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 아니라더니"…충주 남한강초 동문들 뒤늦은 반발

학교 이전 과정서 '폐교 되는건 줄 몰랐다' 주장
도 교육청 "폐교는 행정절차…학적부 등 그대로"

지난 7일 충북 충주시 남한강초등학교 강당에서 50회 졸업식이 열리고 있다.(남한강초 제공).2020.01.10/ⓒ 뉴스1

(충주=뉴스1) 윤원진 기자 = 충북 충주 남한강초등학교 동문들이 학교 이전을 앞두고 뒤늦게 반발해 그 이유가 주목된다.

10일 충주교육지원청에 따르면 충주시 호암동 산 98-3번지 일원에 3월1일 자로 호암초등학교(가칭) 개교가 추진되고 있다.

충주교육지원청은 최근 신설 학교 명칭 공모를 진행해 이 학교의 이름을 '충주남한강초등학교'로 정한 상태다.

이런 내용의 '충청북도립학교 설치조례 일부개정조례안'도 입법 예고돼 3월1일 자로 시행만 남겨두고 있다.

조례안은 기존 문화동에 있던 '남한강초'를 폐교하고 호암동에 '충주남한강초'를 신설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남한강초 이전 논란은 2018년 10월 불거졌다.

도 교육청은 호암택지지구 공동주택 조성에 따른 학생 재배치를 이유로 2017년 9월 학교 이전을 계획했다.

이후 2018년 9월 남한강초 학교이전 설명회를 개최했고, 다음달인 10월 재학생 학부모를 대상으로 설문조사(찬성 69.1%)를 벌여 이전을 결정했다.

하지만 인근 주민들은 문화동에 도시재생사업이 진행 중인데 지역의 중요한 공공재인 초등학교가 호암동으로 이전하는 건 말도 안 된다며 반대했다.

논란은 학부모는 물론 총동문회도 학교 이전에 찬성하는 것으로 여론이 형성되며 일단락됐다.

그러나 대다수 동문은 학교를 이전하는 줄로만 알았다가 뒤늦게 학교가 폐교한다는 사실을 알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전 논란 당시 폐교 얘기는 듣지 못했고, 학교를 위치만 옮겨서 운영한다는 부분에 이전을 동의한 것이지 폐교 후 신설에는 절대 찬성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특히 교명을 그대로 유지한다고 했던 약속은 이전에 반대하는 이 학교 동문과 문화동 주민들을 속이기 위한 꼼수였다고 지적했다.

남한강초와 충주남한강초는 엄연히 다른 학교인데, 교명 논란은 애초부터 무의미했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 학교 동문 홍모씨(47)는 "폐교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동문들에게 충분히 알렸어야 한다"며 "교육지원청이 학부모와 동문, 주민을 대상으로 사기를 쳤다고밖에는 볼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학교이전 설명회에서 폐교 절차를 설명했는데, (동문들이) 이 부분에 대한 관심이 적었던 것 같다"며 "행정절차 상 폐교와 신설일 뿐 학적부 등은 신설 학교에서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충주남한강초 내년 졸업식도 1회가 아니라 51회로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충주 남한강초등학교는 1965년 3월4일에 개교해 지난 7일 50회 졸업생 48명을 배출했다. 이 학교의 동문은 모두 1만3995명이다.

blueseeki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