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폐지 '전장연 일자리' 부활 조례, 서울시의회 상임위 통과
민주당 시의원 80명 전원 발의…본회의 통과 가능성 높아
'청년 AI' 56억 전액 삭감해 관련 예산으로…서울시는 재도입 반대
- 구진욱 기자
(서울=뉴스1) 구진욱 기자 = 서울시가 2023년 폐지한 '권리중심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를 부활시키는 조례안이 서울시의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지속적으로 복원을 요구해온 사업으로, 본회의까지 통과하면 3년 만에 다시 제도적 근거를 갖추게 된다.
서울시의회에서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민선 9기 첫 청년정책인 '청년 AI 성장권' 예산 56억 2500만 원을 전액 삭감하고, 권리중심공공일자리 등 장애인 사업에 관련 예산을 투입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4일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전일 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이상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서울특별시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 지원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여당 주도로 처리했다.
권리중심공공일자리는 중증장애인이 장애인 편의시설 모니터링이나 인식개선 교육, 권익옹호 캠페인·행진, 문화예술 활동 등을 하고 임금을 받는 사업이다.
서울시의회 국민의힘은 과거 사업 참여 단체의 85%가 전장연 산하 단체였으며 집회·시위 참여자의 61%가 발달·지적장애인이었다고 주장했다.
이번 조례안에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서울시의원 80명 전원이 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
개정안은 권리중심공공일자리를 서울시 장애인 일자리 사업으로 제도화하고 참여 규모와 전담인력, 위탁기관 운영 등에 대한 근거를 마련하는 내용이다.
상임위 심사 과정에서는 원안의 일부 내용이 수정됐다. 국민의힘은 원안에 있던 '캠페인 형식'과 '최저임금 보장' 문구가 삭제됐지만 권리중심공공일자리 제도화와 위탁기관 지원 내용은 유지됐다고 밝혔다.
사업 재개를 위한 예산 확보도 추진되고 있다. 앞서 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는 '청년 AI 성장권 지원' 예산 56억 2500만 원을 전액 삭감했다. 시의회에서는 이를 권리중심공공일자리 등 장애인 관련 사업에 투입하는 방향으로 예산을 조정하고 있다.
권리중심공공일자리 폐지 직전인 2023년 사업비는 58억 원으로 삭감된 청년 AI 예산과 규모가 비슷하다.
현재 서울시의회 118석 가운데 민주당은 80석으로 전체 의석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한다. 소속 의원들이 발의 당시 입장을 유지하면 본회의 통과 가능성이 높고, 오 시장이 재의를 요구하더라도 민주당 단독 재의결이 가능하다.
지난달 24일 서울시의회 민주당과 전장연은 '장애인 권리보장을 위한 사회적 대타협'을 선언했다. 민주당이 장애인 이동권·노동권 관련 조례 처리를 약속하자 전장연은 2021년부터 73차례 이어온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를 전면 중단했다.
서울시는 권리중심공공일자리 재도입에 반대하고 있다.
앞서 서울시는 2023년 실태조사에서 3년간 참여자 직무활동의 50.4%가 집회·시위·캠페인에 집중됐다고 보고 같은 해 사업을 종료했다. 이후 2024년부터 카페와 병원, 교육기관 등 실제 직무 경험과 취업 연계를 강화한 '장애 유형 맞춤형 특화일자리'로 전환했다.
올해는 62억 원을 투입해 미취업 최중증 장애인 380명에게 특화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2023년 권리중심공공일자리에는 58억 원을 투입해 393명을 지원했다.
오 시장은 지난 6·3 지방선거 과정에서도 전장연의 권리중심공공일자리 복원 요구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는 당시 "시민의 세금으로 범죄 행위를 조장하는 일자리를 지원하는 것은 더 이상 지속할 수 없다"고 말했다.
kjwowe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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