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70세 이상 어르신, 버스도 공짜…숙제는 '연 1100억' 재원 마련

시의회 교통비 지원 조례 통과…내년 상반기 시행안 마련
125만명 수혜 전망…지하철 무임 연령 상향론도 재부상

서울시의 '70세 이상 버스요금 지원' 조례가 통과된 24일 서울 도심 버스정류장에서 시민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2026.6.24 ⓒ 뉴스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서울시에 거주하는 70세 이상 노인은 이르면 내년부터 지하철은 물론 시내버스와 마을버스까지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지하철 무임승차 혜택에서 소외됐던 버스 이용 노인들의 이동권을 보완한다는 취지지만, 문제는 예산이다. 연간 1000억 원이 넘는 비용이 추가로 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재원 마련이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

서울시의회는 지난 24일 제336회 정례회 본회의를 열고 '서울특별시 어르신 교통비 지원 조례안'을 통과시켰다.

조례안은 서울에 주민등록을 두고 거주하는 70세 이상 시민에게 시내버스와 마을버스 교통비 일부 또는 전부를 예산 범위 내에서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번 조례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6·3 지방선거 과정에서 제시한 교통 공약의 후속 조치다. 그동안 65세 이상 시민은 지하철 무임승차 혜택을 받아왔지만 버스 이용에 대해서는 별도 지원 제도가 없었다.

이에 지하철역 접근성이 낮은 강북 외곽지역이나, 버스 이용이 많은 고령층은 교통비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다만 조례 통과가 곧바로 버스 전면 무상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 시행까지는 공청회와 예산 편성, 세부 지원 기준 마련 등의 절차가 남아 있다. 일부 지원 방식으로 시작할지, 무임교통카드를 발급할지, 지원 횟수나 한도를 둘지 등도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서울시는 다음 달 대한노인회 서울시연합회와 공청회를 열고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이후 내부 검토와 예산 편성 절차를 거쳐 내년 상반기 중 구체적인 시행 방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문제는 재정이다. 서울에 거주하는 70세 이상 인구는 지난해 말 기준 125만1989명에 달한다.

서울시의회는 70세 이상 시민에게 버스 무임교통카드를 발급한다고 가정할 경우 2027년부터 2031년까지 5년간 약 5789억 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연평균으로 환산하면 1100억 원이 넘는 규모다.

이미 서울 시내버스는 준공영제 운영에 따라 상당한 재정 지원을 받고 있다. 여기에 고령층 무임승차 비용까지 추가되면 서울시의 재정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고령인구 증가 속도를 고려하면 지원 규모도 해마다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서울시는 재원 마련을 위해 조례에 포함되진 않았지만, 현재 65세인 지하철 무임승차 연령을 70세로 높이는 방안도 함께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복지부의 2023년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민들이 주관적으로 생각하는 노인 연령은 평균 71.6세였으며, 65세 이상 인구의 경제활동 참가율도 2000년 29.6%에서 2025년 40.7%로 높아졌다. 대한노인회 서울시연합회도 무임 적용 연령 상향에 공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경로 무임승차 손실금은 지난해 3832억 원에 달한다. 이 중 65~69세 이용 비중 27%를 고려하면 연간 1000억 원 이상의 재원을 아낄 수 있다. 유료 전환 후에도 지하철을 계속 이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비율(43.5%)을 적용해도 기본 운임(1550원)을 고려하면 연간 약 572억 원의 추가 운임 수입이 발생한다.

실제 일본 도쿄도는 교통비 지원 대상을 70세 이상으로 설정해 철도와 버스 요금을 함께 지원하며, 오사카시는 70세 이상 주민에게 경로우대 승차증을 발급해 지하철과 버스 요금을 할인하고 있다.

서울시 교통실은 "아직 해당 내용에 관해 결정된 것은 없다"며 "공청회를 거치고, 정책을 조율해 나갈 예정"이라고 답했다.

ke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