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끼어든 자전거 치어 사망…법원 "과속했다면 운전자 책임"

1심, 교특법 치사 혐의 20대 여성…금고 8개월에 집유 2년
"피해자 과실 인정해도 여성 책임 있어"…검찰·피고인 항소

춘천지법 원주지원. (뉴스1 DB)

(원주=뉴스1) 신관호 기자 = 제한속도를 초과해 운전하다 자신의 차로로 진입한 자전거를 들이받아 운전자를 숨지게 한 20대 여성이 1심에서 금고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피고인 측은 자전거가 갑자기 차로를 변경해 사고를 피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피해자의 과실을 인정하면서도 제한속도를 지키고 전방을 제대로 살폈다면 충돌을 피할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1단독 강신영 부장판사는 지난달 17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치사)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A 씨(29·여)에게 금고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40시간의 준법운전강의 수강도 명령했다.

A 씨는 2024년 9월 28일 오전 9시 25분쯤 강원 원주시의 한 편도 2차로 도로에서 승용차를 몰다 1차로로 진입하던 B 씨의 자전거를 들이받아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A 씨는 제한속도가 시속 50㎞인 도로를 시속 62.8~67.1㎞로 주행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를 당한 B 씨는 한 달 뒤인 같은 해 10월 28일쯤 원주의 한 병원에서 외상성 뇌실내출혈로 숨졌다.

재판 과정에서 A 씨 측은 B 씨가 자전거를 타고 가다 갑자기 방향을 바꿔 1차로로 진입해 사고를 피하기 어려웠다고 주장했다.

또 B 씨가 횡단보도에서 자전거에서 내려 끌고 가지 않았고 직진하던 중 갑자기 A 씨의 진행 차로로 방향을 바꿀 것까지 예상하기는 어려웠다는 취지의 주장도 폈다.

법원은 B 씨에게도 사고 발생에 기여한 과실이 있다고 봤다. 그러나 이 같은 피해자 과실만으로 A 씨의 사고 책임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강 부장판사는 "피고인이 제한속도를 준수하고 전방주시의무를 충실하게 이행했다면 피해자 자전거의 차로 변경을 미리 발견하고 제동해 충돌을 회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비록 피해자가 자전거를 운행하면서 통행방법 등 교통법규를 지키지 않은 것이 사고 발생의 한 원인이 됐다고 해도 전방주시를 소홀히 하고 제한속도를 준수하지 않은 피고인의 과실과 이 사고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다만 형량을 정하는 과정에서는 B 씨의 과실을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했다.

강 부장판사는 "피해자가 사망하는 중대한 결과가 발생해 피고인의 죄책이 무겁고 피해자 유족들이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은 불리한 정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도 자전거 운전자로서 차로 변경이나 횡단보도 통행방법 등을 준수하지 않았고 갑작스럽게 피고인의 진행 차로로 진입해 사고 발생에 상당 부분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인이 초범인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

검찰과 A 씨 측은 모두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사건은 춘천지법에서 다시 판단받게 된다.

skh88120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