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방관 사망 관련 15명 징계…소방청 "비위 무관용·조직 쇄신"

2명 파면·2명 강등·8명 정직·3명 경징계
6만7000명 전수조사·권역별 교차 감찰…성평등 전담부서 추진

소방청 전경.(소방청 제공) ⓒ 뉴스1 한지명 기자

(서울=뉴스1) 구진욱 기자 =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다 숨진 20대 여성 소방관 사건과 관련해 소방공무원 15명이 무더기 징계를 받은 가운데 소방청이 비위 행위에 대한 무관용 원칙을 재확인했다. 전국 소방공무원 6만 7000명을 대상으로 조직문화 실태를 조사하고 지역 연고와 온정주의를 차단하기 위한 인사·감찰 체계 개편에도 나선다.

소방청은 29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소방본부가 비위 관계자 15명에 대한 징계를 의결한 데 대해 "상급 지휘기관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통감한다"며 "소방 조직 전반의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전남광주소방본부는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공직복무점검단이 문책을 요구한 소방본부 소속 6명과 광산소방서 소속 9명 등 15명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열었다. 징계 수위는 파면 2명, 강등 2명, 정직 8명, 경징계 3명이다. 전체 징계 대상자 가운데 12명이 중징계를 받았다.

소방청은 갑질과 부당한 사적 지시, 폭언, 비인격적 대우 등 구성원의 인권과 조직 신뢰를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정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사건은 광주 광산소방서에서 근무하던 20대 여성 소방공무원이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다 지난해 10월 숨지면서 불거졌다. 이후 정부 감찰에서는 강압적인 회식과 음주 강요, 사적 지시 등 불합리한 조직문화가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소방청은 지난 6월부터 최용철 소방청장 직무대행을 단장으로 하는 '조직문화 혁신 전담팀'을 가동하고 조직 내부의 구조적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3대 핵심 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우선 외부 보안 기술을 적용한 익명제보시스템 '케이휘슬'을 통해 7월 한 달간 전국 소방공무원으로부터 사적 이익 요구와 음주 강요, 폭언 등 조직 내 부조리에 대한 제보를 받는다.

전국 소방공무원 6만 7000여 명을 대상으로 소방 조직문화 실태·인식 설문조사’도 진행하고 있다. 하위 직급 대원과 여성 소방공무원 등이 현장에서 겪는 고충과 불합리한 관행을 객관적으로 파악한다는 취지다.

감사담당관을 단장으로 하는 '조직문화 혁신 특별감찰단'도 운영한다. 지역 연고나 온정주의가 조사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권역별 교차 조사 방식을 적용해 접수된 비위 제보를 확인할 계획이다.

소방청은 집중 제보와 전수조사, 특별감찰 결과를 분석해 '조직문화 혁신 종합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종합대책에는 지역 연고 등을 이유로 비위 행위에 대한 처분이 약화되지 않도록 인사·감찰 운영체계를 개선하는 방안이 담긴다.

피해자 보호와 구제 제도가 일선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작동하도록 민감 사건에 대한 대응 전문성도 높인다. 양성평등 정책을 전담하는 성평등 부서 신설도 추진한다.

최 직무대행은 "이번 사건은 소방 조직 전체가 스스로를 냉정하게 돌아보고 잘못된 제도와 관행을 바로잡아야 하는 엄중한 계기"라며 "선언이나 단기적 처방에 머물지 않고 일선 대원들이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제도와 문화를 확실히 바꾸겠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소방공무원이 상호 존중 속에서 안심하고 근무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강조했다.

kjwowe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