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세에 쓴 '고추밭과 연필'…양양 이연옥 씨, 강원 성인문해 시화전 대상

글 몰랐던 설움·늦깎이 한글 배움 담아 도지사상
교실 폐강에도 포기 안 해…자원봉사자 1대1 방문수업 거쳐 결실

이연옥 씨 발표 모습.(양양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9.17/뉴스1

(양양=뉴스1) 윤왕근 기자 = '고추밭과 연필.'

배움의 기회를 놓쳤던 84세 어르신이 늦깎이 한글 공부를 통해 자신의 삶을 글로 풀어내 강원지역 성인문해교육 시화전에서 최고상을 받았다.

17일 양양군에 따르면 영덕리 행복교실에서 한글을 배우고 있는 이연옥 씨(84)는 전날 동해시에서 열린 2026년 강원특별자치도 성인문해교육 한마당 '청춘만개'에서 강원특별자치도지사상인 대상을 수상했다.

수상작은 '고추밭과 연필'이다. 글을 몰랐던 시절 겪었던 설움과 뒤늦게 한글을 배우면서 얻은 삶의 희망을 작품에 담았다.

이 씨가 대상에 이르기까지 배움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그가 한글을 배우기 시작한 영덕리 행복교실은 2024년 처음 문을 열었지만 학습자 인원을 채우지 못해 폐강됐다.

그러나 배움은 멈추지 않았다. 이듬해 자원봉사자 이순희 씨가 매주 한 차례 이 씨의 집을 직접 찾아가 1대1로 한글을 가르치면서 공부를 이어갔다.

올해는 학습자 인원이 충족되면서 영덕리 행복교실이 다시 문을 열었다. 이 씨는 꾸준히 한글 공부를 이어간 끝에 올해 시화전에서 최고상인 대상을 받게 됐다.

교실이 문을 닫은 뒤에도 가정에서 이어진 일대일 배움이 다시 문을 연 행복교실을 거쳐 대상 수상으로 이어진 셈이다.

양양군 관계자는 "어르신께서 포기하지 않고 배움을 이어가 맺은 결실이라 더욱 뜻깊고 자랑스럽다"며 "앞으로도 더 많은 주민이 배움의 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성인문해교육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wgjh654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