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중수청장 후보 이윤제 교수, "중수청도 외부 조정 필요" 주장
경찰·공수처·중수청 간 업무 협의·조정할 별도 기구 설치 제안
첫 사건사무규칙은 기관 간 협력·이첩에 초점…국가수사위는 빠져
- 구진욱 기자
(서울=뉴스1) 구진욱 기자 =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로 추천된 이윤제 명지대학교 법학과 교수가 불과 수개월 전 논문을 통해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중수청 등 다원화된 수사기관 사이의 업무를 외부에서 협의·조정할 별도 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교수는 구체적인 방안으로 '국가수사위원회' 설치를 제안했다. 다만 다음 달 2일 출범하는 현행 중수청 제도에는 국가수사위가 반영되지 않은 상태다.
7일 학계에 따르면 이 교수는 올해 2월 한국경찰법학회의 '경찰법연구'에 게재한 '경찰수사의 종결과 그 책임성 담보 방안' 논문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수사기관 간 사건 처리가 반복되면서 수사가 지연되고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지는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2020년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검사의 일반적 수사지휘권이 폐지되고 경찰에 불송치 결정 권한이 부여된 이후 경찰의 독자적인 수사 책임이 강화됐지만, 동시에 사건 처리 절차가 복잡해지는 문제가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특히 경찰의 불송치 결정 이후 고소인 등의 이의신청과 사건 송치,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 등이 이어지면서 동일 사건이 수사기관 사이를 오가는 이른바 '핑퐁식' 사건 처리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이를 줄이기 위해 경찰 수사 결과를 내부에서 다시 심사하는 '경찰항고' 제도를 제안했다.
경찰의 불송치 결정이 적절했는지를 법원이 심사하도록 하는 '준재정신청' 제도도 대안으로 제시했다. 검찰을 통한 사후 통제에만 의존하지 않고 경찰 내부 심사와 법원의 외부 통제를 함께 두자는 취지다.
특히 이 교수는 경찰뿐 아니라 공수처와 중수청까지 직접 수사에 나서면 기관끼리 사건이 겹치는 문제가 더 커질 수 있다고 봤다.
이를 조정할 기구로 제시한 것이 국가수사위다. 경찰·공수처·중수청 사이의 업무를 협의·조정하고 수사 결과에 대한 외부 통제 역할을 맡기는 구상이다.
국가수사위 설치 방안은 정치권에서도 제기된 바 있다. 지난해 국회에도 중수청과 경찰 국가수사본부, 공수처 등의 사건 경합을 조정하는 국가수사위를 설치하는 내용의 법안이 발의됐다.
다만 국가수사위의 권한이 지나치게 커질 경우 개별 수사기관의 독립성을 해치고, 위원 구성 방식에 따라 정치적 중립성 논란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다음 달 2일 출범하는 중수청에는 이 교수가 제안한 국가수사위 같은 별도 조정기구가 없다.
행정안전부가 이날 입법예고한 '중대범죄수사청 사건사무규칙 제정령안'에도 경찰·공수처·공소청 등과 사건을 통보·이첩하고 협력하는 절차가 담겼지만 별도의 상위 조정기구를 두지는 않았다.
제정안에 따르면 다른 수사기관이 중대범죄를 인지하면 중수청에 이를 알리고 자료를 제출하거나 사건을 넘길 수 있다. 중수청은 공소청과 중요 사건을 협의하거나 의견을 요청하고, 공수처와도 사건을 통보·이첩할 수 있다.
결국 현행 제도는 경찰·공수처·중수청 위에 별도 기관을 두는 대신 수사기관끼리 직접 사건을 통보·이첩하고 협의하는 방식으로 설계된 셈이다.
이는 이 교수가 논문에서 제안한 방식과 차이가 있다.
중수청 출범 뒤 경찰이나 공수처와 같은 사건을 동시에 들여다보거나 어느 기관이 사건을 맡을지를 두고 의견이 갈릴 경우, 이 교수가 현행 기관 간 협의만으로 충분하다고 보는지 아니면 별도의 조정기구가 여전히 필요하다고 보는지도 관심사다.
이에 이 후보는 뉴스1에 "후보 추천 이후 당분간 중요 사안에 대해 외부에 의견을 내는 것을 자제하기로 했다"고 답했다.
한편 중수청장 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4일 이 후보를 김관정 김관정 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 김지용 법무법인 에이펙스 변호사, 문홍주 법무법인 일선 변호사와 함께 초대 중수청장 후보자로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추천했다.
검사 출신 형사법 학자인 이 후보는 현재 명지대 법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12·3 비상계엄 관련 의혹을 수사한 내란특검 특별검사보 등을 지냈다.
kjwowe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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