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 곤돌라 취소소송 오늘 항소심 결론…'강행 의지' 서울시 다음 수순은

서울고법 오후 2시 선고…1심은 공원구역 변경 위법 판단
서울시 패소해도 사업 백지화 아냐…시행령 개정 통해 재추진

서울시청 전경. 2022.9.1 ⓒ 뉴스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구진욱 기자 = 남산 곤돌라 설치를 둘러싼 서울시와 기존 케이블카 운영사 한국삭도공업의 법정 공방이 20일 항소심 결론을 맞는다.

1심에서 패소한 서울시가 판결을 뒤집을지가 관심이지만, 항소심에서 다시 패하더라도 곤돌라 사업이 곧바로 백지화되는 것은 아니다. 서울시는 별도로 추진 중인 공원녹지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사업을 계속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7부는 이날 오후 2시 한국삭도공업 등이 서울시장을 상대로 낸 도시관리계획결정 처분 취소소송 항소심 판결을 선고한다. 재판부는 지난달 9일 2차 변론을 끝으로 심리를 마쳤다.

12m 높이 제한 피하려 공원구역 변경…한국삭도 "규제 우회"

이번 소송은 서울시가 남산에 곤돌라를 설치하기 위해 도시자연공원구역 일부를 근린공원으로 변경하면서 시작됐다.

현행 공원녹지법 시행령은 도시자연공원구역 안에 설치하는 시설물의 높이를 원칙적으로 12m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서울시가 곤돌라 케이블을 받치기 위해 설치하려는 중간 철탑은 현재 설계상 높이가 35~35.5m에 달한다.

서울시는 이 같은 높이 제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철탑이 들어설 부지를 도시자연공원구역에서 제외해 근린공원에 편입하는 도시관리계획 변경 결정을 내렸다.

기존 남산 케이블카 운영사인 한국삭도공업은 서울시가 곤돌라를 설치하기 위해 법령상 높이 제한을 우회했다며 소송을 냈다. 도시자연공원구역을 변경하거나 해제하려면 자연환경 보전 기능이 크게 떨어지는 등 시행령에서 정한 요건을 갖춰야 하는데 남산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반면 서울시는 남산 곤돌라가 휠체어 이용자 등 교통약자의 정상부 접근성을 높이고 기존 케이블카의 장기 독점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공익사업이라고 맞서고 있다. 공원 기능을 그대로 유지하는 범위에서 이뤄진 도시계획 변경인 만큼 적법하다는 입장이다.

1심을 맡은 서울행정법원은 지난해 12월19일 서울시의 도시관리계획 변경이 공원녹지법 시행령상 도시자연공원구역 변경·해제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며 해당 처분을 취소했다. 다만 원고 가운데 일부의 소송 자격은 인정하지 않아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법원이 한국삭도공업 측의 집행정지 신청도 받아들이면서 남산 곤돌라 공사는 2024년 10월부터 공정률 약 15%에서 중단된 상태다.

올해 1월에는 항소심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공사 중단 상태를 유지해 달라는 두 번째 집행정지 신청이 받아들여졌다. 이에 따라 서울시의 도시관리계획 변경 결정 효력은 항소심 선고일부터 30일이 되는 날까지 정지된다.

이겨도 바로 공사 못해…져도 시행령 개정 '우회로'

서울시가 이날 항소심에서 승소하더라도 곧바로 공사를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집행정지 효력이 선고 이후에도 30일간 이어지는 데다 한국삭도공업 측이 대법원에 상고하고 추가 집행정지를 신청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반대로 서울시가 항소심에서 다시 패소하더라도 남산 곤돌라 사업 자체가 폐기되는 것은 아니다.

서울시는 소송과 별도로 도시자연공원구역 안에서도 높이 12m를 초과하는 곤돌라 관련 시설을 설치할 수 있도록 공원녹지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시행령이 개정되면 서울시는 곤돌라 철탑이 들어설 부지를 도시자연공원구역에서 제외하지 않고도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확보할 수 있다. 이번 소송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 공원구역 변경 절차를 밟지 않고도 곤돌라를 설치할 길이 열리는 셈이다.

서울시는 시행령 개정 절차가 마무리되면 항소심 결과와 별개로 곤돌라 사업을 재추진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아직 시행령 개정 절차는 완료되지 않은 상태다.

이에 따라 이날 항소심 결과는 남산 곤돌라 사업의 존폐 자체보다는 서울시가 어떤 방식으로 사업을 이어갈지와 공사 재개 시점을 가르는 데 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서울시가 승소할 경우 기존 도시관리계획을 토대로 사업 재개를 추진할 수 있고, 패소할 경우에는 시행령 개정을 통한 새로운 법적 근거 마련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인다.

kjwowe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