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12년 만에…국민 안전권 담은 '생명안전기본법' 제정
국민 '안전권' 명문화…독립조사기구도 신설
안전영향평가 도입…'국민생명안전위원회' 설치
- 한지명 기자
(서울=뉴스1) 한지명 기자 = 세월호 참사 발생 12년 만에 국민의 '안전하게 살 권리'를 기본권으로 명시한 '생명안전기본법'이 제정됐다. 법안에는 국민 안전권 보장과 국가의 보호 책무 명시, 독립조사기구 설치, 안전영향 분석·평가 제도 도입 등이 담겼다.
행정안전부는 2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생명안전기본법' 공포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밝혔다.
정부는 세월호 참사와 이태원 참사, 여객기 참사 등 대형 재난을 겪으면서 생명을 존중하는 안전사회를 만들기 위한 관련 법 제정을 추진해왔다. 정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에 두고 '생명안전기본법' 제정을 국정과제로 추진했으며, 적극적인 입법 노력을 통해 세월호 참사 발생 12년 만에 결실을 맺게 됐다고 설명했다.
생명안전기본법은 안전사고에 취약한 약자와 피해자 권리를 폭넓게 보장한다는 점에서 기존 법률과 차별된다. 특히 독립된 조사기구를 통해 사고 조사 공정성과 신뢰성을 확보하도록 한 점이 핵심이다.
법안은 안전사고 위험으로부터 보호받고 '안전하게 살 권리'를 모든 국민이 누려야 할 기본권으로 명문화했다. 이 권리는 대한민국 영토 안에 있는 외국인에게도 차별 없이 적용된다.
과거 사회적 참사 발생 시 특별법을 통해 보장받던 피해자 권리도 법에 담겼다. 사고 예방부터 복구까지 전 과정에서 실질적으로 참여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받을 권리, 사고 원인 조사와 조사 과정 참여를 요구할 권리 등이 포함됐다.
이에 따라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기업 등은 국민 안전권 보장과 안전약자 보호를 위한 책무를 이행해야 한다.
법안은 장애인과 노인, 어린이, 임산부, 노숙인, 다문화가족 등을 안전약자로 규정했다.
정부와 민간이 함께 참여하는 대통령 소속 '국민생명안전위원회' 설치 근거도 마련됐다. 위원회는 산업재해와 자살, 자연재난, 교통사고, 어린이 안전사고 등 생명안전 관련 주요 정책과 대책을 총괄한다.
위원회는 대통령을 위원장으로 하고 행정안전부 장관과 민간위원이 공동 부위원장을 맡는다. 정부 18명과 민간 21명 등 40명 이내 위원으로 구성되며 민간위원 임기는 2년이다.
정부는 또 5년마다 국가 차원의 '생명안전종합계획'을 수립하도록 했다. 종합계획에는 안전권 보장을 위한 주요 정책 방향과 법·제도 기반 조성, 피해자 권리 보장과 피해 지원을 위한 관계기관 협업·교육·훈련 등이 담긴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법령을 제·개정하거나 계획·사업을 추진할 때 안전에 미치는 영향을 사전에 분석·평가하는 '안전영향 분석·평가' 제도도 도입된다.
각 기관은 안전사고 유발 가능성과 안전 확보 가능성 등을 검토해야 하며, 평가 대상과 방법·시기 등은 하위법령으로 정할 예정이다.
국무총리 소속 '국가안전사고조사위원회'도 신설된다.
조사위원회는 인명·재산 피해 규모가 크거나 사회·경제적 영향이 광범위한 안전사고 등을 대상으로 사고 원인과 수습 과정 전반을 객관적이고 독립적으로 조사한다.
조사위원회는 상설 행정위원회 형태로 설치되며 위원장 1명을 포함해 15명 이내로 구성된다. 위원장과 상임위원은 대통령이 임명하고 비상임위원은 국무총리가 위촉한다.
법안은 또 안전사고 피해자의 신체·정신·경제적 회복을 위한 지원계획 수립과 안전사고 정보 제공, 기억과 추모·공동체 회복 사업 추진 근거도 담았다.
이와 함께 안전약자 대피계획과 지원대책 수립·시행, 전문인력 양성 및 전담기구 운영 근거도 마련했다.
법은 공포 후 6개월 뒤 시행되며 생명안전종합계획, 안전영향 분석·평가, 국가안전사고조사위원회 등 일부 조항은 공포 1년 뒤 시행된다.
독립조사기구 조사대상 가운데 인명·재산 피해 규모가 크거나 사회·경제적 영향이 광범위한 안전사고 등 일부 조항은 법 시행 이후 발생한 사고부터 적용된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생명안전기본법 제정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단순한 선언이나 추상적 개념에 머물지 않고 국가가 책임지고 보호해야 할 법적 권리로 명확히 규정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생명안전기본법이 취지에 맞게 우리 사회에 온전히 뿌리내릴 수 있도록 후속 조치에 철저를 기하겠다"고 말했다.
hj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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