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실직 딛고 달렸다"…서울 '희망의 인문학' 참여자 8명 마라톤 도전
브릿지종합지원센터 이용자들 안양천 마라톤 참가
시설 종사자·공무원 함께 뛰어…올해 희망의 인문학 1000여명 참여
- 구진욱 기자
(서울=뉴스1) 구진욱 기자 = 노숙 생활과 실직, 주거 불안 등 어려움을 겪어온 서울시 '희망의 인문학' 참여자들이 10㎞ 마라톤에 도전하며 자활 의지를 다졌다.
서울시는 희망의 인문학 참여자 8명이 지난 5일 서울 안양천 일대에서 열린 '브이런 마라톤 2026' 10㎞ 종목에 참가했다고 6일 밝혔다.
참가자들은 거리나 노숙인 시설, 고시원 등에서 생활한 경험이 있는 서울시립 브릿지종합지원센터 이용자들이다. 오랜 기간 운동을 하지 못했거나 건강상 어려움을 겪어온 이들도 포함됐다.
참가자 가운데 한 60대 남성은 건강 문제와 실직 등으로 가족과 갈등을 겪은 뒤 청량리역 등에서 생활하다 2023년부터 센터를 이용했다. 이후 전문청소와 지게차 운전 교육을 받고 2024년 서울 소재 대학 청소원으로 취업했다. 센터의 축구교실에도 참여하며 건강을 관리하다 이번 마라톤에 나섰다.
또 다른 30대 참가자는 가족 갈등과 채무 문제로 집을 나온 뒤 고시원을 전전하다 월세를 내지 못해 노숙인 시설을 찾았다. 일시보호와 임시주거, 공공일자리, 의료지원 등을 받은 뒤 올해 숭실대학교에서 운영하는 희망의 인문학 과정에 참여하고 있다.
브릿지종합지원센터는 지난달부터 참가자들과 걷기와 체조, 가벼운 달리기 등 사전 훈련을 진행했다. 시설 종사자 7명과 담당 공무원도 일대일 도우미로 함께 뛰었으며 센터 간호사가 참가자들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응급 상황에 대비했다.
서울시 '희망의 인문학'은 노숙인 등 취약계층의 자존감 회복과 자립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올해 노숙인 시설 등 38곳과 서울시립대·숭실대에서 약 1000명이 참여하고 있다.
시는 올해 여성 노숙인을 대상으로 한 폭력·트라우마 치유 과정과 소통 능력 향상을 위한 주말과정을 신설하고 자격증 취득을 지원하는 '꿈이룸 과정'도 확대했다.
정진우 서울시 복지실장은 "가장 어려운 여건에서도 의지를 잃지 않고 스스로의 삶을 더 낫게 만들고자 노력하는 이들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며 "앞으로도 어려운 여건을 딛고 다시 달릴 수 있도록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kjwowe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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