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서준오 청장 "베드타운 노원 바꾼다…재건축 풀고 기업 유치"

강남·노원 같은 잣대 안돼"…재건축 규제 개선·사업성 제고
S-DBC 산단 지정 핵심심의 넘어…71개 기업 입주의향

서준오 노원구청장이 지난 9일 뉴스1과 인터뷰 하는 모습

(서울=뉴스1) 구진욱 기자 = 서준오 서울 노원구청장이 노후 아파트의 재건축·재개발 속도를 높이기 위해 지역 여건에 맞지 않는 규제를 걷어내고, 창동차량기지 일대에는 기업과 일자리를 끌어들여 '베드타운 노원'을 미래경제도시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구청이 직접 줄일 수 있는 행정절차는 신속하게 개선하는 한편 강남과 강북의 사업성 차이를 고려하지 않은 일률적인 정비사업 규제는 서울시와 정부에 개정을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노원의 자족기능을 맡을 서울디지털바이오시티(S-DBC)는 산업단지 지정을 위한 주요 국토교통부 심의를 최근 넘어 마지막 심의를 남겨뒀다고 밝혔다. 현재 입주의향 기업은 71곳이다.

서 구청장은 9일 노원구청에서 진행한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노원의 가장 큰 문제는 인구가 줄면서 상권과 교육여건까지 함께 위축되고 있다는 것"이라며 "재건축·재개발만으로는 부족하다. 결국 도시 경쟁력의 핵심은 기업과 일자리"라고 말했다.

"강남과 노원은 다르다"…공원 많은 계획도시도 같은 규제

노원구는 민선 9기 동안 재건축·재개발 규제 100개를 발굴해 자체 개선하거나 서울시·정부에 제도개선을 요구하는 '규제혁신 100'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말에는 정비계획 변경 절차 간소화와 주민통지 제도 신설, 자치구 정비구역 지정권 확대 등을 서울시에 처음 건의했다.

서 구청장은 "서울 전체에 같은 제도를 적용하지만 강남과 노원은 사업 여건이 완전히 다르다"며 "규제를 바꾼다는 것은 사업 기간을 줄이고 사업성을 높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적으로 강북권의 낮은 사업성을 반영하는 '사업성 보정계수'를 현행 최대 2.0보다 더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택지개발을 통해 계획적으로 조성된 노원의 특성을 반영해 공원·녹지 확보 기준도 차등화해야 한다고 했다. 노원처럼 이미 단지 안팎에 공원이 많은 지역까지 재건축 때 동일한 공원 확보 기준을 적용하면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서 구청장은 "노원은 대한민국의 사실상 1기 신도시 같은 계획도시여서 이미 공원이 많다"며 "택지개발지역에 한해서라도 세대당 3㎡의 공원 확보 기준을 2㎡ 수준으로 줄이면 그만큼 사업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8·13 부동산 대책에는 일정 요건을 갖춘 정비사업의 공원·녹지 확보 기준을 세대당 3㎡에서 2㎡로 완화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노원구는 현재 일부 사업장에 적용되는 완화 기준의 적용 범위를 넓히는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구청 차원에서 줄일 수 있는 절차도 손본다. 사업 초기 추진 주체가 주소 불명이나 해외 거주 등으로 소유자에게 동의 절차를 안내하기 어려울 경우 일정 요건을 갖추면 구청이 대신 안내문을 발송하는 방식 등이 검토되고 있다.

상계동 희망촌 판자촌에서 태어난 서 구청장은 "바로 옆집에서 말하는 소리가 들릴 정도의 판자촌에서 연립·다세대를 거쳐 15층 아파트가 들어서는 노원의 변화를 모두 봤다"며 "이제 그 아파트들이 새로운 주거 형태로 다시 바뀌는 시기에 구청장이 됐다"고 말했다.

S-DBC "가장 어려운 심의 넘어"…내년 산단 지정 후 기업유치

주거환경 개선과 함께 노원의 '베드타운' 탈피를 위한 또 다른 축은 기업 유치다.

서 구청장은 창동차량기지 일대 S-DBC에 대해 "산업단지 지정을 위해 세 차례 심의를 거쳐야 하는데 두 번째가 가장 어려운 심의"라며 "최근 그것까지 통과했고 이제 마지막 심의가 남았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올해 초 S-DBC 산업단지 지정 신청을 접수한 뒤 국토부 수도권정비실무위원회 등 행정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당초 올해 9월 산업단지 지정 고시를 목표로 했지만 최근 공식 일정은 내년 3월까지로 조정됐다.

서 구청장은 산단 지정 이후 세제 혜택과 연구시설 입지요건 완화 등을 활용해 본격적인 기업 유치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그는 "현실적으로 대기업만 볼 게 아니라 경쟁력 있는 중견기업과 해외기업도 유치하고 싶다"며 "창동차량기지가 개발되면 노원구 전역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태릉CC 공급엔 동의…"LH와 화랑로 확장 논의"

정부가 추진하는 태릉골프장(CC) 6800가구 공급에는 원칙적으로 찬성했다.

서 구청장은 "부동산 안정을 위해 주택 공급은 꼭 필요하고 신속하게 개발할 수 있는 방법이 택지개발"이라며 "그런 면에서 정부 정책에는 원칙적으로 동의한다"고 말했다.

다만 "지금도 교통체증이 심한데 6800가구가 들어오면 교통 마비가 올 수 있다"며 화랑로 등 기존 도로 확장과 백사터널, 철도 교통대책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서관·체육시설·공연장·갤러리 등 주민을 위한 생활 인프라도 함께 조성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국토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최근 노원구청을 찾아 첫 실무협의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서 구청장은 "LH에서도 화랑로 확장 방안을 계속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며 "앞으로 1년 정도는 정부와 계속 논의하면서 태릉CC 개발을 노원이 한 단계 더 발전하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서 구청장은 "노원에서 태어나 노원의 변천을 함께 겪어온 사람으로서 책임감이 크다"며 "4년 뒤 베드타운이던 노원을 미래경제도시로 만들어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면 성공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준오 노원구청장이 지난 9일 뉴스1과 인터뷰를 하는 모습

kjwowe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