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오늘 국무회의서 부동산 규제 완화 직접 건의…'세금보다 공급'
5선 당선 후 첫 참석…이주비 대출·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완화 요구 전망
"매매·전세·월세 트리플 상승"…31만가구 착공 위한 정부 협조 촉구
- 구진욱 기자
(서울=뉴스1) 구진욱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이재명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 참석해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와 주택 공급 확대 필요성을 직접 건의한다. 수도권의 매매·전세·월세 가격이 동시에 오르는 상황에서 세금과 대출 규제보다 신속한 공급 확대가 우선이라는 점을 강조할 전망이다.
14일 서울시에 따르면 오 시장은 이날 오전 10시 열리는 국무회의에 배석자로 참석한다. 5선 당선 이후 첫 국무회의 참석이자 지난해 8월 이후 약 11개월 만이다.
오 시장 측 관계자는 "오늘 시장님이 직접 발언 기회를 얻어서 발언할 것"이라며 "이재명 대통령이 발언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오 시장이 국무회의에서 서울 부동산 시장 동향과 주택 공급 확대 방안을 설명할 수 있도록 관련 자료를 준비했다. 오 시장은 국무회의와 별도로 이 대통령과 만나 부동산 문제를 논의할 기회도 대통령실에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무위원이 아닌 서울시장은 국무회의 의결권은 없지만 대통령이 필요하다고 인정할 경우 국정 현안에 대한 의견을 밝힐 수 있다. 오 시장은 지난달 "굳이 국무회의에 들어가서 따지는 게 아니라 조곤조곤 제가 생각하는 주택시장의 문제점을 말씀드릴 기회를 달라고 대통령실에 요청했다"며 "부동산 공급 문제는 서울시와 호흡이 맞아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오 시장은 이날 정부 정책에 대한 정치적 공방보다는 재건축·재개발을 통한 공급 확대와 전월세 시장 안정 필요성을 집중적으로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오 시장은 지난 12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통령이 오는 23일 주재할 예정인 부동산 정책 국민대토론회를 환영하면서도 논의가 또다시 '누구에게 세금을 더 부담시킬 것인가'에 집중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은 매매가는 물론 전세와 월세까지 함께 오르는 이른바 '트리플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며 "재건축·재개발은 집을 새로 더 많이 지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공급 대책"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2031년까지 서울에서 주택 31만가구를 착공하고, 3년 안에 착공이 가능한 85개 구역을 '핵심전략정비구역'으로 선정해 사업을 집중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대출과 세제, 조합원 지위 양도 등 정비사업의 핵심 제도가 중앙정부 권한에 묶여 있어 서울시의 행정 절차 개선만으로는 공급에 속도를 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오 시장은 국무회의에서 정비사업 이주비 대출 규제를 우선적으로 거론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는 지난달 정비사업 이주비 대출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70%까지 확대하고, 추가 분담금 마련을 가로막는 대출 규제를 완화해달라고 정부에 건의했다.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완화와 민간 정비사업의 사업성 개선도 주요 건의 사항이다. 서울시는 민간 정비사업에도 공공 정비사업과 같이 법적 상한의 1.3배까지 용적률을 높일 수 있도록 하고, 임대주택 제공 비율을 낮추는 방안을 정부에 제시했다.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 조합원들이 이주비와 추가 분담금을 마련하기 어려워져 정비사업 일정이 지연될 수 있다는 게 서울시의 판단이다. 사업 지연이 착공과 입주 시기를 늦추고 중장기적으로 서울의 주택 공급 부족과 가격 불안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오 시장은 지방선거 과정에서도 당선 직후 국무회의에 참석해 정비사업 이주비 대출과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용적률 규제 등을 포함한 '3대 긴급 부동산 정책 개선안'을 대통령에게 전달하겠다고 약속했다.
전월세 시장 안정을 위한 등록임대사업과 기업형 민간임대 규제 완화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도심 소형·중형 임대주택 공급자의 세금과 자금 부담을 낮추고 전세 매물 감소와 월세 부담 증가에 대응해야 한다는 취지다.
1주택자 장기보유특별공제 유지와 재산세 과세표준 구간 조정 등 실수요자의 세 부담을 낮추는 방안도 건의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공급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과세와 대출 규제만 강화할 경우 임차인과 실수요자에게 부담이 전가될 수 있다는 게 오 시장의 입장이다.
정부가 이달 부동산 정책 대토론회를 잇달아 진행하고 오는 23일에는 이 대통령이 직접 국민대토론회에 참석할 예정인 만큼, 이번 국무회의가 정부와 서울시의 부동산 정책 방향을 조율하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kjwowe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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