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턱 낮추고 민생지원금 살린 김중남 강릉시장의 100일…다음 행보 주목
6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타운홀미팅 등 소통행보 눈길
'민생지원금' 통과됐지만…AI데이터센터·ITS 총회·조직개편 현안 산적
- 윤왕근 기자
(강릉=뉴스1) 윤왕근 기자 = 김중남 강원 강릉시장이 취임 100일을 맞아 6일 기자회견을 열고 민선 9기 출범 이후 성과와 향후 시정 운영 방향을 밝힌다.
취임 이후 '소통'과 '변화'를 전면에 내걸어 온 김 시장이 지난 100일을 어떻게 평가하고, 아직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핵심 현안에는 어떤 해법을 제시할지 관심이 쏠린다.
특히 불과 2주 앞으로 다가온 '2026 강릉 ITS 세계총회' 준비 상황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제2차 공공기관 이전, 민생안정지원금 지급, 향후 조직개편 등이 주요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시장 취임 이후 가장 눈에 띈 변화 중 하나는 기존 행정의 형식과 권위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다.
지난 7월 첫 정기인사 임용장 수여식에서는 직원들을 단상 앞으로 불러 세우는 대신 김 시장이 앉아 있는 직원들을 직접 찾아가 임용장을 전달했다. 당시 김 시장은 "소통과 배려는 시민뿐 아니라 내부 공직자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시청 1층에는 시민 소통공간 '들음터'도 마련했다. 매주 화·목요일 시민들을 직접 만나 생활민원을 듣는 공간으로, 개소 첫날부터 주문진 사용 종료 매립장 활용부터 장애인 일자리 문제까지 다양한 목소리가 쏟아졌다.
김 시장은 당시 "시민들이 할 이야기를 제대로 할 수 있는 통로가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취임 직후에는 16일간 21개 읍면동을 돌며 타운홀미팅을 진행했다. 시민 500여 명이 참여해 250여 건의 건의사항을 냈고, 기존 시정설명회와 달리 원형 좌석과 시민 공개모집 방식을 도입했다.
신규 공무원 임용 때는 합격자 125명의 부모에게 감사편지를 보내는 등 내부 조직을 향한 행보도 이어졌다.
정책 측면에서는 취임 첫날 '1호 결재'했던 전 시민 민생안정지원금이 한 차례 진통 끝에 시의회 문턱을 넘었다.
관련 조례는 지난 7월 시의회 본회의에서 찬성 9표, 반대 10표로 부결됐지만, 시가 지급 기준과 절차 등을 보완해 다시 제출하면서 지난달 가결됐다. 시는 전 시민에게 1인당 10만 원을 지급한다는 방침으로 추경에 지원금 207억 원을 편성했다. 실제 지급을 위해서는 지급계획 수립과 심의위원회 심의 등의 절차가 남아 있다.
민선 9기 시정의 밑그림도 구체화되고 있다. 현재 김중남 시정의 공약은 '시민과 함께가는 열린도시' 등 5대 분야 86개 사업으로 정리됐으며, 시는 시민평가단 의견 수렴 등을 거쳐 이달 공약사업을 확정할 예정이다.
반면 취임 100일 동안 뚜렷한 진전을 보여주지 못한 현안도 있다.
김 시장이 당선인 시절부터 미래산업의 핵심으로 내세웠던 강릉 AI 데이터센터가 대표적이다. 김 시장은 인수위원회 출범 당시에도 AI 데이터센터 조성과 미래 첨단산업 육성을 민선 9기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그러나 SK그룹이 강릉에 추진하는 AI 데이터센터는 전력 공급을 위한 변전소 문제가 변수로 떠오르면서 당초 구상대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우상호 강원지사는 지난달 29일 강릉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초 계획보다 축소된 400㎿ 규모로 1단계 사업을 추진하는 방안을 SK 측에 제안했다고 밝혔다. 변전소 건설에 필요한 물리적 시간을 단기간에 줄이기 어려워 공급 가능한 전력 용량에 맞춰 사업을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방안을 다시 논의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는 GS그룹이 동해시 북평산업단지에 추진하는 AI 데이터센터가 관련 행정절차에 속도를 내는 것과 대비된다. 강릉이 민선 9기 핵심 성장동력으로 내세운 AI 데이터센터의 사업 규모와 추진 일정을 어떻게 구체화할지는 김 시장과 우 지사가 함께 풀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여기에 제2차 공공기관 이전도 풀어야 할 현안이다. 강릉은 2005년 제1차 공공기관 이전 당시 원주와 혁신도시 유치 경쟁을 벌였다가 고배를 마신 만큼 이번에는 '영동·영서 균형발전'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김 시장 역시 공공기관 이전의 목표가 분권과 균형발전이라며 강릉 유치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가장 임박한 현안은 19일 개막하는 2026 강릉 ITS 세계총회다.
19~23일 강릉올림픽파크 일원에서 열리는 이번 총회에는 세계 90개국 이상의 정부 관계자와 교통·IT 전문가, 기업 관계자 등이 참가할 예정이다. 조직위원회가 예상하는 참가 규모는 6만 명 이상이다. 한국에서 ITS 세계총회가 열리는 것은 1998년 서울, 2010년 부산에 이어 세 번째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빙상경기장이었던 올림픽파크는 첨단 교통기술의 무대로 변신한다. 지난 8월 문을 연 강릉컨벤션센터에서 개·폐회식과 주요 학술 프로그램이 열리고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은 전시장, 하키센터 주차장 일원은 자율주행 등 미래 교통기술 시연장으로 활용된다.
김 시장에게 이번 총회는 민선 9기 출범 직후 맞는 첫 대형 국제행사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총회 이후에는 민선 9기 시정 운영 방향을 본격적으로 반영할 조직개편도 관심사다.
김 시장은 지난 7월 취임 기자회견에서 ITS 세계총회 이후 조직개편을 검토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총회를 전담해 온 ITS추진과의 기능 재편을 비롯해 민선 9기 정책 우선순위를 반영한 조직 조정이 예상돼 왔다.
다만 강릉시는 당초 예상과 달리 총회 직후 곧바로 조직개편을 단행하지 않고, 내년 1월 정기인사와 맞물려 추진하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총회를 끝으로 사실상 역할을 마치는 ITS추진과를 1월까지 현 체제로 유지할지, 관련 기능을 다른 부서로 넘기는 '원포인트' 개편을 먼저 단행할지도 관심사다.
지난 7월 첫 간부 인사가 조직 안정과 시정 공백 최소화에 무게를 뒀다면 내년 1월 조직개편과 후속 인사에서는 김 시장의 시정 철학과 정책 우선순위가 보다 구체적으로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wgjh654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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