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숲 넘어 성수·한강까지 "걷다 보니 정원"…'정원도시 서울' 열린다

[르포]서울국제정원박람회 1일 개막…10km 녹지축 연결·167개 정원 조성
공원 중심 행사 탈피…도시 동선 전체를 정원으로 재편

2026 서울국제정원박람회 개막을 하루 앞둔 30일 오전 서울 성동구 서울숲에서 관계자들이 조형물을 정돈하고 있다. 서울국제정원박람회는 다음달 1일부터 10월 27일까지 열린다.2026.4.30 ⓒ 뉴스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 '2026 서울국제정원박람회'가 열리기 하루 전날인 4월 30일. 서울숲 일대는 막바지 공사로 한창이었지만, 녹음은 짙게 올라와 있었다. 따스한 햇살을 피해 나무로 우거진 길을 걸을 때면 풀내음 속 평온함이 느껴졌고, 곳곳에 설치된 정원을 둘러볼 때면 마치 한국이 아닌 해외 유명 관광지에 있는 듯한 기분마저 들었다. '여유와 휴식'이 가득했다.

서울시는 5월 1일부터 10월 27일까지 서울숲 일대에서 '2026 서울국제정원박람회'를 개최한다.

정원박람회는 서울시의 대표 행사 중 하나다. 보라매공원에서 열린 지난해 박람회 누적 방문객만 1000만 명을 넘어섰다.

올해는 규모는 물론 기간을 확대해 역대급으로 준비했다. 서울숲에서 한강, 성수동, 건대입구까지 약 10㎞ 구간이 녹지로 연결돼 도시 전역에서 정원 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 '서울류(流)'를 주제로, 서울의 정체성과 감성을 담은 정원 문화를 도시 전반으로 확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2026 서울국제정원박람회 개막을 하루 앞둔 30일 오전 서울 성동구 서울숲에서 피카츄 등 조형물들이 전시돼 있다. 서울국제정원박람회는 다음달 1일부터 10월 27일까지 열린다.2026.4.30 ⓒ 뉴스1 김민지 기자
포켓몬부터 제이홉까지…걸음 멈추게 만드는 정원들

서울시는 서울숲을 중심으로 167개, 9만㎡ 정원을 새로 조성했다. 국제적인 조경가 앙리 바바(프랑스)와 국내작가 이남진 조경가가 참여하는 초청정원을 비롯해 국제공모를 통해 선정된 5개 작가정원, 기업·기관이 참여하는 50개 기부정원, 시민, 학생 등 참여정원, 팝업정원 등이 만들어졌다.

이날 막바지 공사가 한창인 정원이었지만, 여유를 느끼기에 충분했다. 특색있는 정원을 둘러볼 때면 발걸음이 절로 느려졌다.

입구에 설치된 한국마사회의 '마중정원'을 지나면 레고로 만들어진 꽃들이 걸음을 멈춰 서게 했다. 이어 클리오가 조성한 'K뷰티 가든'은 산불 피해지역의 나무를 활용해, 기후위기 시대의 경고는 물론 생명의 회복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만들었다.

맞은편 대우건설의 '써밋 사일로(SILO) 정원'은 'O형' 사일로 구조로 외부 동선과 소리를 자연스레 끌어들이면서도 중심으로 갈수록 고요한 변화를 느낄 수 있었고, 바로 옆 호반건설의 '왕관의 수줍음 정원'은 숲의 의자와 나무들이 서로를 침범하지 않으며 만들어낸 '틈'을 통해 평온함이 다가왔다.

인근 고층 빌딩 숲 사이 '하늘펀 정원'에서는 넓게 펼쳐진 캐노피 아래 그늘과 의자가 마련돼 따스한 햇살을 피하기 좋았다.

아이들을 위한 맞춤형 정원도 마련됐다. '포켓몬 정원'에서는 나무 사이사이 포켓몬들이 숨어있었다.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까지 어린 시절의 향수를 느끼기 충분했다. 돌아보는 내내 카메라를 내려놓지 못했다.

아이돌 팬이라면 '제이홉 정원'과 '윈터 정원'을 지나칠 수 없다. 포토존까지 마련해 팬들을 배려했다.

서울시는 행사 기간 총 4600석 이상의 휴게시설을 마련해 앉을 공간을 대폭 확대했으며, 하루 최대 251명의 인력을 배치해 안전관리와 교통·인파 대응체계를 구축한다.

2026 서울국제정원박람회 개막을 하루 앞둔 30일 오전 서울 성동구 서울숲에 조형물이 전시돼 있다. 서울국제정원박람회는 다음달 1일부터 10월 27일까지 열린다.2026.4.30 ⓒ 뉴스1 김민지 기자
정원의 확장…도심에서 느끼는 여유

올해 박람회는 더 이상 '특정 공원에서 열리는 행사'에 머물지 않는다. 서울숲 내부 131개 정원은 물론 한강과 도심 골목 곳곳에 36개 정원을 추가해 시민들이 특정 장소가 아닌 이동 과정 자체에서 박람회를 느끼도록 조성했다.

