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역 39.3도, 성수역 39도…'찜통' 서울 지하철 역사

김지향 서울시 의원 "폭염은 재난…재난관리기금 투입해야"

(자료사진) 2025.6.27/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구진욱 기자 = 최근 역대급 폭염에 서울 지하철 주요 역사 내 온도가 외부 기온과 비슷하거나 더 높은 수준까지 치솟는 등 시민들이 출퇴근길마다 '찜통역'을 견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김지향 서울시의원(국민의힘, 영등포4)이 서울교통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달 22일부터 24일까지 사흘간 서울지하철 17개 주요 역사에서 오전 8시, 오후 3시, 오후 6시 세 차례 온도를 표본 측정한 결과 상당수 역사의 온도가 기준온도인 29도를 상회했다.

특히 3호선 옥수역은 24일 오후 3시 39.3도, 오후 6시 38.1도를 기록해 하루 내내 최고 폭염 수준의 열기를 보였다. 2호선 성수역 역시 같은 날 오후 3시 39도, 오후 6시 38.3도를 기록하는 등 '찜통 수준'의 온도를 보였다. 4호선 창동역도 오후 3시에 34.1도까지 치솟았다.

김 의원은 "옥수역, 성수역, 창동역 등 지상역사는 냉방설비가 없는 상태에서 직사광선과 외기 영향으로 실질적인 체감온도는 측정치보다 더 높았을 것"이라며 "시민들이 하루 종일 극심한 더위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지하역사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2호선 아현역은 3일 내내 오전 8시부터 30도를 넘겼고, 4호선 한성대입구역은 24일 오후 6시 31.6도를 기록했다. 냉방이 설치된 서울역조차도 최고 30.5도를 넘겼다.

23일 하루 기준 온도 상위 20개 역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지상역인 옥수역(38.1도), 성수역(37.1도), 창동역(33.5도)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지하역사 중에선 건대입구역(31.6도), 암사역(31.5도), 아현역(31.2도) 등도 31도를 넘는 등 온열 위험 수준에 근접했다.

김 의원은 "이번 조사는 일부 표본조사에 불과하지만, 시민들이 실제로 체감하는 열환경이 얼마나 열악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며 "폭염은 더 이상 일상적인 더위가 아니라 명백한 재난인 만큼 서울시는 재난관리기금과 예비비를 즉각 투입해 긴급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교통공사는 현재 지상역사 25개 역사(47개소) 중 9역 14개소에 한해 냉방설비를 갖춘 '동행쉼터'를 운영 중이며, 나머지 16개 역사에 대해서는 7월 29일부터 냉방보조기기 60대를 임차해 순차적으로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일시적인 냉풍기 임차 수준으로는 구조적인 해결이 어렵다"며 "향후 지상역사 구조 개선과 냉방 설비 확충을 포함한 중장기 대책이 병행돼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kjwowe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