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주거 안정화’는 뒷전…물량 넘치는데 또 공급나선 LH

쌓인 물량 소화도 못한 채 사업만 벌이기 ‘빈축’
가격 경쟁력 ‘실종’…10년 공공임대 분양가 논란

ⓒ News1

(청주=뉴스1) 이정현 기자 = 한국토지주택공사(LH) 충북본부가 기존 공급 중인 공공임대아파트 물량도 털어내지 못한 상황에 추가 주택공급 의지를 밝혀 빈축을 사고 있다. <뉴스1 12일자 보도>

지역 내 매물이 부족하기는커녕 미분양이 남아도는 상황에도 당장의 적체현상일 뿐이라는 안이한 인식으로 ‘무조건식 공급’을 밀어붙이며 수익만 좇는 모습에 비판이 거세다.

공기업으로서 최대 경영가치인 ‘서민주거 안정화’를 위한다면 무분별한 공급 확대보다는 서민을 위한 분양가 현실화가 선결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LH 공공임대, 시들해진 인기…청약 미달 속출

지난해 말 LH 충북본부가 청주 동남지구 A4블록에 공급한 10년 공공임대아파트(1077세대, 10개동)는 저조한 청약률로 자격요건까지 대폭 완화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LH가 청주지역 내 공공임대아파트 공급에 나선 것은 2012년 이후 6년여만이었다.

그 간 공급이 뜸했던 영향도 있지만, 1000여 세대에 달하는 대규모 단지라는 점에서 이번 동남지구 공공임대 주택은 분양 전부터 ‘흥행’이 점쳐졌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청약률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13일 LH충북본부 등에 따르면 전체 공급세대 수 1074호의 최종 청약률은 89%(954명)수준이었다.

당시 공급규모별 최종 청약률을 보면 전용면적 51.7㎡ A형(250호)이 44%(109명), 59.3㎡ B형(24호) 46%(11명), 59.6㎡ X형(24호) 42%(10명), 59.3㎡ C형(99호) 43%(43명)에 그쳤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LH는 최근 자격조건을 대폭 완화하고, 분양 홍보자료를 배포하는 등 잔여물량을 털어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전국 LH 중소형 10년 공공임대연합회'는 26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집회를 열고 공공임대주택 분양전환가 산정 방식을 개선하라고 문재인 대통령에 촉구했다.2019.1.26 ⓒ 뉴스1

◇가격 경쟁력 실종된 ‘서민아파트’…분양가 산정 논란

LH의 공공임대는 내 집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서민들의 주거 안정을 위해 도입된 주택공급정책 중 하나다.

민간부문에서 제시하기 어려운 저렴한 보증금이나 월임대료, 임대기간 종료 후 시세보다 싼 가격에 분양전환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무주택 서민들의 각광을 받아왔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이런 ‘서민아파트’로서의 가격 경쟁력이 사라졌다.

특히 최근에는 10년 공공임대주택의 분양가 산정과 관련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공공주택 특별법 시행규칙에는 임대의무기간이 5년인 경우 분양전환가격은 건설원가와 감정평가금액을 산술평균한 가액으로 한다고 명시돼 있다.

단지 인근 시세 변동에 따른 임의적인 가격변동을 못하게 함으로써 분양가 인상 여지를 차단한 것이다.

그러나 10년 공공임대주택의 분양가 산정방식은 논란거리다.

임대의무기간이 10년인 경우 ‘분양전환 가격은 감정평가금액을 초과할 수 없다’는 두루뭉술한 법 적용 탓에 감정평가를 받는 시점에 따라 가격 인상 폭이 커진다.

시세에 따른 변동 없이 최초 분양가로 5년 후 분양을 받을 수 있는 ‘5년 공공임대’와 달리 ‘10년 공공임대’는 임대기간이 종료되는 10년 이후 인근 시세를 반영한 감정평가액으로 분양가 산정이 이뤄지다보니 시세의 80~90%대로 결정되고 있다.

민간아파트 분양가와 별반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얘기다.

지역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가격에 메리트가 없다면 민간아파트로 눈을 돌리게 되는 건 당연한 이치”라며 “더욱이 시장에 물량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형편이 되는 사람이라면 굳이 공공임대를 선택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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