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본 2단계 격상…충청·경기 일부 호우경보 "외출자제"
서해안 강타한 비구름…충남·충북 중심 피해 속출
11개 부처 총력 대응…재난경보 전국 확산
- 구진욱 기자
(서울=뉴스1) 구진욱 기자 = 행정안전부가 17일 경기 남부와 충청 지역을 중심으로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이날 오전 4시를 기점으로 중앙재난대책본부(중대본) 2단계로 격상하고 총력 대응에 나섰다.
기상청은 이날 중부지방과 경기 수도권을 중심으로 호우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비구름대가 서해안에 머무르면서 시간당 20~80㎜ 많은 비가 내리고 있으며, 이에 따른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5시 기준 충남 서산에는 총 419.5㎜의 폭우가 내렸다. 이 중 17일 0시부터 5시까지 단 5시간 동안 339.1㎜가 집중되며 지역 곳곳에 피해가 속출했다. 같은 시간 충남 태안(232.0㎜), 당진(196.5㎜), 아산(183.0㎜), 청주(149.0㎜), 평택(116.5㎜), 세종(109.0㎜) 등도 많은 비가 쏟아졌다.
일최대 60분 강수량은 서산이 114.9㎜(오전 2시46분 기준)로 가장 많았고, 서천(98.0㎜), 태안(89.5㎜), 청주(67.4㎜) 등에서도 매우 강한 강수가 기록됐다.
오전 5시 기준 호우경보는 세종과 경기 3개 시·군, 충북 6개 시·군, 충남 14개 시·군에 발효 중이다. 호우주의보는 서울과 인천, 대전 등 수도권과 경기 28개 시·군, 강원 10개 시·군, 충북 4개 시·군, 충남 1개 시·군, 전북 2개 시·군에 내려졌다. 충북 1곳, 전북 8곳, 전남 1곳에는 호우 예비특보가 발효돼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이번 폭우로 인한 잠정 인명피해는 1명이며, 옹벽 붕괴 1건(경기), 도로 토사 유실 2건(충남) 등 공공시설 피해가 확인됐다. 충남 보령·서산·당진·부여·서천 등 5개 시군에서는 총 79세대 116명이 긴급 대피했고, 그중 112명은 아직 귀가하지 못한 상태다. 정부는 이재민을 위해 마을회관, 학교, 공공시설, 민간 숙박시설 등을 활용해 총 66세대 100명에게 임시 주거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이날 오전 5시 기준 전국적으로 1만 3089명이 비상근무에 투입된 가운데, 전국적으로 하천변, 도로, 야외시설 등에 대한 통제가 이뤄지고 있다. 둔치주차장 69곳, 하상도로·세월교 88곳, 지하차도·도로 20곳, 하천변 90구역, 국립공원 탐방로 248개 구간, 야영장 4곳, 등산로 35곳 등이 폐쇄됐다. 여객선 5개 항로 10척, 징검다리 6곳도 통제 중이다.
산사태 예보도 확산되고 있다. 충남 서산, 당진, 태안 등 13개 시군구에는 산사태 경보, 충북 제천·괴산 등 12개 시군구에는 산사태 주의보가 발령됐다.
중대본은 16일 오후 3시 1단계를 가동한 데 이어 기상 악화에 따라 17일 새벽 4시 2단계로 격상했으며, 중앙대책본부장인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은 "서산, 당진, 태안 등 강수 집중 지역에 외출 자제와 위험지역 접근금지를 재난문자 등으로 집중 안내하라"고 긴급 지시했다.
또한 "하천 범람 등 위험 징후가 포착될 경우 지자체, 경찰, 소방과 협력해 선제적 통제 및 주민 대피조치를 즉시 실시하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재난 대응 알림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전날부터 재난방송 8회, CBS 문자 4회, 재난문자 102건, 자동음성안내 138회, 전광판 송출 1343건, SMS 57만여 건을 통해 국민 행동요령을 안내하고 있다.
부처별 대응도 이어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배수장 34곳을 가동하고 저수지 2830개소에 대해 사전 방류를 실시했으며, 24시간 비상상황실도 운영 중이다. 농어촌공사는 저수지와 배수장 현장에 588명을 비상근무 인력으로 투입했다.
해양수산부는 풍수해 비상대책본부 1단계를 운영하며, 어업인을 대상으로 안전문자 3만1252건과 방송 360회를 통해 경각심을 높이고 있다.
환경부는 소속·산하기관을 대상으로 상황점검회의를 실시하고, 홍수정보 159건을 제공했으며, 전국적으로 8건의 홍수특보도 발령했다.
보건복지부는 지역 경로당과 노인 돌봄시설에 대한 점검을 실시하고, 중대본 지시사항을 소관기관에 신속히 전파했다.
고용노동부는 전국 40곳의 산업안전 전광판과 중대재해 사이렌 시스템 등을 통해 국민 행동요령을 알리고, 관련 사업장에는 호우 시 준수사항을 공지했다.
농촌진흥청은 특보 및 예비특보 발효 지역 농가를 대상으로 안전관리 유의사항을 문자로 7만여 건 발송했고, 호우 대비 긴급회의를 통해 농작물과 농업시설 피해 예방 대책을 점검했다.
산림청은 전국 산사태 위기경보 수준을 ‘주의’로 격상하고, 지자체 부단체장과 통화하며 상황관리를 당부했다. 전국 국가숲길 112개 구간 중 36개 구간은 사전 통제에 들어갔다.
경찰청은 중대본 지시에 따라 경찰관서 재난상황실을 운영하고 갑호 및 병호 근무를 발령하는 등 초동대응팀 출동 대기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소방청은 전국 시도 소방본부에 안전대책을 전달하고, 17일 오전 4시 기준으로 총 519건의 현장 활동을 벌였다. 이 가운데 인명구조 1건, 배수 지원 57건, 안전조치 461건이 포함됐다.
기상청은 수시 예보 브리핑과 함께 전국 강수 및 이후 날씨 전망을 언론에 제공하며, 위험 기상에 대한 실시간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kjwowe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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