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직매립 금지 첫날, 서울 자치구들 '민간 병행 체계' 가동

25개구 대부분 민간 계약…처리비용 38% 비싸
"다른 지역으로 넘기기…근본 해결책 안돼"

환경운동연합 회원들이 지난달 15일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수도권 생활폐기물 처리의 환경 부정의 문제 규탄 기자회견에서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25.12.15/뉴스1 ⓒ News1 이호윤 기자

(서울=뉴스1) 구진욱 기자 =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가 1일부터 시행되면서 서울 자치구들이 공공 소각시설을 중심으로 하되 민간 소각·재활용 업체를 병행 활용하는 처리 체계를 가동했다. 다수 자치구는 시행 이전부터 민간 계약을 체결하거나 계약 절차를 마무리해 단기적인 쓰레기 처리 공백 가능성은 낮다는 판단이다.

1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25개 자치구 중 21곳은 민간 소각·재활용 업체와 계약을 체결한 상태이거나 진행 중이다. 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자치구들도 공공 자원회수시설을 기본으로 운영하되, 시설 정비나 물량 초과 등 유사 상황에 대비해 민간 처리 전환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응 방안을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영등포·양천·강서구는 양천자원회수시설을 공동 이용하면서 일부 물량은 이미 민간 소각장으로 분산 처리 중이다. 영등포구는 연간 약 4만3000 톤의 생활폐기물 가운데 공공 소각시설 처리 물량을 제외한 8000 톤가량을 민간 업체에 위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영등포구 관계자는 "공공 소각시설에서 받아주는 물량이 줄어들면서 민간 처리 비중을 늘릴 수밖에 없었다"며 "사전 대비 차원에서 정상적으로 계약을 마쳤다"고 설명했다.

자치구별 대응 방식과 계약 시점에는 차이가 있다. 강남구는 지난달 17일 민간 소각업체와 계약을 체결하며 직매립 금지 시행에 대비했고, 송파구는 화성·양주 지역 민간 소각업체 2곳과 계약을 맺어 2027년까지 처리 물량을 확보했다. 성동구도 2026년부터 2028년까지 3년간 공동수급 형태로 민간 소각업체와 계약을 추진했다.

마포구는 직매립 금지 시행을 앞두고 폐기물 처리 공백을 막기 위한 대응 체계를 사전에 구축했다. 마포구는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 대응 TF'를 구성해 종합 처리계획을 가동하고, 평소에는 마포자원회수시설을 통해 생활폐기물을 전량 소각 처리하되 연간 약 50일가량 발생하는 소각장 정비 기간에는 자치구 간 교차반입과 민간 위탁을 병행하는 '3중 대응 체계'를 마련했다.

도봉·노원·구로구·서대문구 등 일부 자치구는 아직 민간 위탁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 도봉구와 노원구는 공공 소각시설 중심 체계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란 입장을 보이는 반면, 구로구는 공공 소각시설 확충과 제도 시행 유예 조건 등을 다각도로 검토하면서 민간 위탁계약 체결 시점을 조정하고 있다. 직매립 금지 시행 초기의 처리 여력과 비용 부담 문제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과정이라는 설명이다.

직매립 금지는 2021년 개정된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수도권에서 발생하는 생활폐기물을 원칙적으로 소각·재활용으로 처리하도록 한 조치다. 해당 정책은 2015년 6월 당시 환경부와 서울시·인천시·경기도가 생활폐기물을 그대로 매립하지 않고 소각 후 남은 재만 매립하도록 합의하면서 도입됐다. 이후 여러 차례 유예를 거쳐 이날부터 전면 시행됐다.

2024년 기준 서울시가 수도권 매립지에 반입한 생활폐기물은 약 21만 톤으로 전체 발생량 110만 톤의 19%를 차지한다.

비용 부담은 직매립 금지 이후 가장 큰 과제로 꼽힌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공공 소각시설 처리 비용은 톤당 평균 13만1000원이지만, 민간 소각장은 평균 18만1000원으로 약 38% 비싸다. 은평구는 관련 예산을 올해 48억9200만 원에서 내년 67억1000만 원으로 37% 늘렸고, 인천 서구도 민간 소각장 이용으로 연간 처리 비용이 약 90억 원에서 120억 원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선 자치구들은 '즉각적인 대란 상황은 아니다'라고 평가하면서도, 민간 처리 단가 상승과 민간 의존 구조의 장기화는 부담 요인으로 보고 있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처리는 가능하지만 비용은 분명히 늘어나는 구조"라며 "중장기적으로는 소각·재활용 인프라 확충과 생활폐기물 발생량 감축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시민사회에서도 직매립 금지 시행 이후 민간 처리 확대가 이어지는 현 처리 구조에 대해 구조적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박정음 서울환경운동연합 자원순환팀장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서울에는 민간 소각시설이 없기 때문에, 그동안 매립되던 쓰레기가 직매립 중단 이후 충북 등 다른 지역의 민간 처리시설로 넘어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민간 시설을 이용하는 방식은 비용 부담과 폐기물 관리의 안정성 측면에서 한계가 있고,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와 정부도 직매립 금지 시행을 앞두고 사전 점검에 나섰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기후에너지환경부와 서울시는 직매립 금지 시행을 앞두고 자치구 대응 상황과 폐기물 처리 여력을 점검하는 사전 점검을 진행했다. 해당 점검에서는 자치구별 민간 계약 현황과 처리 구조, 비용 부담 문제 등이 공유된 것으로 전해졌다.

kjwowe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