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필형 동대문구청장 "약자 배려·공정성 지키면 재선 문제 없다"

[민선8기 3년]'주민 숙원해결사'…남은 1년 교육·복지 전념
"청량리 교통 허브, 다음 임기에 해결…일로 인정 받겠다"

이필형 동대문구청장(66)이 지난 7일 서울 동대문구청장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서울=뉴스1) 구진욱 기자

"행정은 불편부당(不偏不黨)해야 합니다. 사회적 약자 배려와 공정성, 이 두 가지만 지키면 선거는 걱정 없습니다"

전통적으로 진보 정당 지지세가 강한 지역. 이필형 동대문구청장(66)은 '정치색'에 대한 질문에 단호히 답했다. 그는 "결국 주민 욕구를 얼마나 빨리 풀어주느냐의 싸움"이라며 "지금처럼 하면 재선도 충분하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지난 7일 서울 동대문구청장실에서 만난 이 구청장은 이날도 보라색 '현장복' 차림이었다. 파란색도, 빨간색도 아닌 보라색을 고집하는 이유에 대해 그는 "퍼플은 화합의 색"이라며 "행정은 편이 없어야 하니까요"라고 말했다.

'숙원해결사' 별명…"구민 삶 끌어올리는 사다리 완성할 것"

이 구청장은 민선 8기 3년을 "일만 한 시간"이라고 돌아봤다. 주민들은 그를 '숙원 해결사'라 부른다. 그는 자신의 대표 성과로 △전농동 학교부지 활용 △제기동~청량리 구간 불법 노점 정비 △연탄공장 이전을 꼽았다.

시유지·구유지 맞교환으로 20억 원 손해를 감수하고, 연면적 2만5000㎡ 규모의 서울시립도서관 유치를 확정 지었다. 이 구청장은 "2025년 12월 착공입니다. 주민들께 20억의 손해 대신 3000억 원짜리 '가치'를 돌려드린 셈"이라고 설명했다.

또 전국 최초로 '거리가게 실명제'를 도입해 제기동~청량리 구간 불법 노점 572곳 중 241곳을 정비했고, 서울 마지막 연탄공장은 매입 후 복합문화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남은 임기 1년, 이 구청장의 목표는 자신의 핵심 공약인 '4N CITY(△NICE △NOW △NEW △NEXT)' 완성이다. 그는 "구민 삶을 한 단계씩 끌어올리는 사다리를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는 특히 'NEW CITY'에 방점을 두고 있다. '아이 키우기 좋은 교육도시','삶이 풍요로운 문화도시','약자와 함께하는 동행도시'구현이 핵심이다.

대표적 사례로 서울 자치구 중 최대 규모인 155억 원의 교육경비보조금을 확보했고, 전날(24일) 신설동에 '동대문교육지원센터'를 개소했다. 지난해 12월 개관한 '아가사랑센터'를 중심으로 임신·출산·육아 통합지원 체계도 구축했고, 시간제 보육 어린이집도 8곳으로 확대했다.

그는 "구청장이 되고 나니 하루에 저녁 약속만 두세 번입니다. 외부 인맥은 줄었지만, 동대문 사람들은 매일 구청장을 찾습니다"라며 멋쩍게 말했다.

지난 7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청장실에서 이필형 동대문구청장(66)이 뉴스1과 인터뷰하는 모습
"청량리 교통 허브 반드시 해결…제대로 된 도시 정체성 찾을 것 "

'청량리 교통 허브 구축'은 이 구청장이 임기 내 이루지 못한 가장 아쉬운 과제로 꼽는다. 그는 "당장 주민 체감은 어렵지만 시간이 필요한 과제"라며 "다음 임기에서 반드시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이 구청장은 "2030년이면 청량리역은 GTX-B·C, 면목선을 포함해 12개 철도노선이 집결하는 수도권 최대 환승 거점이 된다"며 "이에 맞춰 '청량개벽' 복합개발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원선 지하화가 확정되면 철로 상부에 상업·문화·교통 기능이 집약된 복합타운을 조성할 계획"이라며 "지하화 일정이 지연될 경우를 대비해 단계별 대안도 마련해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청량리역 일대는 이미 국토교통부의 '공간혁신구역 선도사업' 후보지로 선정돼 있다.

이 구청장의 좌우명은 '경사이신'(敬事而信·일에 집중하면 신뢰가 생긴다)이다.

재선 도전에 대한 두려움이 없느냐는 질문에 그는 "주민들이 '살기 좋아졌다'고만 해주면 선거 결과에 미련 없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탁상 위에 놓인 '말이 세상을 바꾼다(가제)'라는 제목의 원고를 가리켰다. 등산이 취미인 그는 '네팔의 시간은 서두르지 않는다'와 같은 기행서적부터 '동대문을 걷다' 등 이미 수 차례 책을 낸 경험이 있다.

이 구청장은 "다음 달 출간될 7번째 책"이라며 "스스로를 일깨운 말들을 모아 엮어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중 자신을 일깨운 한마디를 꼽으면서 "노바디(No-body)였던 오디세우스가 자기 이름을 되찾듯, 동대문도 제대로 된 도시 정체성을 찾게 하겠다"며 다가오는 지방선거 출마 의지를 분명히 했다.

kjwowe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