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안 마셔도 안 목마른데"가 위험신호…폭염이 부르는 온열질환
의식 없으면 음료 먹이지 말고 119…서울 곳곳 냉방쉼터 운영
낮 시간 야외활동 줄이고 갈증 없어도 수시로 물 마셔야
- 구진욱 기자
(서울=뉴스1) 구진욱 기자 =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지면서 열사병과 열탈진 등 온열질환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폭염이 이어지는 낮 시간에는 외출과 야외작업을 최대한 줄이고, 갈증을 느끼지 않더라도 물을 자주 마셔야 한다. 어지럼증이나 두통, 메스꺼움 등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냉방이 되는 실내나 그늘로 이동해 몸을 식혀야 한다.
28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당분간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질 전망이다. 서울도 밤사이 최저기온이 26.7도를 기록하는 등 밤에도 기온이 충분히 떨어지지 않았다.
폭염주의보는 일 최고 체감온도가 33도 이상인 상태가 이틀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폭염경보는 35도 이상인 상태가 이틀 이상 이어질 것으로 예상될 때 내려진다. 체감온도는 기온에 습도 등의 영향을 더해 사람이 실제로 느끼는 더위의 정도를 나타낸다.
온열질환은 고온 환경에 장시간 노출돼 체온 조절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서 발생하는 급성질환이다. 두통과 어지럼증, 피로감, 근육경련, 메스꺼움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심할 경우 의식을 잃거나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다.
서울시는 지난 5월 15일부터 응급실을 운영하는 시내 71개 병원이 참여하는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지난 26일까지 서울에서 집계된 온열질환자는 124명으로, 이 가운데 2명이 숨졌다. 전국에서는 같은 기간 온열질환자 1399명이 발생했으며 사망자는 8명으로 집계됐다. 고령층뿐 아니라 건강한 성인도 온열질환에 걸릴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행정안전부 국민재난안전포털은 폭염이 이어질 때 야외활동을 최대한 자제하고, 외출해야 할 경우 챙이 넓은 모자와 가볍고 헐렁한 옷을 착용하라고 안내한다.
물병을 휴대해 갈증을 느끼기 전부터 수분을 섭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카페인이 든 음료나 술은 이뇨 작용으로 체내 수분 배출을 촉진할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다.
기온이 가장 높은 시간대에는 야외운동이나 장시간 이동, 농사일과 옥외작업 등을 줄여야 한다. 서울시는 정오부터 오후 5시까지 실외 작업이나 무리한 운동을 피하도록 안내하고 있으며, 행안부도 오후 2시부터 5시 사이 야외활동 자제를 권고하고 있다.
냉방시설이 없는 실내에서는 커튼이나 블라인드로 햇볕을 차단하고 창문을 열어 맞바람이 불도록 해야 한다. 냉방기기를 사용할 때는 실내외 온도 차이가 지나치게 벌어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좋다.
자동차 안에는 짧은 시간이라도 어린이나 노인, 반려동물을 홀로 남겨둬서는 안 된다. 밀폐된 차량 내부 온도는 빠르게 상승해 심각한 온열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혼자 사는 노인이나 거동이 불편한 가족·이웃에게는 전화하거나 직접 방문해 건강 상태를 수시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폭염 속에서 현기증이나 메스꺼움, 두통, 심한 피로감, 근육경련 등이 나타나면 즉시 활동을 멈추고 시원한 장소로 이동해야 한다.
옷을 느슨하게 풀고 물수건이나 얼음주머니 등을 이용해 목과 겨드랑이, 사타구니를 식히면 체온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환자에게 의식이 있으면 시원한 물을 천천히 마시게 한다.
휴식을 취해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거나 체온이 매우 높고 의식이 흐려지면 지체하지 말고 119에 신고해야 한다.
특히 의식이 없는 환자에게 억지로 물이나 음료를 마시게 해서는 안 된다. 액체가 기도로 넘어가 질식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구급대가 도착할 때까지 환자를 시원한 장소로 옮기고 옷을 느슨하게 한 뒤 몸을 식혀야 한다.
외출 중 더위를 견디기 어렵다면 가까운 무더위쉼터나 냉방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서울시는 편의점과 은행, KT 매장 등 민간시설을 활용한 '기후동행쉼터' 414곳을 운영하고 있다. 시민들이 멀리 이동하지 않고도 생활권 가까운 곳에서 잠시 더위를 피할 수 있도록 마련한 공간이다.
광화문광장과 도봉구 방학사계광장 등에는 냉방설비를 갖춘 서울형 야외 무더위 대피공간 '해피소'도 운영 중이다. 서울시는 해피소를 모두 14곳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무더위쉼터 위치와 운영 여부는 '서울안전누리'에서 확인할 수 있다. 운영시간은 시설마다 다를 수 있어 방문 전에 확인하는 것이 좋다.
서울시는 도심 열기를 낮추기 위해 그늘막 4756곳과 쿨링로드 14곳, 쿨링포그 187곳, 쿨루프 292곳 등 폭염저감시설 5249곳을 운영하고 있다.
기후동행쉼터 414곳과 무더위쉼터 4094곳, 응급대피소 62곳, 이동노동자쉼터 30곳을 포함하면 서울 시내 폭염 대응시설은 모두 9849곳이다.
서울시는 5월 15일부터 9월 30일까지 '폭염 종합대책'을 가동하고 있다. 어르신과 쪽방주민, 노숙인 등 취약계층의 안부를 확인하고 무더위쉼터를 운영하는 한편 건설근로자와 이동노동자 등 야외근로자 보호도 강화하고 있다. 폭염 상황은 종합지원상황실을 중심으로 25개 자치구와 유관기관이 함께 관리한다.
폭염은 단순히 불편한 날씨가 아니라 인명피해를 일으킬 수 있는 자연재난이다. 고령자와 어린이, 만성질환자, 야외근로자는 체온 조절 능력이 떨어지거나 더위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어 위험이 더 크다. 건강한 성인도 수면 부족이나 과음, 과로 상태에서 무리하게 활동하면 온열질환이 발생할 수 있어 '물·그늘·휴식' 원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kjwowen@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