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강원이 가진 물·전력·빈 산단, AI시대 최적의 경쟁력"
[뉴스1 초대석] '취임 2개월' 대기업 유치·규제 완화·1만호 공공주택 공급 추진
개각 관련해선 "젊어진 인사·연합정부 정신·전문성 살린 정교한 카드"
(춘천=뉴스1) 이종재 기자 대담 = 장도민 전국취재본부장
"강원도는 가난합니다. 세수원이 부족해 도 재정만으로는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기조차 암담했던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뒤집어 생각하면 청정 물과 전기, 비어 있는 산업단지 등 강원도가 가진 자산은 미래 첨단 산업에 최적의 요충지입니다."
우상호 강원특별자치도지사는 최근 도지사 집무실에서 진행한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취임 두 달을 돌아보며 강원도가 가진 약점을 미래 산업의 경쟁력으로 바꾸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중앙정치 무대에서 오랜 기간 활동하고 대통령실 정무수석까지 지낸 그가 도정을 맡은 뒤 가장 먼저 마주한 것은 팍팍한 지방재정의 현실이었다. 자체 세입만으로는 새로운 사업을 벌이기 어려운 만큼 중앙정부 지원과 기업 유치 없이는 성장판을 열기 어렵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하지만 우 지사는 강원도의 '가난함'을 가능성의 부재로 보지 않았다. 오랜 저개발과 규제로 남아 있던 청정 용수와 풍부한 전력, 넓은 산업용지가 인공지능(AI)과 재생에너지 시대에는 오히려 다른 지역이 갖기 어려운 자산이 될 수 있다고 봤다. AI 데이터센터 등 강원의 조건에 맞는 산업 유치에 무게를 싣는 이유다.
접경지역의 군사시설 보호구역과 민통선 규제도 새로운 기회로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규제 완화와 청정에너지, 생태·안보 관광을 연결해 주민 소득과 지역경제를 키우고, 중앙정치에서 쌓은 경험과 네트워크를 활용해 중앙부처와의 현안도 직접 풀겠다는 것이다.
결국 목표는 '청년이 떠나지 않는 강원'이다. 지역 대학에서 키운 인재가 강원에 들어온 기업에 취업하고 정착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 공공주택 1만 호 공급과 대학·대기업 연계 인재 양성도 추진한다.
최근 개각과 전당대회 이후 여권 상황 등 중앙정치 현안에 대해서도 견해를 밝혔다. 특히 이번 개각은 젊은 인재 발탁과 연합정부 정신, 전문성 강화를 함께 고려한 "정교하게 기획된 성공적 카드"라고 평가했다.
다음은 우 지사와의 일문일답.
-최근 개각 인선에 대해 평가가 엇갈리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보통 청와대 등에 있어 보면 주요 부처 수장은 업무 강도가 극한에 달해 1년에서 1년 6개월 정도 주기로 교체하곤 한다. 이번 개각은 생각보다 폭이 컸지만 크게 세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는 '젊어졌다'는 점이다. 30대 인재와 용혜인·이소영 의원 같은 젊은 여성 정치인들을 발탁하며 대담하게 연령대를 낮췄다. 둘째는 기본소득당, 조국혁신당 등 선거 과정에서 연대했던 정당 인사들을 포용해 '연합정부'의 정신을 살렸다는 점이다. 셋째는 국토부와 기재부 등 핵심 부처 차관을 승진 기용하는 등 전문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 국정 분위기를 전환하고 당정 여권의 결속을 다지기 위해 정교하게 기획된 성공적 카드라 평가한다."
-경제부총리와 국토교통부 장관 교체를 두고 부동산 정책 실패나 지지율 하락 쇄신용이라는 해석도 나오는데.
▶"그건 언론이나 야당의 프레임일 뿐 본질과 다르다. 지지율 하락 원인을 분석해 보면 중도층 이탈이 아니라 여권 전통 지지층 내부의 정치적 균열에서 비롯됐다. 따라서 정무적 보완 차원에서 젊고 유능한 인재들을 발탁한 것이지, 정책 실패 때문에 사람을 바꾼 것이 아니다. 부동산 및 경제 주무 장관들은 지난 1년간 하루도 쉬지 못할 만큼 격무에 시달렸기에 적당한 교체 시점이 된 것이다. 기조와 정책 자체는 흔들림 없이 유지될 것이다."
