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균 이후 바뀐 건 없다"…충북 안전사고 되풀이
이달에만 도내 산업현장 사고로 4명 사망
'더 이상 죽을 수 없다' 노동계 대책 요구
- 박태성 기자
(청주=뉴스1) 박태성 기자 = 지난해 태안화력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로 일하다 숨진 고(故) 김용균씨 사고 이후에도 산업현장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충북에서 이달에만 모두 5건의 산업현장 사고로 4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지난 16일 오전 10시10분쯤 충북 제천시의 한 다리 신축 공사장에서 거푸집이 무너졌다.
이 사고로 A씨(42)가 거푸집에 깔려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고, B씨(41)는 다리 등을 다쳐 치료를 받고 있다.
같은 날 오후 3시45분쯤 충북 증평군의 한 공장 건물 지붕이 무너지면서 간판 보수작업을 하던 C씨(55)가 8m 아래로 추락해 숨졌다.
지난 12일 오후 3시10분쯤 청주시 서원구의 한 특수장비차량 부품 제조업체에서 22톤 절곡기가 넘어져 근로자 2명이 숨졌고, 10일 음성군의 한 공사장 외벽 도색작업을 하던 D씨(45)가 크레인에서 추락해 숨졌다.
앞서 2일에는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의 한 필름 제조공장에서 가스배관 공사 중 디클로로메탄 가스가 누출됐다.
이 사고로 작업자 E씨(35)가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씨와 함께 작업한 근로자는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과 고용노동부 등은 사고가 발생한 각 사업장의 정확한 사고 경위와 안전수칙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안전보건공단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산업재해자(사고·질병)는 8만846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317명 늘었다.
산업현장 사고 사망자는 667명으로 집계됐다. 건설업이 336명으로 가장 많았고, 제조업 160명, 운수·창고·통신업 43명, 광업 15명, 임업 12명 등으로 집계됐다.
사망사고 중 추락으로 인한 사망이 272명으로 가장 빈번했고, 끼임 92명, 부딪힘 58명, 깔림 52명, 교통사고 45명, 화재폭발 28명 등으로 나타났다.
대규모 사업장보다 비교적 작은 사업장에서 사망사고가 빈번한 것으로 조사됐다.
업장 규모별로 보면 5인 이상 49명 미만 사업장에서 278명, 5인 미만 228명이 숨져 전체 사망자 667명 중 75%(506명)를 차지했다.
비용 문제 등을 이유로 안전이 외면되는 영세 사업장에서 주로 사고가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영세한 소규모의 사업장의 경우 상대적으로 열악한 재정 사정 등 안전 관리가 소홀한 경향이 있어 사고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안전 취약 문제 중심으로 사업장들을 감독하고 있고 사망사고가 발생한 사업장에 대해서는 작업중지 명령과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다만 수만 수십만개의 사업장을 일일이 관리·점검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청주노동지청은 올해 현재까지 사망사고가 발생한 사업장 16곳에 작업중지 명령을 내렸다.
노동계는 반복되는 산업현장 안전사고 대책 마련과 함께 위험의 외주화 중단 등을 요구하고 있다.
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17일 성명을 내고 "위험의 외주화를 금지하고 살인기업을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민노총은 성명을 통해 "김용균 노동자 사망 이후 유족과 사회적 투쟁으로 28년 만에 산업안전보건법이 개정됐다"면서 "하지만 건설기계 장비 원청 책임 적용대상은 사고다발기종이 제외되는 등 정부 스스로 법에 구멍을 만들어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 대선 공약에 중대사고 발생 시 기업 및 공공기관의 책임을 과실치사로 묻겠다고 명시했지만 개정 산안법의 산재사망 사업주 형사처벌 하한형 도입은 국무회의 단계에서 삭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용균 노동자의 죽음 이후 산재사망 발생 시 공기업 임원에 책임을 묻겠다고 발표했지만 수많은 공기업의 산재사망에도 책임자 처벌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김용균 노동자 1주기 투쟁을 전국적으로 확산할 것"이라며 "자본의 이윤 확대를 위한 위험의 외주화 속에 목숨을 잃는 노동자들이 더 이상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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