얌체 캠핑카 도심 주차장 점령 ‘몸살'

공영‧공원 주차장에 캠핑카·카라반 장기주차
청주시 “정식 등록된 차량 단속 못해…계도 계획”

오창산업단지 공영주차장에 장기 주차되고 있는 캠핑카와 카라반. ⓒ 뉴스1

(청주=뉴스1) 김용빈 기자 = 충북 청주의 주차장 곳곳이 캠핑카와 카라반(캠핑용 트레일러)의 장기주차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하지만 관리 주체인 청주시는 단속 근거가 없다며 뒷짐을 지고 있다.

8일 오후 청주 오창산업단지의 한 공영주차장. 평일 낮 시간이지만 300면의 공간 중 주차를 할 수 있는 공간은 없었다.

20여대의 캠핑카와 카라반이 주차장을 마치 차고지처럼 점령했기 때문이다. 이 차량들은 폭이 넓은 탓에 1대당 2면의 주차 공간을 차지하고 있다.

주차장을 이용한 한 기업체 관계자는 "최소 1년은 캠핑카들이 주차돼 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인근 기업체에서는 장기주차된 캠핑카로 주차난이 심각하다며 지자체에 민원까지 제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매년 10월 청원생명축제가 열리는 오창 미래지농촌테마공원 주차장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오창 공영주차장 만큼은 아니지만 이곳에도 10여대의 카라반이 장기 주차되고 있었다.

오창 미래지농촌테마공원 주차장에 주차된 카라반. ⓒ 뉴스1

부피가 큰 캠핑카는 특성상 아파트 주차장이나 주택가 골목길에 주차하지 못한다. 장기 주차를 해야하는 만큼 유료 주차장을 이용하기에는 경제적 부담이 크다.

때문에 차주들은 무료 공영주차장이나 시내 외곽에 있는 공원주차장을 이용한다.

이런 얌체 주차 탓에 정작 주차장을 이용하는 시민들은 큰 불편을 겪고 있다.

하지만 관리 주체인 청주시는 뒷짐을 지고 있다. 단속 근거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청주시청 관계자는 "해당 장소는 무료 주차장이고 캠핑카들도 모두 정식 등록된 차량인 만큼 주차장을 장기적으로 이용한다고 단속할 근거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이용객들의 불편이 예상되는 만큼 구획에 맞춰 주차를 유도하거나 장기 주차를 못하도록 높이 제한 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vin0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