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용산공원 공급안 직격…"현 정부선 착공도 못해" (종합)

서울시의회 시정질문…500가구 정비권한 이양엔 "뇌피셜…10~20년 뒤 엉망"
한강버스 보강비 39억→113억…"많은 시행착오 있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6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의 주택 공급 방안 면담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2026.8.26 ⓒ 뉴스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신건웅 한지명 구진욱 김종훈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정부·여권이 추진하는 서울 주택정책에 잇달아 제동을 걸었다. 정부의 용산공원 주택 공급에 계획에 대해 "이 정부 하에서는 착공하지 못한다"고 선을 그었고, 500가구 이하 정비사업 권한을 자치구에 넘기는 방안에는 "뇌피셜"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한강버스 사업비 증액을 두고는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TBS 문제에 대해서도 정상화에 공감을 표했다.

오 시장은 27일 서울시의회 제339회 임시회 시정질문에서 주택공급과 한강버스, TBS 등 주요 시정 현안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용산공원 주택, 현 정부서 착공 못해…국제업무지구는 8000가구까지"

이날 오 시장은 차인영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용산공원 내 주택 공급에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로 녹지 보존과 장기적인 도시 경쟁력을 들었다.

그는 "용산공원 본체부지는 미래세대를 위해 유보해 놓은 녹지"라며 "부동산 경기가 불안정해질 때마다 어느 정권이든 손대고 싶은 유혹을 견디기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특별법까지 만들어 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기존 군인아파트 등 이미 훼손된 부지를 활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놓은 데 대해서도 "이미 훼손됐다는 표현 자체가 잘못됐다"고 반박했다.

특히 정부 구상의 실현 가능성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용산공원에 주택을 공급하려면 관련 법을 개정하고 미군으로부터 부지를 완전히 반환받은 뒤 토양 정밀조사와 오염토 정화, 도시계획·인허가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오 시장은 현재까지 용산기지의 약 3분의 1만 반환받았다며 "캠프킴도 오염토 정화작업을 시작한 지 5년 3개월이 지났지만 아직 작업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관련 절차를 병행하더라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며 "이 정부 하에서는 착공하지 못한다"고 했다.

용산국제업무지구 주택 공급 규모를 당초 6000가구에서 정부가 제안한 1만 가구까지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사실상 선을 그었다.

그는 "서울에 마지막으로 남은 국제 비즈니스 허브를 만들 수 있는 가치 있는 땅"이라며 "1만 가구로 늘리면 업무와 주거 비율이 5대 5 정도가 돼 당초 국제업무지구를 구성하려던 목표에는 반한다"고 말했다.

다만 학교 용지가 확보될 경우 8000가구까지 확대할 수 있다는 기존 입장은 재확인했다. 이와 별도로 서울시는 강남구 탄천물재생센터 이전 부지에 1만~1만3000가구를 공급하는 방안도 정부에 제시한 상태다.

서울 용산구 용산공원의 모습. 2026.8.25 ⓒ 뉴스1 이호윤 기자
500가구 정비권한 이양엔 "뇌피셜…10~20년 뒤 엉망"

오 시장은 여권에서 추진하는 500가구 이하 정비사업의 정비구역 지정 권한을 자치구에 넘기는 방안에도 강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는 권한 이양 논의에 대해 "정치적 목적"이라며 "민주당 소속 구청장들이 많이 당선됐는데 권한을 가져가면 굉장히 효율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착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500가구를 기준으로 권한을 나누는 근거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500으로 할지 700으로 할지 300으로 할지 정해진 기준이 있는 게 아니다"라며 "속된 표현으로 '뇌피셜'인 것 같다"고 비판했다.

또 권한 이양이 오히려 정비사업을 지연시킬 수 있다고도 주장했다. 오 시장은 "500가구씩 쪼개면 학교 배치부터 효율적으로 할 수 없다"며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생각으로 추진하는 순간 10년, 20년 뒤 서울시 전체 정비사업은 엉망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정비사업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권한 이양보다 조합원 지위 양도와 이주비 대출 규제를 완화하고 용적률을 높이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부가 서울시의 요청대로 재개발·재건축 용적률을 1.2배까지 완화할 경우 2031년까지 약 4만3000가구가 추가돼 순증 물량이 기존 8만7000가구에서 약 13만가구로 늘어날 수 있다고 했다.

한강버스를 탄 시민들이 서강대교 아래를 지나고 있다. 2026.5.31 ⓒ 뉴스1 안은나 기자
한강버스 보강비 39억→113억…吳 "많은 시행착오"

한강버스를 둘러싸고는 안전시설 보강 예산과 대중교통으로서의 정체성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목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강버스 선착장 계류장치 보강사업 비용이 당초 38억9500만 원에서 약 113억 원으로 1년도 안 돼 3배 가까이 늘었다고 지적했다.

서울시는 지난해 행정안전부 안전점검 이후 계류시설을 보강하기로 하고 올해 본예산에 38억9500만 원을 편성했다. 이후 지반조사와 설계·구조검토 과정에서 총사업비가 약 113억 원으로 늘었다.

오 시장은 "많은 시행착오가 이뤄진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사업 초기 경험과 노하우 부족에 따른 시행착오가 있었다는 취지로 답했다.

이날 한강버스가 대중교통인지 관광수단인지를 놓고도 공방이 벌어졌다. 서울시가 주말 예약제와 요금 인상 등을 검토하는 것이 대중교통의 공공성과 맞지 않는다는 목 의원의 지적에 오 시장은 대중교통과 관광 기능이 "혼용·혼재돼 있다"고 답했다.

그는 "한강버스는 없던 교통수단"이라며 "주중에는 대중교통 수단의 성격이 강하다면 주말에는 관광용 성격이 더 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오 시장은 TBS 정상화 필요성에 "동의한다"며 공정방송에 대한 구성원들의 의지 표명과 시민 공론화를 전제로 출연기관 재지정 등 정상화 절차에 적극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GTX-A 삼성역 철근 누락과 관련해서는 "서울시에서 일어나는 사고는 도의적·정치적으로 시장인 제 책임"이라면서도 공사 중단이 필요할 정도의 하자는 아니었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ke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