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S 재지정' 놓고 오세훈-시의회 신경전…정상화까지는 '산 넘어 산'
시의회, 출연기관 재지정·지원조례·재정지원 요구
재지정 절차·선례 불명확…서울시 "행안부와 아직 협의 안 해"
- 한지명 기자
(서울=뉴스1) 한지명 기자 = 서울시의회가 TBS의 출연기관 재지정과 재정지원 방안 마련을 요구하며 오세훈 서울시장을 압박하고 나섰다. 오 시장도 출연기관 재지정 취지에는 동의하고 있지만 방송 공정성에 대한 구성원들의 의지 표명과 시민 공론화를 전제로 내걸고 있어 정상화 방식을 둘러싼 신경전이 이어질 전망이다.
지정이 해제된 출연기관을 다시 지정하는 절차나 선례가 명확하지 않은 데다 재정지원에도 별도의 법적 근거가 필요해 시의회 결의안이 실제 정상화로 이어지기까지는 넘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12일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전날 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서 '서울특별시 미디어재단 티비에스(tbs) 정상화 촉구 결의안'을 찬성 104명, 반대 1명, 기권 4명으로 가결했다.
결의안은 서울시에 TBS 출연기관 재지정과 지원 조례 제정, 재정지원 방안 등을 포함한 정상화 로드맵을 시의회와 협의해 마련하도록 요구하는 내용이다.
TBS는 2022년 당시 국민의힘이 다수를 차지했던 제11대 서울시의회가 재정지원 조례 폐지를 의결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폐지 조례는 2024년 6월 효력이 발생했고 같은 해 9월 행정안전부는 서울시 요청에 따라 TBS의 출연기관 지정을 해제했다.
TBS 노조와 일부 직원들은 행안부의 출연기관 지정 해제 고시를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을 냈지만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7월 원고적격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각하했다.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1심 법원은 행안부 고시의 직접 상대방을 TBS 법인으로 보고 노조와 직원들에게 처분을 다툴 원고적격이 없다고 판단했다. 지정 해제 처분의 적법성이나 향후 재지정 가능성 여부를 판단한 건 아니다.
법원의 각하 결정이 재지정의 길을 원천적으로 막은 것은 아니지만 실제 어떤 절차를 밟아야 하는지는 불투명하다.
법률 관계자는 "출연기관 지정은 처음 설립했을 때를 전제로 규정들이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지정이 해제된 기관을 다시 출연기관으로 지정한 선례도 확인되지 않아 기존 규정을 TBS에 어떻게 적용할지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다.
서울시 역시 아직 TBS 재지정을 놓고 행안부와 공식 협의에 들어가지는 않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출연기관 지정이나 고시는 행안부가 설립 협의 과정에서 판단하고 관련 지침과 제도를 총괄하는 사안"이라며 "아직 행안부와 협의하거나 논의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재정지원도 결의안 통과만으로 곧바로 재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현재 TBS가 서울시 출연기관이 아닌 만큼 별도의 지원 조례가 만들어지더라도 실제 시비를 투입하려면 지원 방식에 맞는 법적 근거와 절차를 갖춰야 한다.
출연기관 지위를 되찾고 지원 근거를 마련하더라도 문제는 남는다. TBS의 누적 부채는 약 169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도 앞서 이를 시가 부담할 경우 법적 문제가 없는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TBS는 이달 2일부터 18일까지 신임 대표이사와 비상근 임원 등을 공개 모집하고 있다. 오 시장도 TBS 임원추천위원회에 시장 추천 몫 위원 2명을 추천해 대표이사 선임 절차에는 협조했다.
오 시장은 지난달 시의회 시정질문에서 TBS 정상화 필요성에 "동의한다"고 했고, 출연기관 재지정과 지원 조례 마련 등 정상화 절차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협의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오 시장은 "구성원이 공정 방송에 대해 시민들이 믿을 수 있는 의지의 표명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시민 공론화도 정상화의 전제 조건으로 제시했다. 이는 민주당이 다수를 차지한 시의회가 출연기관 재지정과 재정지원 등 구체적인 정상화 조치를 요구하는 것과는 온도 차가 있는 대목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외부에서 요청하는 부분이 무엇인지는 인지하고 있어 계속 검토하려고 한다"며 "앞으로 서울시의 논의는 공정성 제도화와 시민 공론화라는 두 가지 큰 틀에서 시작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hj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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