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1명만 출연해도 사전심사…서울시 "공연 규제 풀어야"

서울시, 문화·관광 3건 대정부 건의
숙박업 등록·신고번호 표준화 요청…VR 콘텐츠 분류 기준도

서울시청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서울시가 외국인 연주자 1명만 무대에 올라도 공연 전체가 사전 심사를 받아야 하는 규제를 완화해 달라고 정부에 건의했다. 지자체마다 제각각인 숙박업 등록번호를 표준화하고, 가상현실(VR) 콘텐츠의 영화·게임 분류 기준을 명확히 해달라는 요구도 함께 내놨다.

서울시는 외국인 공연과 숙박, VR 콘텐츠 등 문화·관광 분야 규제 3건을 발굴해 국무조정실에 개선을 요청했다고 1일 밝혔다.

우선 외국인이 출연하는 공연에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외국인 국내공연 사전 추천제도'를 심사 필요성에 따라 차등 적용해 달라고 건의했다.

현행 공연법에 따르면 외국인이 국내에서 공연하거나 외국인을 초청해 공연하려는 경우 국가·지자체 초청 등 일부 예외를 제외하면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사전 추천을 받아야 한다. 추천 없이 공연하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공연 규모나 성격과 관계없이 외국인이 한 명이라도 출연하면 공연 전체가 심사 대상이다. 이에 따라 KBS국악관현악단 정기연주회와 K팝 아티스트 공연, 클래식 공연, 뮤지컬 '겨울왕국' 등도 사전 심사를 받았다.

반면 실제 추천율은 99%에 달한다. 지난해 일반공연 추천 신청 1998건 가운데 1980건이 추천됐으며, 올해도 1695건 가운데 99%가 추천됐다.

심사는 통상 주 1회 열리는 공연추천소위원회에서 진행된다. 출연진이나 공연 일정이 바뀌면 변경추천도 다시 받아야 한다. 지난해 변경추천은 482건으로 일반공연 추천의 약 24%에 달했다.

서울시는 공연 내용과 출연자, 공연 형태, 외국인 비중 등을 고려해 사전추천 필요성이 낮은 일반공연은 신고제로 전환할 것을 요청했다. 공공기관과 지방공사·공단, 지자체 출자·출연기관의 외국인 초청 공연까지 추천 면제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도 건의했다.

서울시는 또 숙박업 등록·신고번호를 전국 단위로 표준화하는 방안을 정부에 요청했다.

현재 관광숙박업과 일반·생활숙박업은 지자체에서 등록증이나 신고증을 발급받지만 번호 표기방식에 대한 전국 공통 기준은 없다. 서울에서도 자치구마다 번호체계가 다르다.

이 때문에 숙박 플랫폼이 신고증의 진위를 자동으로 확인하기 어려워 수작업으로 검증하고 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을 이용한 위조 신고증까지 등장하면서 업계에서도 표준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다음 달 12일 시행되는 개정 공중위생관리법에 따라 숙박 플랫폼은 중개 전에 영업신고증을 반드시 확인해야 하며, 확인할 수 없는 숙박업소는 중개할 수 없다.

이에 서울시는 '업종코드-지역코드-인허가연도-일련번호' 등 전국 공통 표기방식을 도입할 것을 정부에 건의했다.

아울러 VR 콘텐츠의 영화·게임 분류 기준도 명확히 해달라고 요청했다.

현행법에는 VR 콘텐츠에 대한 별도 분류 기준이 없다. 관객의 선택에 따라 장면이 달라지는 스토리형 VR 영화도 게임물로 분류될 가능성이 있다. 게임물로 분류되면 영상물보다 강한 규제를 적용받고 영화관 개봉도 어려워진다.

실제 국내에서 제작된 VR 영화 '화이트 래빗'은 2018년 칸국제영화제 공식 마켓에서 영화 작품으로 상영됐지만, 국내에서는 게임물로 분류됐다.

서울시는 스토리 중심의 영화형 VR 콘텐츠를 게임물에서 제외할 수 있도록 문화체육관광부가 관련 고시를 마련하고, 영상물등급위원회의 등급분류 기준에도 영화형 VR 콘텐츠를 영상물로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반영해 달라고 건의했다.

조완석 서울시 규제혁신기획관은 "글로벌 공연과 관광 수요가 늘고 새로운 콘텐츠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일부 제도는 변화한 현장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현실과 동떨어진 규제는 적극 개선하도록 정부에 지속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ke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