박람회를 서울숲에 한정되지 않고 한강둔치까지 확대하고, 성수동을 거쳐 광진구까지 이어지는 약 10km 구간을 선형정원으로 연결해 지역 전체가 하나의 정원으로 확장하는 서울시만의 '정원도시' 모델을 구현했다.

행사장인 서울숲에서 시작된 정원은 성수동 골목으로 스며들고, 한강과 중랑천·양재천으로 이어진다. 또 다른 축인 매헌시민의숲은 참여와 치유의 정원을 중심으로 확장된다.

시민들이 공원을 찾기 위해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도시를 걷는 과정 자체에서 정원을 경험하도록 만드는 전략이다.

김영민 서울국제정원박람회 "총감독은 올해는 규모, 비용, 작품수 모두 역대 최다"라며 "성수 일대 공원도 연결, 도시로 나간 박람회로 업그레이드했다"고 설명했다.

서울 여의도 선착장에 정박하는 한강버스의 모습. 2026.4.21 ⓒ 뉴스1 최지환 기자
여의도에서 서울숲으로…20일부터 한강버스 운행

오는 20일부터는 한강버스 임시 선착장도 운영한다. 여의도선착장과 서울숲 선착장(임시)을 잇는 '서울국제정원박람회' 특별직항 노선을 신설 예정이다.

이에 서울 여의도에서 한강버스를 타고 서울숲에서 내려 정원박람회를 즐길 수 있다.

서울숲 임시 선착장은 기존에 서울시 관용 선박만 이용하던 시설을 시민에게 개방하는 것으로, 접근성을 크게 개선하는 조치다. 시는 선착장과 서울숲을 연결하는 정원 조성, 성수구름다리 등 주변 시설 개선과 보행로 정비도 병행해 이용 편의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2026 서울국제정원박람회 개막을 하루 앞둔 30일 오전 서울 성동구 서울숲에서 프레스 투어가 진행되고 있다. 서울국제정원박람회는 다음달 1일부터 10월 27일까지 열린다.2026.4.30 ⓒ 뉴스1 김민지 기자
오케스트라부터 재즈페스티벌까지…정원의 즐거움

울시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보는 정원'을 넘어 '즐기는 정원'으로 확장했다.

우선 5월 1일 오후 4시 주행사장인 서울숲 야외무대에서 세종문화회관의 오케스트라 공연으로 개막식이 열린다. 서울문화재단 서울스테이지 공연팀의 애니메이션을 주제로 한 클래식 앙상블 공연을 준비했다.

이후 서울숲 야외무대에서는 개막주간인 5월 1일부터 10일까지 서울숲재즈페스티벌 프리뷰공연으로 진행하는 청춘영보이스(2일), 퓨전국악공연(3·4·5일), 서울스테이지 기획공연(6·7일), 서울패션로드(8일), 세계도시문화축제 해외 공연(9·10일) 등이 주말, 공휴일마다 이어질 예정이다.

대표적인 정원 프로그램인 '정원 도슨트 투어'를 코스별로 마련했다. 또 작가에게 직접 해설을 듣는 프로그램, 교통약자를 등을 위한 동행 프로그램 등을 한국어와 영어 해설로 진행한다.

오롯이 혼자 관람하고 싶거나, 원할 때에 정원설명을 듣고 싶다면 '스마트 가이드투어'를 이용하면 된다. 167개 정원마다 설치된 QR을 통해 9개 언어로 자세한 정원해설을 들을 수 있다.

외국인 관람객을 위해 9개 언어도 지원한다. 웹기반으로 사용자의 스마트폰 언어를 자동으로 인식해 글로벌 관람객을 위한 다양한 언어를 마련했다. 한국어·영어·중국어·일본어·스페인어(5개 언어)는 음성과 텍스트가 동시에 지원되고, 베트남어·태국어·말레이어·인니어(4개 국어)는 텍스트로 지원한다. 정원마다 설치된 안내판의 QR코드를 인식하면 자동으로 연결돼 누구나 편히 이용할 수 있다.

아울러 증강현실(AR) 기반 모바일 보물찾기 '가든헌터스'를 5월 6일부터 서울숲~성수동 일대에서 운영한다. 퀘스트형 미션을 해결하며 정원 곳곳을 탐험하는 방식으로, 5월 6일부터 1주일간 선착순 1000명씩 무료 참여이벤트 혜택을 제공하며 이후에는 유료화할 예정이다.

이외에 소상공인 연계 푸드트럭 30대를 운영하며, 9개 지자체가 참여하는 '서로장터'와 장애인 생산품을 판매하는 '행복장터'도 예정돼 있다. 현장에서는 '서울마이소울샵'를 운영한다.

김성보 서울시장 권한대행은 "서울시는 이번 박람회를 통해 서울숲과 성수 일대를 정원 도시로 브랜드화할 것"이라며 "시민과 관광객 모두 일상 속에서 정원을 즐기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ke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