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버스 주말 1만원이면 '관광용'?…해외선 수요 따라 요금

홍콩 스타페리 주말 30% 비싸…美 페리도 성수기 할증
"관광상품 전환 단정 어려워"…인상 폭·교통 기능이 관건

한강버스를 탄 시민들이 서강대교 아래를 지나고 있다. 2026.5.31 ⓒ 뉴스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서울시가 한강버스의 주말·공휴일 요금을 평일보다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시민의 출퇴근을 책임지는 '대중교통'을 표방해 놓고 주말 요금을 올리는 것은 사실상 관광용 유람선으로 방향을 트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특히 현재 3000원인 요금을 주말에는 최대 1만 원까지 올리는 방안이 거론되면서 적정 요금 수준을 둘러싼 논란도 커지고 있다. 다만 해외에서는 대중교통이라도 이용 수요가 몰리는 요일이나 시간대, 계절에 따라 요금을 달리 받는 사례가 적지 않다.

'3000원→최대 1만 원' 거론…"대중교통 맞나"

23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최근 한강버스 요금 변경의 적정성과 구체적인 방안을 검토하기 위한 용역을 서울연구원에 맡겼다.

현재 한강버스 요금은 평일과 주말 구분 없이 3000원이다. 시는 평일 요금은 현행 수준을 유지하면서 주말과 공휴일에 추가 요금을 받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서울시가 주말 요금 차등화를 검토하는 것은 평일과 주말 한강버스의 이용 수요와 성격이 다르기 때문이다. 평일에는 출퇴근과 생활 이동 수요가 상대적으로 많은 반면 주말에는 한강공원을 찾는 시민과 국내외 관광객 등 관광·여가 수요가 크다.

시는 이 같은 수요 차이를 요금체계에도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인상 폭과 시행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최대 1만 원까지 거론된다.

한강버스는 대중교통으로 분류돼 요금을 변경하려면 시민 공청회와 서울시의회 의견 청취, 서울시 물가대책위원회 심의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운영사와 체결한 협약도 변경해야 한다.

시는 올해 하반기 관련 절차를 진행할 경우 이르면 내년 초나 봄께 새로운 요금체계를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강버스를 대중교통수단으로 도입한 상황에서 주말 요금을 대폭 올리는 것은 사실상 관광상품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특히 요금 인상이 시민들의 한강 접근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차등요금을 도입하더라도 적정 인상 폭과 시민 부담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서울 여의도 선착장의 모습. 2026.4.21 ⓒ 뉴스1 최지환 기자
주말 30% 더 받는 홍콩…해외선 '수요 따라 요금'

'주말요금 인상=관광상품 전환'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해외에서도 대중교통 수요가 몰리는 요일이나 시간대, 계절에 따라 가격을 달리하는 차등요금제를 활용하고 있어서다.

대표적인 사례가 홍콩의 '스타페리(Star Ferry)'다. 홍콩섬과 구룡반도를 연결하는 스타페리는 센트럴~침사추이 노선 성인 상갑판 기준 요금이 평일 5홍콩달러에서 토·일요일과 공휴일에는 6.5홍콩달러로 30% 오른다. 심지어 관광객을 위한 별도의 하버투어 상품도 따로 운영한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의 본토와 밴쿠버 아일랜드 등을 연결하는 BC페리는 일부 운항편에 '세이버 요금(Saver Fare)'을 적용한다. 상대적으로 이용객이 적은 운항편을 미리 예약하면 일반요금보다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 혼잡시간대 수요를 분산시키는 방식이다.

미국 워싱턴주 정부가 운영하는 워싱턴 주립 페리(Washington State Ferries)는 계절별 수요를 가격에 반영한다. 이용객이 몰리는 5월 1일부터 9월 30일까지 차량 선적 승객에게 여름 성수기 할증을 적용한다. 관광객과 휴가 수요가 몰리는 시기에 가격을 높이는 방식이다.

수상교통만의 얘기도 아니다. 영국 런던은 지하철과 경전철 등에 출퇴근 시간대와 나머지 시간의 가격을 달리하는 피크·오프피크 요금제를 적용하고 있다. 국제대중교통협회(UITP) 역시 혼잡시간대 수요를 분산하고 차량과 운영인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방안 가운데 하나로 요금 차등화를 제시한다.

요금 차등화 자체를 교통수단의 성격을 가르는 기준이라기보다 수요를 조절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결국 주말 차등요금 논의의 핵심은 '대중교통이냐 관광상품이냐'는 이분법보다 요금 인상 폭이 적정한지, 그에 걸맞은 교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지에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출퇴근 시간대 정시성과 운항 횟수, 선착장 접근성, 지하철·버스와의 환승 편의 등이 한강버스가 실제 대중교통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느냐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관계자는 "한강버스는 시민의 일상적인 이동을 담당하는 대중교통인 동시에 한강이라는 공간적 특성상 관광·여가 수요도 함께 발생하는 교통수단"이라며 "평일 대중교통 기능은 유지하면서 주말·공휴일의 이용 특성을 반영할 수 있는 합리적인 요금체계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ke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