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하다 고소당한 지방공무원…적극행정 변호사비 지원
행안부, 운영규정 개정안 입법예고…지자체별 '적극행정 보호지원단' 신설
기소 뒤 무죄 확정 전에도 비용 지원…성과 못 냈다는 이유로 인사 불이익 금지
- 구진욱 기자
(서울=뉴스1) 구진욱 기자 = 앞으로 지방공무원이 적극적으로 업무를 처리하다 고소·고발 등 형사사건에 휘말리더라도 부작위나 소극행정 등 명백한 비위가 아니라면 신청만으로 변호사 선임 비용 등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된다. 지방정부마다 변호사 등이 참여하는 전담 조직도 꾸려 수사·소송에 직면한 공무원을 기관 차원에서 지원한다.
행정안전부는 이 같은 내용의 '지방공무원 적극행정 운영규정' 일부개정령안을 오는 19일부터 다음달 28일까지 40일간 입법예고한다고 18일 밝혔다.
개정안은 적극행정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수사와 민·형사상 소송 부담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각 지방정부에 '적극행정 보호지원단'을 구성해 적극행정 보호관과 전담 직원, 내·외부 변호사 등이 법률 상담과 소송 지원을 맡도록 한다.
특히 형사상 고소·고발 등을 당한 공무원은 부작위·소극행정 등 명백한 비위행위가 아니라면 신청만으로 변호사 선임 등의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 지원 대상이나 범위에 이견이 있으면 적극행정위원회 심의를 거칠 수 있다.
기소된 뒤에도 무죄 확정판결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변호사 선임 비용 등을 사전에 지원할 수 있도록 해 공무원이 수사와 재판 초기부터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한다.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지원받거나 고의·중과실 등이 확인되면 지원 비용은 환수한다.
지방공무원 적극행정 제도는 2019년 8월 대통령령인 '지방공무원 적극행정 운영규정'이 시행되면서 제도화됐다. 그동안 적극행정위원회나 감사부서의 사전컨설팅 의견에 따라 업무를 처리한 공무원에 대한 면책과 소송비용 지원, 우수공무원 인사상 우대 등의 제도가 단계적으로 도입됐다.
지난해 12월에는 적극행정위원회의 의견대로 업무를 처리한 지방공무원에 대한 면책 범위를 자체감사에서 감사원 감사까지 넓히는 내용으로 운영규정이 한 차례 개정됐다. 이번 개정안은 여기서 더 나아가 수사·소송이 시작된 이후 공무원이 직접 감당해야 했던 법률 대응 부담을 기관 차원에서 보다 이른 단계부터 지원하는 데 무게를 둔 것이다.
행안부는 적극적으로 업무를 추진했지만 당초 기대했던 성과를 달성하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인사상 불이익을 주는 것도 명시적으로 금지한다. 결과에 대한 책임을 우려해 새로운 시도나 문제 해결을 주저하는 일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둘 이상의 지방정부가 관련된 사안에 대한 조정 기능도 강화된다. 교육청을 포함해 여러 지방정부가 얽힌 현안은 합동회의 등을 통해 교육부와 행안부가 협의·조정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다.
적극행정위원회 운영 방식도 바뀐다. 현재 담당 공무원이 의견 제시를 신청하는 방식 외에 '적극행정 책임관'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담당 공무원의 의견을 들어 직권으로 위원회에 판단을 요청할 수 있게 된다.
위원회 심의·의결 사항은 정보공개법상 비공개 대상 등을 제외하고 원칙적으로 공개한다. 위원들이 활동 과정에서 알게 된 비밀을 누설하지 못하도록 하는 규정도 신설한다.
소극행정 신고 가운데 법령 해석이 불명확해 적극행정 여부를 판단할 필요가 있는 사안은 적극행정위원회의 심의를 거치도록 해 소극행정 관리와 적극행정 지원 제도를 연계한다.
공무원에 대한 보상도 확대한다. 기관별로 운영해 온 '적극행정 마일리지'의 법적 근거를 운영규정에 새로 마련한다. 우수공무원을 정기적으로 선발해 특별승진·승급이나 성과급 등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에 더해 일상적인 업무 과정에서 나타난 적극행정 노력과 성과에도 상시 보상이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적극행정 공무원에 대한 소송비용 지원은 2019년 행안부가 지자체에 표준지침을 마련해 배포하면서 본격 도입됐다. 당시에는 적극행정 과정에서 소송에 처한 지방공무원의 변호사 선임비를 최대 500만 원까지 지원하는 방식이었다. 이후 소송비용 지원 의무화와 퇴직공무원까지 지원 대상 확대 등 보호 장치가 계속 보강돼 왔다.
개정령안은 입법예고 기간 국민과 관계기관 의견을 수렴한 뒤 법제처 심사 등의 절차를 거칠 예정이다.
김민재 행안부 차관은 "국민을 위해 적극적으로 일한 공무원이 수사나 소송에 대한 두려움으로 어려움을 겪어서는 안 된다"며 "적극적으로 업무를 수행한 공무원을 확실히 보호하고 적극적으로 일한 성과는 제대로 보상받는 공직문화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kjwowen@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