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선거 쟁점된 '감사의정원'…정 "졸속 행정" vs 오 "국가 상징"

서울시, 12일 준공식 예정…6·25 참전국 기리는 공간 조성
선거 쟁점화…공공성·상징성 논쟁 확산

광화문광장 '감사의 정원' 조감도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광화문광장에 조성 중인 '감사의 정원'이 6·3 지방선거의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서울시가 오는 12일 준공식을 열 예정인 가운데,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정면충돌했다.

정 후보는 "졸속 행정, 세금 낭비"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고, 오 후보는 "광화문광장의 품격과 상징성을 높이는 공간"이라고 맞섰다.

10일 서울시에 따르면 '감사의 정원'은 6·25 전쟁 참전국에 대한 감사와 존경을 담은 상징 공간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지상에는 대한민국과 참전국 22개국을 상징하는 조형물이, 지하에는 참전용사의 희생을 기리는 미디어월이 들어선다.

사업은 추진 과정에서 정부가 절차상 문제를 제기하며 한 차례 제동이 걸리기도 했다. 이후 우여곡절 끝에 공사가 재개됐고, 현재는 막바지 작업이 진행 중이다. 서울시는 지방선거를 약 3주 앞둔 오는 12일 준공식을 열고 시민들에게 공간을 공개할 계획이다.

준공 시점까지 확정됐지만, 감사의 정원을 둘러싼 양측 입장은 극명하게 엇갈린다. 서울시장 재임 시절 사업을 추진한 오 후보 측은 "감사의 정원은 단순한 조경 사업이 아니라 서울의 역사성과 국가 정체성을 담는 공간"이라며 "대한민국 중심 광장인 광화문에 자유와 헌신의 가치를 기억하는 상징 시설이 필요하다"고 강조해 왔다.

최근에도 "국가를 위해 희생한 분들에 대한 존경과 감사는 정치적 논쟁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며 "광화문광장의 품격과 상징성을 높이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정 후보 측은 사업 추진 과정과 광장 활용 방향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광화문광장이 특정한 정치·이념적 메시지를 담는 공간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다.

이에 당선되면 '감사의 정원'을 철거하거나, 용산 전쟁기념관 등 다른 장소로 이전하는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후보 캠프 소속 '오세훈 10년 심판본부'는 지난 7일 시민사회단체들과 감사의정원 준공 즉각 중단을 위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감사의 정원은) 특혜 의혹, 혈세 낭비, 절차 무시, 민주주의 훼손이 복합적으로 얽힌 졸속행정"이라며 "준공을 강행할 것이 아니라 사업 전반에 대한 철저한 감사가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지방선거 이후에도 감사의 정원을 둘러싼 논쟁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단순한 조경 사업을 넘어 광화문광장의 성격과 공공 공간의 상징성을 둘러싼 정치적·이념적 충돌로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감사의 정원 논란은 단순히 시설 하나를 둘러싼 문제가 아니라 광화문광장을 어떤 공간으로 규정할 것인지에 대한 인식 차이"라며 "선거 결과에 따라 사업의 향방도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6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대한노인회 서울시연합회 제54회 어버이날 기념행사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6.5.6 ⓒ 뉴스1 오대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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