청주권 4명의 지역구 국회의원 등이 모두 여당 소속인 정치지형을 고려하더라도 할 말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도 지역현안이 외면당한다면 어떤 명분으로 표를 달라고 하겠는가.

이 현안을 끝으로 40여년의 정치인생을 마무리할 이 지사도 아름다운 퇴장을 위해서는 마찬가지다. 작명은 화려하고 거창했으나 목표가 불투명했던 영충호(영남 충청 호남) 시대, 강호축(강원 충청 호남) 건설과는 차원이 다르다.

그동안 이 지사를 중심으로 시민사회가 하나가 돼 벌인 노력을 폄훼하려는 건 절대 아니다.

'절반의 성공, 사실상 확정'(이시종 지사)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이장섭 의원)는 정치인들의 주장에 딴지를 걸려는 것도 아니다.

다만, 2020년 벽두부터 코로나19로 인해 불편과 고통 속에 살아가는 주민에게 정치인이 만든 광역철도망 도심통과 희망고문 기간을 줄여달라는 주문이다. '가덕도 신공항'처럼 오락가락한 정치적 결정이 아니라면 어떤 결정이 나도 청주시민의 의식은 수용할 수 있는 수준에 와 있다.

전제돼야 할 건 정치 논리가 아닌 계량화 된 과학적 근거로 결정나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앞서 충북도와 청주시는 시가 추진 중인 트램에 대한 타이밍도 정리해야 한다. 도세가 약해 하나로 집중해도 어려운 국비사업을 어떻게 두 가지 모두 거두려 하는가.

12khle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