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예타 탈락' 서울형 공공병원, 의료·복지 결합해 재도전
동남권 병원 밀집에 탈락…병원 단일 용도서 복합시설 변경 추진
市, 서초구 원지동 부지 5년 무상사용 승인…9홀 파크골프장 조성
- 한지명 기자
(서울=뉴스1) 한지명 기자 = 예비타당성조사 탈락으로 추진이 중단됐던 '서울형 공공병원' 사업이 구조를 바꿔 재추진된다. 대형 종합병원 대신 의료와 복지를 결합한 형태로 사업 모델을 수정해 타당성 확보에 나섰다.
24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서초구 원지동 일대에 추진 중인 서울형 공공병원 사업을 구조를 바꿔 다시 추진한다. 기존 대형 병원 건립 계획이 정부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사업이 중단되자, 의료와 복지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방향을 전환한 것이다.
서울시는 현재 '서울형 공공병원 도시계획시설(종합의료·사회복지) 중복결정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그동안 해당 부지는 '종합의료시설'로만 지정돼 병원만 건립할 수 있었지만, 복지시설을 함께 도입할 수 있도록 도시계획을 변경하는 절차다.
용역은 약 1년간 진행된다. 결과를 바탕으로 병원 규모와 기능을 다시 설계한 뒤 예비타당성조사를 재신청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재활·회복기 중심 의료 기능과 노인복지시설 등을 결합한 '의료·복지 복합시설' 형태로 사업 구조를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서울시는 2022년 공공의료 확충 대책으로 원지동 공공병원 건립 계획을 처음 내놨다. 코로나19를 겪으며 공공의료 인프라 부족 문제가 드러나자 감염병 대응과 취약계층 진료를 동시에 맡을 공공의료 거점을 만들겠다는 구상이었다. 당시에는 연면적 약 9만㎡ 규모에 600병상을 갖춘 대형 공공병원을 2026년까지 건립하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총사업비 약 4000억원 가운데 절반 수준인 국비 약 2000억원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사업은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정부는 강남·서초·송파·강동 등 동남권에 대형 병원이 밀집해 있다는 점을 이유로 추가 병원 설립 필요성이 낮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일대에는 서울성모병원(반포동), 삼성서울병원(일원동), 서울아산병원(풍납동), 강남세브란스병원(도곡동), 강동경희대병원(상일동) 등 주요 상급종합병원이 집중됐다.
예타 탈락 이후 사업은 사실상 중단됐다. 국비 지원이 불가능해지면서 서울시 단독 재정으로 추진하기에는 부담이 컸기 때문이다. 이에 서울시는 병원 규모를 줄이고 복지 기능을 결합하는 방향으로 사업 구조를 재검토했다. 당초 600병상 규모로 계획됐던 병원 역시 축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대형 병원 형태로는 예타 통과가 어려워 규모를 줄이고 복지 기능을 결합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며 "용역 결과에 맞춰 다시 예타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사업 추진 여부는 여전히 예비타당성조사 통과에 달려 있다. 예타를 통과해야 국비 지원이 가능하기 때문에, 미통과 시 사업 추진이 다시 어려워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한편 사업 지연으로 장기간 활용되지 못한 부지에 대해서는 임시 활용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서초구에 따르면 해당 부지는 2025년 11월 3일 서울시로부터 공유재산 무상사용 허가를 받아 올해 3월부터 2031년 2월까지 5년간 사용할 예정이다.
부지에는 면적 1만 4307㎡ 규모의 9홀 파크골프장이 조성된다. 2027년 6월 준공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서초구 측은 "고령화에 따른 파크골프 수요 증가와 그동안 제기된 민원을 반영해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해당 활용이 한시적 조치라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공공병원 건립 계획은 유지되고 있으며, 착공이 이뤄지면 부지는 원상 복구해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hj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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