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426개 동 뜯어보니 '집값=표심'…정원오 안방 성동도 갈렸다

성동에서도 옥수·성수는 오세훈, 왕십리·마장은 정원오
한남·성수·흑석 등 정비사업지서 오세훈 강세

ⓒ 뉴스1 윤주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한지명 기자 = 성동구청장 3선을 지낸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정치적 기반인 성동구에서도 표심은 갈렸다. 서울 426개 행정동 개표 결과를 분석한 결과 고가 주거지와 정비사업 기대감이 큰 지역에서는 오세훈 시장이, 생활주거지 성격이 강한 지역에서는 정 후보가 강세를 보이는 흐름이 확인됐다.

6일 뉴스1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 결과를 토대로 서울 426개 행정동을 분석한 결과 오 시장은 강남·서초·송파 등 전통적 강세 지역은 물론 여의도, 이촌, 한남, 흑석, 목동 등 고가 주거지와 정비사업 기대감이 높은 지역에서 강세를 보였다. 반면 정 후보는 은평·강북·금천·관악·중랑 등 서울 외곽 생활주거지에서 우세했다.

서울 전체로 범위를 넓히면 오 시장은 압구정동(9001표 차), 대치2동(9298표 차), 도곡2동(8863표 차), 잠원동(8521표 차), 여의동(8151표 차), 잠실3동(7813표 차) 등 서울 대표 고가 주거지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기록했다.

반면 정 후보는 은평구 역촌동(3133표 차), 진관동(2517표 차), 강북구 삼각산동(1412표 차), 금천구 독산3동(1085표 차) 등 생활주거지 밀집 지역에서 강세를 보였다. 은평구는 16개 전 동, 강북구는 13개 전 동, 금천구는 10개 전 동에서 정 후보가 승리했다.

성동구 안에서도 갈렸다…옥수·성수는 오세훈, 왕십리·마장은 정원오

이번 선거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성동구다.

성동구청장 3선을 지낸 정 후보의 정치적 기반이지만 동별 결과는 달랐다. 옥수동에서는 오 시장이 7719표를 얻어 정 후보(5436표)를 2283표 차로 따돌렸다. 성수1가1동에서도 오 시장이 4073표를 얻어 정 후보(3095표)보다 978표 많았다. 성수2가1동 역시 오 시장이 앞섰다.

반면 왕십리2동은 정 후보가 1366표, 마장동은 1193표, 용답동은 792표, 송정동은 559표 차로 승리했다.

성동구 전체만 놓고 보면 정 후보 강세 지역으로 분류되지만, 동별로는 한강변 옥수동과 서울숲·성수전략정비구역을 품은 성수동은 오 시장을 선택한 반면 왕십리·마장 생활권은 정 후보에게 힘을 실었다.

양천구도 비슷했다. 목동 신시가지가 위치한 목5동에서는 오 시장이 5462표 차로 압승했고 목1동과 신정6·7동에서도 강세를 보였다. 반면 신월1동과 신월4동은 정 후보가 각각 677표, 1051표 차로 승리했다.

목동 신시가지 14개 단지는 현재 서울시 신속통합기획을 통해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같은 양천구 안에서도 재건축 기대감이 높은 목동·신정권과 신월 생활권의 선택이 엇갈렸다.

용산구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이촌1동에서는 오 시장이 6162표 차, 한남동에서는 2466표 차, 서빙고동에서는 2275표 차로 승리했다. 반면 후암동과 청파동, 용산2가동은 정 후보가 수십 표 차 접전 끝에 우세를 기록했다.

이촌동은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과 맞물려 서울 대표 개발 수혜 지역으로 꼽힌다. 반면 후암동과 청파동은 상대적으로 기존 주거지 비중이 높다. 같은 용산구 안에서도 정비사업과 개발 기대감이 큰 지역과 기존 생활권의 선택이 갈렸다.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인이 4일 오전 서울시청 정문에서 감사인사를 마친 뒤 시청 로비로 향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6.4 ⓒ 뉴스1 이호윤 기자
'한남·성수·흑석' 재개발 3대장서도 오세훈 앞섰다

서울 대표 정비사업지에서도 오 시장 강세가 확인됐다. 서울 재개발 3대장으로 꼽히는 한남뉴타운과 성수전략정비구역, 흑석뉴타운 일대가 대표적이다.

한남뉴타운이 포함된 한남동에서는 오 시장이 2466표 차로 승리했고 성수전략정비구역이 포함된 성수1가1동과 성수2가1동에서도 앞섰다. 흑석뉴타운이 위치한 동작구 흑석동에서는 오 시장이 8934표를 얻어 정 후보(5928표)를 3006표 차로 따돌렸다.

전문가들은 이번 선거 결과가 단순한 강남·강북 구도보다 정비사업 기대감과 주거 환경에 따라 서울 표심이 세분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한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최근 서울시는 정비사업 구역 지정과 통합심의를 대거 진행했고 사업이 진행 중인 지역에서는 정책 연속성에 대한 기대가 작용했을 수 있다"며 "과거 정비사업 구역 해제가 있었던 경험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압구정과 한남, 목동처럼 부동산 이슈에 민감한 지역에서는 서울시장이 부동산 정책을 어떻게 가져가느냐에 따라 표심이 갈리는 경향이 있다"며 "서울은 다른 지역보다 부동산 민감도가 높은 도시라는 점이 이번 선거에서도 확인된 셈"이라고 말했다.

hj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