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 쏘듯 쾅쾅"…홍천 모곡리 산사태, 새벽 5시부터 돌 굴러내렸다

한덕희 이장 "짐승 소리인 줄…날 밝자 바위 쏟아지며 산사태 시작"
컨테이너·밭 100평 매몰…주민 13명 긴급 대피

4일 오전 7시 49분쯤 강원 홍천군 서면 모곡리의 한 마을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주민 10여 명이 긴급 대피했다.(강원도소방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 뉴스1 이종재 기자

(홍천=뉴스1) 이종재 기자 = 4일 오전 강원 홍천군 서면 모곡리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마을 주민 13명이 긴급 대피한 가운데 사고 전 새벽부터 돌이 굴러떨어지는 등 이상 징후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한덕희 서면 모곡리 이장(52)은 이날 뉴스1과의 전화 통화에서 "새벽 5시쯤부터 돌이 조금씩 굴러떨어지기 시작했다"며 "처음엔 고라니 같은 짐승들이 지나가면서 나는 소리인 줄 알았는데, 날이 밝아오면서 큰 바위가 굴러떨어지며 포를 쏘는 것처럼 '쾅쾅' 소리가 나고 산사태가 시작됐다"고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사고가 난 산자락은 경사가 원체 가파른 곳으로, 토사와 함께 바위가 쏟아져 내리면서 주택 바로 앞 5m 지점까지 밀고 들어왔다.

이 사고로 주택 옆에 붙어있던 컨테이너 1동이 매몰되고, 인근 밭 100평(약 330㎡)가량이 토사에 묻히는 피해가 발생했다.

당국은 인근 6가구 16명을 대피 대상으로 지정했으나, 그중 3명은 서울과 홍천을 오가며 농막에 거주하는 주민들로 사고 당시 현장에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4일 오전 7시 49분쯤 강원 홍천군 서면 모곡리의 한 마을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관계기관이 통제에 나서고 있다.(강원도소방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26.9.4 ⓒ 뉴스1 이종재 기자

이에 따라 마을에 있던 70대 이상 어르신 등 주민 13명 전원이 이장과 관계기관의 안내에 따라 마을회관으로 무사히 대피했다.

이곳 산자락은 6년 전에도 산사태로 토사가 흘러내려 산림 당국이 토사 유출을 막는 축대를 설치했던 곳이다. 하지만 이번엔 낙석 규모가 컸고, 가파른 경사 탓에 방지 시설이 큰 효과를 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덕희 이장은 "6년 전 조금 흘러내렸을 때 산림과에서 더 안 내려오게 축대를 쌓았는데 이번에 효과가 크게 없었다"며 "지금도 조금씩 토사가 계속 흘러내리고 있어서 복구 장비는 투입하지 못하고 소방과 군청이 현장을 통제 중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산림재난안전기술공단은 추가 산사태 위험성 및 지반 상태에 대한 긴급진단을 실시할 예정이며, 홍천군은 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응급복구 진행 여부와 범위를 조속히 결정할 방침이다.

산사태는 이날 4일 오전 7시 49분쯤 발생해 주민 10여 명이 긴급 대피했다. 당시 소방당국에는 "집 앞에서 무너지는 소리가 크게 났다", "산에서 토사가 떨어지는 것 같다", "옆집에 산사태가 났다"는 등의 119 신고가 잇따라 접수됐다.

leej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