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약자동행지수' 130.6 기록…1년 새 17.7% 증가

2년 연속 상승세…의료·고립청년 지원 성과
올해 예산 14조7655억, 전체 예산의 30.7% 배정

오세훈 서울시장이 25일 서울 중구 서울특별시청에서 열린 '약자동행 매력서울 창의발표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6.25/뉴스1

(서울=뉴스1) 구진욱 기자 = 서울시는 '약자와의 동행' 철학을 본격화한 지 2년이 지난 4일 시정 전반의 정책 성과를 수치로 평가하는 '약자동행지수'가 2024년 기준 130.6을 기록하며 2년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의료·정신건강과 고립 청년 지원 분야에서 실질적 개선이 두드러졌고, 복지 사각지대 발굴과 돌봄 공공성도 확장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공동체 신뢰를 반영하는 사회통합 영역은 유일하게 기준치(100)를 밑돌아 과제로 남았다.

서울시는 이날 오전 서울시청 청사에서 '2024 약자동행지수 평가결과' 기자 설명회를 갖고 지난해 약자동행지수가 130.6으로, 첫 평가가 이뤄졌던 2023년 111.0보다 17.7%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 지수는 △생계·돌봄 △주거 △의료·건강 △교육·문화 △안전 △사회통합 등 6개 영역 50개 세부지표를 기반으로, 서울연구원 분석과 시민·전문가 100인 평가단의 검증을 거쳐 산출된다.

해당 지수는 서울시가 약자와의 동행을 선언한 2022년을 기준값(100)으로 놓고 산출해 수치가 100보다 높으면 정책 효과가 개선됐음을, 100보다 낮으면 부진했음을 의미한다.

의료·정신건강·고립청년 지원, 가장 뚜렷한 성과

6대 영역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인 분야는 의료·건강이다. 지수는 지난해(2023년 기준) 120.1에서 156.5로 상승했다. 고령화, 정신건강, 치매 등 복합적 건강 위험에 대한 선제 대응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구체적으로 '치매환자 사례관리율'은 19.30%에서 20.65%로 증가했고, '청소년·청년 마음건강 지원 대상'은 1만7331명에서 2만 2721명으로 30% 이상 확대됐다. 정신건강 고위험군 등록관리율도 12.85%에서 14.72%로 개선됐다.

서울시는 마음안심버스, 서울아이발달지원센터 등을 통한 생애주기별 맞춤형 지원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안전 영역도 124.9에서 148.9로 상승했다. 특히 고립·은둔 청년 발굴·지원이 557명에서 891명으로 60% 가까이 늘었다. 전국 최초 전담기관인 '서울청년기지개센터'가 지난해 문을 열며 체계적인 복귀 지원 체계가 본격화된 영향이다.

장애인 대중교통 이용 규모도 2615만명에서 3346만명으로 약 28% 증가했다. 버스요금 지원과 '서울동행맵' 등 교통정보 접근성 강화 정책이 영향을 미쳤다. 다만 교통약자의 이용 만족도는 소폭 하락해 정책-체감 간 격차 해소 과제가 남았다.

돌봄·교육 기회 확장…복지 사각 해소 기반 마련

생계·돌봄 영역 지수는 127.8로 상승했다. 특히 가족돌봄청년 복지 연계는 122명에서 431명으로 3배 이상 증가했으며, 심리 안정 및 돌봄 부담 완화에 대한 만족도도 높았다.

위기 소상공인 발굴·지원은 1021건에서 1346건으로 30% 증가했고, 참여자의 매출 증가율은 56.7%, 정책 만족도는 90.7점을 기록했다. 영유아 틈새돌봄 제공률, 재가돌봄 확대, 장애인 활동지원 확대도 지표 개선에 기여했다.

교육·문화 영역은 전년 98.4에서 111.3으로 반등하며 100선을 처음 돌파했다.

'서울런'을 통한 아동 학습역량은 80점에서 82점으로 상승했으며, 사교육비 월평균 34만7000원이 감소했다. 또한 사회적 약자의 문화활동 참여율은 38.2%에서 43.2%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 배움터와 동행플라자 등을 통한 교육 사각지대 해소와 고령자·장애인의 디지털 활용 역량 향상도 성과로 이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사회통합 지수 유일하게 하락…올해 약자 예산 8% 늘려

주거 영역 지수는 125.1에서 120.3으로 소폭 하락했다. 주거취약계층 주거상향 지원은 4969호에서 5468호로 확대됐으나, 침수피해 개선 등 한시 예산 종료로 주거환경 개선 규모는 전년 대비 20% 감소했다.

반면 사회통합 영역은 97.9에서 95.6으로 하락, 6개 영역 중 유일하게 기준치에 미치지 못했다.

다문화 구성원의 사회소속감, 자원봉사 참여율, 기부 경험률 등이 하락했으며,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공동체 기반 약화와 사회적 신뢰 저하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동행 인식 수준(5.37점→5.52점), 정보 취약계층 공공기관 접근성(91.28점→97.81점)은 개선됐다.

서울시는 올해도 약자 정책을 강화하기 위해 14조7655억 원을 약자동행사업에 편성했다. 이는 전년보다 1조883억 원(8.0%) 늘어난 규모이며, 전체 예산 대비 30.7%에 해당한다. 시는 앞으로도 지수를 매년 정기 업데이트하고, 변화하는 사회환경과 행정 수요에 민첩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정상훈 서울시 기획조정실장은 "서울시정이 누구를 바라보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정밀한 나침반이 바로 약자동행지수"라며 "앞으로도 정책 체감도를 높이고,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까지 꼼꼼히 살피는 시정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2024 약자동행지수 평가 결과(서울시 제공)

kjwowe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