-전당대회 이후 여권 내 갈등이나 여파가 이어질 것으로 보는지.
▶"민주당 전당대회 후폭풍은 이미 끝났다. 더 이상의 분열이나 여파는 없을 것이다. 전당대회가 치열하게 전개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이제 선거가 끝난 이상 결과에 불복하거나 갈등을 유발하려는 시도는 당내에서 명분을 얻지 못한다."
-중앙정치에 오래 있다가 직접 강원도정을 맡으며 가장 절실하게 느낀 점은.
▶"강원도는 세수가 턱없이 부족하고 가난하다. 신규 재원을 스스로 만들어 오지 않는 한 새로운 투자를 집행하기 어려운 구조다. 취임 직후 결재한 지방채 역시 전임 도정에서 발생한 미결 과제들을 정리하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강원도는 건드리는 곳마다 엄청난 보물이 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졌다. 청정 용수, 풍부한 전력, 오랫동안 비어 있던 산업단지는 글로벌 기업들이 가장 탐내는 자산이다."
-북평산업단지 내 AI 데이터센터 유치 등 대규모 투자 유치 성과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전임 도정이 반도체 공장 유치에 집착했다면, 저는 현실적이고 파급력이 큰 AI 데이터센터 유치로 전략을 전환했다. 10년간 방치됐던 부지에 용도 변경 등 유연한 행정 지원을 더하자 대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화답했다. 일각에서는 데이터센터의 고용 효과가 적다고 지적하지만, 잡초만 무성하던 땅에 2000명의 상주 인력이 들어오는 것은 면(面) 단위 하나가 새롭게 생기는 수준이다. 이뿐만 아니라 공사 기간의 경기 활성화, 지역 대학 출신 인재의 우선 채용, 협력 중소기업 육성 등 연쇄적인 경제 효과가 상당할 것이다."
-군사시설 보호구역 해제 및 민통선 북상 조치에 따른 난개발·투기도 우려되는데, 대응 방안은.
▶"그런 우려는 현장을 잘 모르는 탁상공론이다. 민통선이 북상했더라도 바로 맞은편에 전방 부대가 배치된 접경지역에 무분별하게 수천억 원을 투자할 기업은 없다. 현실적인 대안은 두 가지다. 첫째는 햇빛·풍력 등 청정에너지 발전소를 조성해 발생한 수익을 지역 주민들의 기본소득으로 환원하는 것이고, 둘째는 규제 완화를 통한 생태·안보 관광 자원화다. 실제로 고도 제한이 완화된 속초나 양구 두타연, 화천 산천어축제처럼 규제를 조금만 풀어줘도 지역 경제가 크게 요동친다."
-취임 2개월 만에 중앙부처 협의에서 괄목할 성과를 낸 비결은.
▶"과거 강원도는 중앙부처 장관 면담을 신청해도 2~3주씩 걸리기 일쑤였다. 하지만 지금은 장관들과 실시간으로 직접 소통하며 강원도의 현안을 국정 최우선 순위에 올려놓고 있다. 국방부와의 군사 규제 완화 타결, 농림부 협의를 통한 화천군 농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확정, 해수부의 속초 대포항 거점어항 조성사업(900억 원 규모) 공모 1위 선정 등이 모두 직접 발로 뛰어 얻어낸 결실이다. 강원도청 공직자들도 달라진 위상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임기 4년 동안 꼭 이루겠다고 약속할 핵심 목표는.
▶"핵심 비전은 '청년이 떠나지 않고 다시 돌아오는 청년 강원'을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청정'과 '평화'를 두 축으로 삼고 있다. 진짜 해야 할 일은 주거와 교통 등 정주 여건의 획기적 개선이다. 청년들이 머물 수 있도록 임기 내 공공주택 1만 호를 차질 없이 공급하겠다. 또한 시내버스 배차 간격 단축 등 교통 복지를 공공재 차원에서 대폭 강화할 것이다. 맞춤형 지역 인재 양성과 일자리 선순환도 만들어 내겠다. 강원대, 한림대 등 지역 대학들과 연합해 '공유대학' 체계를 구축하고, GS 등 입주 대기업과 협업해 기업이 원하는 맞춤형 교육과정을 신설하겠다. 강원도에서 태어나 지역 대학을 졸업하고, 강원도 내 대기업에 100% 취업해 정착하는 선순환 구조를 완벽하게 정착시키겠다."
leej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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