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경찰 미행·촬영” 숨진 충주 여경 사찰의혹 공방

유족·동료 “집 앞 출·퇴근 몰래 촬영해 압박” 주장
경찰 “과장된 주장” 반박… 지역 경찰관들 비난 여론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청주=뉴스1) 박태성 기자 = “미행·촬영 등 막무가내식 감찰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감찰 조사 다음날 당사자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고 화목했던 한 가정은 풍비박산이 났습니다.”

충북지방경찰청 감찰 조사를 받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충주지역 여경과 관련해 경찰이 감찰 과정에서 해당 경찰관을 미행하고 촬영까지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을 빚고 있다.

지역 경찰관들 사이에서는 감찰 적절성 등을 두고 거센 비난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지난 26일 충주의 한 아파트에서 A경사(38·여)가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A경사는 숨지기 전 19일과 25일 모두 2차례에 걸쳐 감찰조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일선서와 지방청에 접수된 무기명 투서와 과거 업무상 문제가 감찰 중점이다.

유족과 동료 경찰관 등은 사찰식 강압 감찰이 있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한 유족은 “객관성이 없는 음해성 투서를 가지고 당사자를 중범죄자 취급하는 인권침해적 사찰식 감찰조사가 과연 적법한 절차인지 의문스럽다”며 “감찰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 3년 전 일까지 들춰 조사한 감찰의 행태를 이해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유족 등은 지난 19일 4시간가량 진행된 초과근무 등에 대한 첫 감찰조사에서 감찰 담당 직원이 A경사의 출·퇴근 시간에 집을 나서는 모습이나 아이 통학 과정 등을 몰래 찍어 A경사를 압박하는 수단으로 악용했다고 주장했다.

A경사는 초과근무 수당 위반 사실을 인정했지만, 감찰 직원들은 촬영한 동영상 등을 제시하며 위반 날짜 특정을 요구하는 등 강압적인 감찰이 있었다는 것이다.

조사 이후 A경사는 누군가 자신을 지켜보고 있는 것 같다며 괴로워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은 25일 2차 감찰 조사 역시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본청으로의 업무 송달과정에서 인편으로 해야 할 업무를 우편 처리한 것이 문제됐는데, 3년 전 사안을 굳이 이 시점에 감찰할 이유가 있냐는 것이다.

하지만 충북청은 A경사 감찰 과정에서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적법한 절차로 진행된 감찰에서 A경사를 미행하거나 동영상 촬영 등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충북청 관계자는 “무기명 투서가 반복적으로 접수돼 감찰조사했고 모두 적법한 절차에 의해 진행됐다”며 “2차 조사의 경우 사안이 시기적으로 모호한 부분이 있지만 최근에야 내용을 통보받아 조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지역 경찰에서는 이번 감찰의 적절성을 두고 비난의 목소리가 나온다.

청주 한 간부 경찰관은 “음해성 투서로 인한 무고한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익명 투서는 원칙적으로 폐기돼야 한다. 이를 가지고 감찰을 벌였다는 것 자체를 이해하기 힘들다”며 “다른 내용을 조사하면서 징계 시효가 지난 3년 전 문제까지 꺼내 조사했다는 것 역시 상식 밖”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경찰관은 “이번 A경사 감찰 과정에서 미행·촬영 등이 있었다는 이야기가 직원들 사이에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다”며 “지난 동두천경찰서 감찰 문제까지 거론되며 감찰 행태에 대한 비난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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