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오늘 저녁은 외식!"…화천 기본소득 첫날, 주민도 시장도 웃음꽃
주민 2만 2886명에게 월 15만원…7·8월분 30만 원 지급
발급처에 주민 발길 이어지고 전통시장도 모처럼 활기
- 한귀섭 기자
(화천=뉴스1) 한귀섭 기자 = "선불카드를 받으러 오셨나요?"
28일 오전 10시 30분쯤 강원 화천군 화천읍사무소 한편에 마련된 농어촌 기본소득 선불카드 발급처. 문을 열고 들어서자 직원이 방문 목적부터 물었다.
한 주민이 선불카드를 받으러 왔다고 답하자 직원은 곧바로 번호표를 건넸다. 창구에서는 군청 직원들이 쉴 새 없이 번호를 불렀고, 차례가 된 주민들은 본인 확인 절차를 거쳐 선불카드를 받아 들었다
다른 한쪽에는 거동이 불편한 주민이나 어린이 등을 대신해 카드를 받으려는 주민들을 위한 대리 수령 접수 창구도 마련됐다. 첫 지급일을 맞아 아침부터 주민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수령처는 분주하게 돌아갔다.
이날 오전 10시 30분까지 화천읍사무소 선불카드 수령처를 찾은 주민은 150명에 달했다. 이들에게 발급된 선불카드는 모두 400장이다.
선불카드를 받아 든 주민들의 얼굴에는 기대감이 묻어났다. 화천읍에 사는 원명도 씨(65·여)는 "살다 보니 이렇게 나라에서 돈을 주는 날도 있어 기분이 좋다"며 "오늘 저녁에는 우선 외식부터 하고, 앞으로 반찬을 사거나 병원에 다닐 때 쓸 예정"이라고 말했다.
화천에서 두 자녀를 키우는 김 모 씨(30대)는 가족 4명 몫이 담긴 카드를 받았다. 김 씨는 "아이 2명과 아내 등 가족 몫으로 지난달 소급분까지 모두 120만 원이 들어왔다"며 "가정에 정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감사한 마음으로 지역경제를 위해 잘 쓰겠다"고 밝혔다.
같은 시간 화천전통시장에도 기본소득 선불카드를 사용하려는 주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주민들은 가게에 들어서며 "이 카드도 사용할 수 있느냐"고 물었고, 상인들은 "사용할 수 있다"고 답하며 손님을 맞았다.
시장과 화천읍 일대에는 농어촌 기본소득 첫 지급을 축하하는 현수막도 곳곳에 내걸렸다. 주민들이 장을 보며 결제할 때마다 카드 단말기 소리가 울렸고, 시장은 모처럼 활기를 띠었다.
앞선 이날 오전 화천읍사무소에서는 농어촌 기본소득 첫 지급 기념행사가 열렸다. 행사에는 우상호 강원도지사, 김세훈 화천군수, 조웅희 화천군의장, 주민, 전통시장 상인 등이 참석했다.
우 지사와 김 군수는 지역 어르신 부부와 다자녀 가정 등 주민 대표에게 기본소득 선불카드를 직접 전달했다. 이어 화천전통시장으로 이동해 가맹점에 안내 스티커를 부착하고 기본소득 카드로 물품을 구매했다. 도와 화천군 공직자들도 추석을 앞두고 전통시장 장보기에 동참했다.
군은 이날 주민들에게 7월과 8월분을 합친 1인당 30만 원을 모바일 지역화폐나 선불카드 형태로 지급했다. 앞으로는 매월 마지막 평일에 사전 신청한 주민에게 1인당 15만 원이 지급된다.
사업은 2027년까지 2년 동안 진행되며, 전체 사업 대상은 2만 2886명이다. 총사업비는 626억 5400만 원으로 국비 40%, 도비 30%, 군비 30%가 투입된다.
농어촌 기본소득은 주민의 생활 안정을 돕는 동시에 지역화폐 사용을 통해 전통시장과 소상공인 매출을 늘리고, 농촌지역의 정주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추진됐다. 화천군은 정선군에 이어 도내 두 번째 농어촌 기본소득 지급 대상 지역으로 선정됐다.
김세훈 화천군수는 "농어촌 기본소득이 지금껏 볼 수 없었던 지역경제 부양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내년 말 시범사업 기간이 종료된 이후에도 사업이 지속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han12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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