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20대 여성 살인사건 공범들, 재판 진술 엇갈려

男 “모든 사실 인정한다”…女 “현장에 있기만 했다”
쇠망치로 때려 살해·옷 벗겨 성폭행 위장 ‘잔혹한 범행’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청주=뉴스1) 엄기찬 기자 = 3일 오전 10시40분 청주지법 제223호 법정. 젊은 남녀가 무표정한 얼굴로 판사 앞에 섰다.

두 남녀는 잠시 얼굴을 마주친 뒤 법정 어딘가 다른 곳에 시선을 고정하고 서로를 외면하는 듯 했다.

곧이어 검사가 공소사실을 이야기하자 남자는 자책하는 듯, 괴로운 듯 얼굴을 찡그리고 고개를 떨군 채 바닥에 시선을 고정했다.

그와 달리 여자는 이야기를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 공소사실을 말하는 검사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 고개를 갸웃거리기도 했다.

두 남녀의 죄명은 살인.

지난 9월 잔혹한 범행으로 전국민의 공분을 산 ‘청주 20대 여성 나체 살인사건’ 공범자들이다.

그러나 첫 재판을 받기 위해 법정에 선 두 남녀의 모습은 너무도 달랐다. 남자는 자신의 범행을 인정했으나 여자는 부인했다.

청주지법 형사11부(이현우 부장판사)는 2일 살인 혐의로 각각 구속기소 된 A씨(32)와 B씨(21‧여)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했다.

두 사람은 지난 9월19일 0시55분쯤 충북 청주시 옥산면 한 뚝방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C씨(22·여)를 폭행하고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두 사람의 범행은 잔혹했다.

험담했다는 이유로 C씨를 불러내 미리 준비한 쇠망치와 그곳에 있던 농사용 쇠말뚝으로 무자비하게 폭행했다.

성폭행으로 위장해 범행을 감추려 정신을 잃어가는 C씨에게 옷을 벗게 하고 스스로 성행위를 하도록 협박했다.

잔인함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두 사람은 겁에 질려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C씨를 다시 쇠망치와 쇠말뚝으로 내려치고 목을 졸랐다.

그가 숨을 쉬지 않는 것을 확인한 뒤에는 뚝방 아래로 밀어 유기했다. 이후 사건 현장에 흙을 뿌려 범행을 감췄다.

하지만 첫 재판에서 “모든 사실을 인정한다”는 A씨와 달리 여자친구 B씨는 “현장에 있었던 것은 맞지만, 쇠망치로 때리거나 폭행하지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다음 공판은 17일 오전 10시40분 같은 법정에서 열린다.

sedam_0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