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원 친인척 회사에 '일감' 몰아주기 봉쇄…수의계약은 사전신고(종합)
보성 133건·22억, 의령 40건·10억…가족 관련 업체에 반복 계약 집중
동일업체 계약 한도 첫 도입…초과 땐 심의 근거 남겨 조사·감사
- 한지명 기자
(서울=뉴스1) 한지명 기자 = 정부가 지방의원이 가족·친인척 업체 등에 영향력을 행사해 수의계약 특혜를 주는 편법을 막기 위해 규제를 강화한다.
법에서 정한 지분율 기준에 미치지 않거나 직계가족이 아닌 친인척 업체를 통한 특혜까지 겨냥한다. 동일 업체와 맺을 수 있는 수의계약 횟수와 금액에 처음으로 상한을 두고, 연내 제정을 추진하는 지방의회법을 통해 지방의원의 사적 이해관계 관리도 강화한다.
행정안전부는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편법적 수의계약 방지 및 지방공무원 횡령 관련 대책'을 발표했다.
실제 지방의원 가족 관련 업체에 수의계약이 집중된 사례도 확인됐다.
행안부가 제시한 사례를 보면 전남 보성군에서는 한 군의원의 배우자가 지분 40%를 보유한 업체가 보성군과 133건, 총 22억 800 만원 규모의 수의계약을 체결했다. 또 경남 의령군에서는 군의원 배우자가 지분 49%를 가진 업체와 40건, 10억 2500만 원 규모의 수의계약이 체결됐다.
현행법은 지방의원 본인이나 가족 등이 일정 지분 이상을 보유한 업체와 해당 지방정부가 수의계약을 맺는 것을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지분율이 제한 기준에 못 미치거나 직계존·비속이 아닌 친인척 업체의 경우에도 지방의원이 영향력을 행사해 계약상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 잇따랐다.
정종훈 행안부 지방재정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현장에서 문제는 사실상 영향력을 행사해 지분율이 29%라든지 자본금이 40%라든지, 직계존비속이 아닌 친인척 업체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 있다는 것"이라며 "이런 부분을 막기 위해 한도 제한을 뒀다"고 설명했다.
이에 행안부는 특정 업체에 계약이 반복적으로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해 '1인 견적 수의계약'에 동일 업체별 횟수와 금액 한도를 처음으로 도입한다.
기초지방정부와 세종·제주는 같은 업체와 연 5회 또는 2억원, 광역지방정부는 연 7회 또는 3억원을 넘겨 수의계약을 체결할 수 없도록 할 예정이다.
지방의원과 관련된 수의계약에 대한 사전 통제도 강화한다.
행안부는 연내 제정을 추진하는 지방의회법에 지방의원의 사적 이해관계자 등록·공개를 의무화하고, 지방정부가 이들과 수의계약을 맺을 경우 윤리심사자문위원회에 사전 신고하도록 할 계획이다.
윤리심사자문위원회는 회계 관련 법령을 위반하지 않았더라도 수의계약 이익이 실질적으로 지방의원에게 돌아가는 등 계약이 부적정하다고 판단하면 지방정부에 재검토를 권고할 수 있다.
다만 지역 내 업체가 부족하거나 주민 안전과 관련된 사업 등 불가피한 경우에는 계약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한도를 넘겨 계약할 수 있다.
한도를 초과한 계약은 심의 사유와 근거를 남겨 이후 조사·감사에서 적정성을 확인하도록 한다.
정 국장은 "계약 한도 초과 부분은 반드시 근거를 남겨놓고 사후에 조사나 감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계약심의위원회를 열도록 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재 행안부 차관은 "계약 담당자나 계약 부서에서 자의적으로 할 수 있는 여지를 없애 모든 근거를 남겨놓는 것"이라며 "적발돼 처벌받을 수 있다는 점을 인식시켜 편법 계약을 막는 데 주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지방의원에 대한 처벌 강화 방안도 마련한다. 구체적인 제재 수준은 지방의회와 추가로 협의하기로 했다.
김 차관은 "일반 공무원은 경징계와 중징계 등 징계 수위가 있지만 의원은 그렇게 적용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며 "지방의회와 협의해 처벌을 강화할 수 있는 부분을 검토하고, 징계로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은 수사의뢰가 쉽게 가능하도록 제도를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행안부는 위법·부당한 계약이 적발되면 현행 규정에 따라 징계나 수사의뢰 등 필요한 조치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김 차관은 "현재도 위법·부당한 회계 부정에 대해서는 징계라든지 나아가 수사의뢰까지 가능하다"며 "사전·사후를 불문하고 적발되는 경우에는 엄정 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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