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폭염·열대야·집중호우 '예고'…서울시, 취약계층 우선 지원

폭염·수방·안전·보건 4대 분야 종합대책 추진
무더위쉼터 4070곳 운영…독거어르신 안부 확인 강화

경북 포항 북구 영일대해수욕장 상공 위로 강한 햇볕이 내려쬐고 있다. 2025.8.27 ⓒ 뉴스1 최창호 기자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올해 또다시 '역대급 여름'이 예고됐다. 한낮 기온은 평년을 웃돌고, 밤에도 열기가 식지 않는 열대야가 이어질 전망이다. 여기에 시간당 100㎜ 안팎의 극한호우 가능성까지 커지면서 폭염과 침수 피해 우려도 커지고 있다.

기후 재난에 지자체들은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서울시는 폭염·수방·안전·보건을 아우르는 '여름철 종합대책'을 조기 가동하고, 취약계층 보호와 인공지능(AI) 기반 재난 대응에 나섰다.

"평년보다 더 덥다"…역대급 폭염 오나

13일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5월과 6월은 각각 50%, 7월은 60% 확률로 평년보다 기온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후 전문가들은 올여름 기온이 역대 최고 수준이었던 2024년과 비슷하거나 이를 웃돌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단순히 더운 날이 늘어나는 수준을 넘어 폭염과 열대야는 길어지고, 비는 한꺼번에 쏟아지는 '극단적 기후'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최근 5년(2021~2025년) 전국 평균 폭염일수는 19일로 1970년대(8일)의 두 배를 넘었고, 열대야 일수도 같은 기간 4일에서 14일로 급증했다.

여기에 짧은 시간에 많은 비가 쏟아지는 집중호우도 이어질 전망이다. 시간당 강우량 50㎜ 이상 집중호우 발생 횟수는 1970년대 10회에서 최근 5년 평균 31회로 늘었다. 시간당 100㎜를 초과하는 극단적 호우도 2024년 16회, 2025년 15회나 발생했다.

서울 광화문네거리에서 시민들이 횡단보도 앞 그늘막 아래 모여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2025.8.21 ⓒ 뉴스1 박지혜 기자
폭염 대책 가동…취약계층부터 지원

역대급 폭염 우려에 서울시는 취약계층 보호에 나선다. 우선 경로당과 노인복지관 등을 활용한 무더위쉼터를 지난해보다 30여 곳 늘어난 2953개소로 확대한다. 시민 누구나 이용 가능한 무더위쉼터도 총 4070개소 운영한다. 길을 걷다 잠시 더위를 피할 수 있도록 편의점·은행·통신사 대리점 등을 활용한 '기후동행쉼터' 418곳도 운영한다.

또 독거어르신과 만성질환자 등에 대한 안부 확인과 건강관리를 강화한다. 밤에도 기온이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가 이어지면서 고령층 건강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폭염특보가 발령되면 사회복지사와 생활지원사가 취약계층 어르신 5만315명의 안부를 격일 또는 매일 확인할 계획이다. 노숙인 밀집 지역에는 하루 4차례 순찰을 실시하고, 쪽방촌에는 밤더위대피소와 이동목욕서비스를 운영한다.

도심 열섬 완화 대책도 추진된다. 물을 뿌려 도로 온도를 낮추는 '쿨링로드' 19개소를 운영하고, 살수차 199대를 투입해 도로 물청소를 실시한다. 쿨링포그 48개소와 그늘막 717개도 추가 설치한다.

많은 비가 내리면서 인천 서구의 도로가 침수돼 있다. (독자제공.재판매 및 DB금지)2025.8.13 ⓒ 뉴스1
침수 피해 없도록…AI 활용해 예측 강화

침수 피해 예방 대책도 대폭 강화한다. 강남역·도림천 일대처럼 집중호우 때마다 반복적으로 침수됐던 지역에 AI 기반 침수 예측 시스템을 처음 도입한다. 또 중랑천·탄천·홍제천 등 5개 하천에는 지능형 CCTV 20대를 설치해 출입자 통제와 고립 사고 예방에 활용한다.

반복되는 반지하 침수 피해를 막기 위한 대응도 강화한다. 좁은 골목 단위까지 침수 위험을 감지하는 반지하 침수경보시설을 지난해 15개소에서 올해 45개소로 늘리고, 우기 전 반지하가구 침수방지시설 설치·점검도 마무리할 계획이다. 반지하 거주 재해약자 925가구에는 주민·공무원 등이 함께 대피를 돕는 '동행파트너'를 매칭한다.

아울러 집중호우 대비 시설 정비를 진행한다. 서울시는 우기 전 하수관로 1627㎞를 준설하고 빗물받이 57만5000개소를 집중 청소한다. 맨홀 추락방지시설 1만28개도 추가 설치한다.

이외에 안전·보건 분야 대책을 함께 추진한다. 민간 건축공사장 308개소와 다중이용시설 등에 대한 집중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AI 영상탐지 시스템을 활용해 도로 포트홀을 실시간 탐지할 계획이다. 여름철 감염병과 식중독 예방을 위한 비상방역체계도 가동한다.

또 지난해 수도권을 중심으로 대량 발생했던 러브버그 대응에 나선다. 백련산·불암산 등에 친환경 유충구제제를 살포하고, 포집기와 살수드론 등을 활용해 개체 수를 억제할 방침이다.

서울시는 기후 재난이 일상화한 만큼 AI 기반 예측 시스템과 현장 밀착형 지원을 동시에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올해 대책의 초점은 단순 사후 대응이 아닌 '사전 예측'과 '취약계층 보호'에 맞춰졌다.

김형래 서울시 정책기획관은 "기후 위기로 인해 예측을 뛰어넘는 폭염과 기습적인 폭우가 이제 우리 일상이 된 만큼,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모든 행정력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ke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