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전남에 쏟아진 '물폭탄'…3000여 명 대피, 피해 집계 계속
무안 1시간 142㎜ '물폭탄'…도로·주차장 등 500여 곳 통제
이재민 3000명 넘어…정부, 전국에 임시주거지 50여 곳 운영 중
- 구진욱 기자
(서울=뉴스1) 구진욱 기자 = 경남과 전남을 중심으로 쏟아진 기록적인 폭우로 전국에서 3000명이 넘는 이재민이 발생했다. 일시 대피자 가운데 상당수는 아직 귀가하지 못한 상황이다.
4일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이번 호우로 인한 인명피해는 공식적으로 집계되지 않았지만 전남 무안에서 1명이 숨진 사건이 있어 자연재해 연관 여부를 조사 중이다. 중대본은 기상 요인과 직접 관련된 피해만 인명피해로 분류한다.
집계된 시설 피해는 공공시설 68건, 사유시설 87건 등 총 155건에 달한다. 도로 침수와 수목 전도, 건물 침수, 단수, 가축 폐사 등이 포함됐다.
전국적으로는 9개 시·도, 33개 시·군·구에서 2152세대 3033명이 일시 대피했고, 이 중 1447세대 1954명은 아직 귀가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이재민을 위해 전국의 마을회관, 경로당, 공공시설 등 임시주거지 51개소를 활용해 1408세대 1901명에게 숙소를 제공하고 있다.
지역별 대피 인원은 △부산 22세대 31명 △대구 36세대 68명 △광주 32세대 41명 △울산 1세대 1명 △충남 80세대 118명 △전남 124세대 158명 △경북 14세대 18명 △경남 1838세대 2590명 △전북 5세대 5명 등이다.
전날 저녁 침수로 통제됐던 호남선 익산~광주송정 구간은 2시간 반 만에 운행이 재개됐으며, 여객선 4척이 운항 중단 중이다. 국립공원 7곳의 탐방로 166개 구간과 둔치주차장 56곳, 하상도로 35곳 등도 통제 상태다.
중대본은 호우경보가 발효된 3일 오후 6시부터 1단계를 가동했고, 같은 날 오후 11시 30분에는 위기경보 수준을 '경계'로 상향하며 2단계로 격상했다. 중대본은 하천변, 계곡, 야영장 등 취약지역에 대한 철저한 통제와 주민 대피 조치를 주문했다.
총 누적 강수량은 이날 5시 기준, 전남 무안에는 289.6㎜, 전남 함평 277.5㎜, 경남 합천 214.7㎜, 전북 남원 213.7㎜, 광주 209.3㎜ 등 물폭탄 수준의 강수가 기록됐다. 특히 전남 무안은 3일 오후 8시 10분부터 1시간 동안 142.1㎜의 집중호우가 쏟아졌다. 4일 하루 동안만 경북 고령에 146.5㎜, 경남 창녕 143.0㎜, 대구 116.0㎜의 비가 내렸다.
산사태 예보도 전국에 내려졌다. 경북에는 경보가, 대구·광주·전남·경남 등 12곳에는 산사태주의보가 발효됐다.
행안부는 전국 재난상황실을 가동하고 3일부터 7일까지 집중호우 대응 비상근무 체제에 돌입했다. 전국 지자체 공무원 약 1만3000여 명이 비상근무 중이며, 소방청은 615건의 구조 활동을 벌여 44명을 구조하고 577건의 안전조치를 취했다.
정부는 앞으로 기상상황을 지속 모니터링하며, 일시 대피자의 귀가 지원과 피해 복구를 위한 응급구호를 신속히 이어갈 계획이다.
kjwowe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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