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개발·사서보조 경력도 최대 50% 호봉 반영…공직 문턱 낮춘다
자격증 취득 전 민간경력도 직무 관련성 인정되면 호봉 반영
전산직 7급 사례 6호봉→9호봉…기존 재직자도 소급 적용
- 한지명 기자
(서울=뉴스1) 한지명 기자 = 지방공무원으로 채용되기 전 민간에서 쌓은 시스템 개발 경력이나 도서관 사서보조 경력도 직무 관련성이 인정되면 최대 50%까지 호봉에 반영될 수 있다.
정부가 자격증 보유 여부뿐 아니라 민간에서 쌓은 전문성도 호봉에 반영하기로 하면서 민간 전문가의 지방공직 진입 문턱이 낮아질 전망이다.
4일 행정안전부의 '2026년 지방공무원보수업무 등 처리지침'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경력경쟁채용으로 임용된 지방공무원의 자격증 취득 전 관련 분야 근무경력을 최대 50%까지 호봉에 인정하는 기준이 시행됐다.
대상은 자격증 등을 채용 요건으로 하는 경력경쟁채용시험을 거쳐 임용된 지방공무원이다.
기존에는 채용 요건에 해당하는 자격증을 취득한 뒤 쌓은 관련 경력을 중심으로 호봉을 산정했다. 이 때문에 자격증을 따기 전 민간기업에서 같은 분야의 업무를 했더라도 해당 기간을 인정받지 못하는 사례가 있었다.
앞으로는 자격증 취득 전 경력도 현재 직무와 직접 관련되고, 자격증 취득 후 수행한 업무와 내용·책임 수준이 유사하면 호봉에 반영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정보처리기사 자격증 취득 전 민간기업에서 시스템 개발 업무를 수행한 경우 해당 경력의 최대 50%를 전산직 지방공무원 호봉에 반영할 수 있다.
사서 자격증 취득 전 도서관에서 사서보조 계약직으로 근무한 경우도 단순 지원이 아니라 실제 사서 업무와 관련된 전문 업무를 한 것으로 인정되면 호봉에 반영될 수 있다.
새 기준을 적용하면 호봉이 여러 단계 오를 수도 있다.
행안부가 지침에 제시한 전산직 7급 사례를 보면 정보처리기사 취득 전 민간업체에서 한 시스템 개발 경력을 인정받지 못했을 때는 6호봉으로 산정됐다.
하지만 새 기준에 따라 이 경력의 50%를 추가로 반영하면 올해 8월 1일 기준 9호봉으로 다시 산정된다.
자격증 취득 전 경력이 모두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채용공고에 제시된 업무와 민간에서 한 업무가 직접 관련돼야 하고, 자격증 취득 후 경력과 비교해 업무 내용과 책임 수준도 비슷해야 한다. 정기적인 보수를 받지 않았거나 전문성을 확인하기 어려운 단순 사무보조·지원 경력은 제외된다.
자격증이나 면허가 없으면 법적으로 할 수 없는 전문업무의 경우에도 취득 전 경력을 인정하지 않는다.
간호직 공무원이 간호사 면허를 따기 전 의료기관에서 근무한 경력이나, 변호사 자격 취득 전 법학전문대학원에 다니면서 법무법인에서 단기간 인턴으로 일한 경력 등이 이에 해당한다.
다만 자격이나 면허를 따기 위해 법령상 반드시 거쳐야 하는 실무수련·수습 과정에서 실제 전문업무를 했다면 경력에 포함될 수 있다. 교육이나 훈련이 주된 목적인 현장실습은 제외된다.
구체적인 인정 여부와 비율은 각 임용기관의 '호봉경력 평가 심의회'가 정한다. 심의회는 경력증명서와 실제 업무 내용을 토대로 현재 직무와 얼마나 관련이 있는지, 어느 정도를 경력으로 인정할지를 판단한다.
같은 자격증을 갖고 같은 직렬에 임용됐더라도 과거에 맡았던 업무와 책임 수준에 따라 인정 기간과 비율은 달라질 수 있다.
이미 재직 중인 지방공무원도 새 기준에 따라 호봉을 다시 산정받을 수 있다. 경력합산신청서와 경력증명서 등을 제출하면 임용기관이 필요할 경우 과거 근무기관에 경력을 확인한 뒤 호봉을 재산정한다.
처리가 늦어지더라도 지난 1일을 기준으로 급여 차액을 소급 지급한다.
행안부 관계자는 "민간에서는 실제 경력이 전문성을 보여주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며 "민간 전문가의 공직 임용을 활성화하기 위한 채용제도 개편에 맞춰 호봉 인정 기준도 함께 개선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는 자격증을 취득한 뒤 일정 기간의 경력이 있어야 지원할 수 있는 경우가 많았다"며 "앞으로는 관련 분야에서 이미 전문성을 쌓은 민간인의 지원 기회가 많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행안부는 현재 재직자 가운데 새 기준을 곧바로 적용받을 대상은 거의 없는 수준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른 추가 인건비도 현재로서는 유의미한 규모로 보기 어렵지만, 앞으로 관련 민간경력을 갖춘 전문가의 지원과 채용이 늘면 적용 대상도 확대될 수 있다.
hj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